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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한강행복몽땅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난지·양화 물놀이장과 여의도·뚝섬·광나루·잠원·잠실 수영장 등 총 7곳의 야외수영장을 개방했다. 연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가까운 곳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한강야외수영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높은 인기에 비해 다소 부족한 관리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주목된다.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을 관리하는 데 있어 다소 허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숙한 안전요원 운영, 시설파손, 허술한 수질·위생관리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혔다.
대학생 안전요원 1명이 450명 담당…“안전요원인지 허수아비인지”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본격적인 여름휴가를 맞아 지난 2015년부터 지난 6월까지 국민신문고와 시군구 포털 등에서 수집한 물놀이시설 관련 민원의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전체 민원의 절반 이상인 52.1%가 시설 안전관리 관련 문제였다. 그 중 수상안전요원 미배치 및 의무소홀 등 안전요원 관련사항이 30.9%로 가장 많았다. 부상 유발 우려가 있는 파손시설 보수요구(23.0%), 수질 및 위생관리 문제(18.2%) 등이 뒤를 이었다.
스카이데일리는 수영장 안전·위생 관리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한강야외수영장들을 찾았다. 가장 먼저 찾아간 여의도 한강야외수영장은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여의도 한강야외수영장은 2만㎡의 면적에 최대 36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이곳 수상안전요원은 8명 남짓에 불과해 보였다. 수상안전요원 1명당 시민 450명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자신이 맡고 있는 구역에서 벗어난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도 부족한 안전요원 숫자에 불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박종권(41·남) 씨는 “수영장 곳곳에 배치돼 있어야 할 수상안전요원들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며 “찾으려고 이리저리 둘러봐야 보일 정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적은 인원의 안전요원으로 물놀이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야외수영장은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 1시간마다 10~15분정도 모두 물에서 나와 휴식을 취하는 ‘브레이크타임’을 갖는다. 이 때 한 어린아이가 수영장 난간에서 물속으로 몸을 기울여 물에 빠질 수 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어느 안전요원도 이를 제지하지 않는 아찔한 모습도 시야에 들어왔다.
수상안전요원들의 전문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날 배치된 수상안전요원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일반대학교 체육학과 동아리 소속 대학생들이었다. 물놀이 익사 사고의 경우 초기 대응 여부가 사람의 목숨과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수상안전요원들의 전문성 결여 문제는 심각한 사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영장 바닥 곳곳엔 담배꽁초·쓰레기, 이용 포기할 정도의 더러운 화장실
한강 야외수영장을 이용하는 상당수의 시민들은 △여기저기 버려진 담배꽁초 △화장실 악취 및 오물 △야외서 판매하는 음식 위생상태 등 수영장 위생관리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내비쳤다. 자녀들과 함께 여의도 한강야외수영장을 찾은 장효임(37·여) 씨는 “아이들과 왔는데 땅에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었다”며 “아이들이 혹시 불씨가 남은 담배꽁초를 밟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이렇게 땅에 무수히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는데 사람들이 밟고 난 후 물속에 그대로 들어와 버리면 물이 더럽혀 지는 것 아니냐”며 “일반 도로에서도 흡연구역에서만 담배를 피우도록 감독하고 있는데 정작 위생관리가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 수영장에서 그렇지 못하고 있는 점이 상당히 아쉽다”고 꼬집었다.
야외수영장 내 화장실을 확인해 본 결과, 쓰레기통엔 쓰레기가 넘쳐 여기저기 바닥에 흩어져 있는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악취까지 진동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정도였다. 화장실을 이용하려다 포기했다는 김예희(25·여) 씨는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헛구역질 나올 정도의 악취가 났다”며 “숨을 쉬기에도 힘들 정도라 화장실 가는 것을 그냥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닥에는 쓰레기들도 많이 떨어져 있어 이용하기 너무 찝찝했다”며 “위생 및 청결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장시간 야외에 음식을 쌓아놓고 판매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태균(45·남) 씨는 “아이들이 소시지나 핫도그 등 야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식을 사달라고 하는데 솔직히 아이들에게 못 먹이겠다”며 “위생상 깨끗해 보이지도 않고 날씨가 더워 이미 상해있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강 야외수영장 수질관리 실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태닝오일을 몸에 바르고 태닝을 한 후 그 상태로 수영장에 들어가는 일부 이용객들로 인한 수질오염을 우려하는 지적이 많았다. 수영장 측은 이를 제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뚝섬 한강공원에서 물놀이를 즐기러 온 정경환(28·남)씨는 “한강 수영장 안에 여기저기 태닝을 하는 사람들이 그냥 물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오일이 물 위에 둥둥 떠다녀 찜찜한 마음에 물어 들어가기 싫을 정도다”고 말했다.
정 씨는 “수영장 관리자 측에서 태닝행위 자체를 금지 하던가 태닝 후 꼭 샤워를 하고 물에 들어가도록 감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현수막에 ‘태닝 후 샤워 바람’이라고 쓰여 있지만 실질적으로 감독하지 않는 이상 의미 없는 경고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강야외수영장 관계자는 “수영장 물은 계속해서 순환을 시키고 있다”며 “태닝하시는 분이나 흡연구역 외에 흡연하시는 분들은 방송을 통해 제지하고 감독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로 인해 수질이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를 더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안준호 국민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물놀이장 이용이 많은 휴가시기인 만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련기관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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