‘폭염아 고마워’…백(百)캉스 열풍에 백화점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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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백화점’ 新 피서지 부상

폭염 피해 백화점 구름발길, 빅3 매출 두자릿수↑…여름철 비수기 무색

나수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31 00:40:56

▲ 무더운 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 더위를 피하려는 인파가 늘고 있다. 특히 쇼핑부터 영화, 게임, 문화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된 백화점을 찾는 이른바 백캉스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삼성동 스타필드 내 별마당 도서관 ⓒ스카이데일리

최근 체감온도 40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백화점업계가 때 아닌 ‘폭염 특수’를 맞고 있다. 더위를 피해 집 근처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백화점을 찾는 이른바 백캉스(백화점과 바캉스를 합친 신조어) 열풍이 불면서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철에도 매출 신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백(百)캉스족 덕에 백화점·쇼핑몰 등 유통업계 뜻밖의 ‘폭염특수’

백화점 및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 3사는 무더위가 본격화된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매출이 급성장했다.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올라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각각 10.8%, 10.5% 씩 매출이 올랐다.

여름철이 백화점업계 대표적인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성장세는 뜻밖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전인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5일에는 백화점 여름정기 세일이 진행됐음에도 백화점 3사의 매출 성장률은 4% 안팎에 그쳤다. 백화점업계 입장에선 때 아닌 폭염 특수를 맞은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여름 정기 세일이 끝난 직후는 휴가철이 겹치면서 손님들이 잘 찾지 않아 백화점 업계에서 비수기로 불렸던 시즌이었다”며 “올해는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7월 첫째 주보다 2~3주차 실적이 더 좋게 집계됐다”고 말했다.

▲ 백화점 및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 3사는 무더위가 본격화된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매출이 급성장했다.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올라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청량점**(위)**과 롯데백화점 평촌점 내에서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평소 매출신장률이 2~3%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며 “특히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1~4시에 쇼핑객이 몰리면서 이 시간대 쇼핑 금액이 하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더위를 피해 백화점을 방문하는 백캉스족이 늘면서 자연스레 백화점업계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더위를 피하기 위한 피서 목적으로 백화점을 방문했다가 쇼핑하는 소비자들의 수가 적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롯데백화점 평촌점을 방문한 정지영(35·여) 씨는 “더위를 피할 겸 친구와 백화점에 왔는데 아이에게 필요한 옷이 는에 띄어 하나 구매했다”며 “특정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을 방문한 건 아니지만 시원하고 쾌적한 공간인 백화점을 들리다보니 자연스레 구매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한 이정자(45·여) 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 시원한 백화점을 자주 찾게되는데 마침 양산 할인행사를 하고 있길래 하나 구매했다”며 “원래 양산을 구매하기 위해 온 건 아니지만 평소 생각하고는 있었다”고 말했다.

쇼핑은 기본 영화부터 게임·독서·식사까지…도심 속 휴가지 각광

백캉스족이 늘고 있는 배경에는 날씨의 영향뿐 아니라 백화점 내에 마련된 다양한 즐길거리가 한 몫하고 있다. 쇼핑부터 영화, 게임, 독서, 식당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백화점 한 곳에서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방문한 경기도 동안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평촌점의 경우 35도가 넘는 폭염 탓에 길거리는 인적이 드물었지만 백화점 내부에는 가족·연인·친구 단위의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백캉스 열풍에 힘입어 백화점업계는 때 아닌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더위를 피해 백화점을 찾는 방문객 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매장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당가와**(위)** 여의도 IFC몰 ⓒ스카이데일리

지하 1층부터 지상 10층까지 총 11개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8층 영화관·오락공간 △7층 문화·여가공간 △지하1층 및 10층 식당가 등이 마련돼 있다. 영화관이 위치한 8층에서 만난 커플 서희진(26·여) 씨와 김학준(27·남) 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보단 백화점 데이트를 선호한다”며 “시원하고 쾌적한데다 백화점 안에 다양한 즐길거리가 모여 있어 종종 찾는다”고 설명했다.

문화센터와 서점 및 카페, 가 있는 7층은 가족 단위 고객이 많았다. 자녀와 함께 백화점을 방문한 임효섭(37·남) 씨는 “최근 폭염이 기승을 부려 주말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한다”며 “서점에서 아이들과 책도 읽고 키즈파크 놀이시설을 이용하면서 피서를 나고 있다”고 말했다.

백캉스족을 자처한 이지산(31·남) 씨는 “야외 피서지나 관광지보다 주말마다 백화점에 와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여유롭게 읽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백화점 내에 유명 프랜차이즈나 맛집이 입점해 있어 한 곳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영화관과 서점 등 즐길거리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객이 많이 찾고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 같다”며 “앞으로 백화점 및 쇼핑몰업계에서 가족 단위 소비자들이 방문해 도심 속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할인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수완 기자 sw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