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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무더위로 비상이다. 일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돼 연일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전기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예비전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일 강원도 홍천이 41도까지 오르면서 올해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올여름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는 날들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계속되는 폭염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같은 냉방기기 가동이 절실하지만 200kWh 이상 사용 시 부과되는 누진세 폭탄이 두려워 마음 놓고 에어컨도 작동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진 않다. 에어컨부터 각종 생활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가정 내 전기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에어컨 사용 시 선풍기 가동 필수…처음부터 낮은 온도로 틀어야 전기 절약 가능
에어컨은 한 순간에 더위를 씻겨주는 최고의 가전제품이지만 전력 소비량은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선풍기의 20~30배에 달한다. 시원한 만큼 전력 소비량도 많은 셈이다. 잠깐 사용이야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기본요금과 단가가 상승하는 누진세가 문제다.
전력에 따른 누진세는 1단계(200kWh 이하) 93.3원, 2단계 (201~400kWh) 187.9원·3단계(400kWh초과) 280.6원 등으로 각각 적용된다. 온종일 에어컨에 의지했다가는 ‘전기세 폭탄’을 피하기 어렵다. 소위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에어컨이지만 누진세 폭탄을 피하는 방법이 없진 않다.
우선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덥다고 에어컨의 희망온도를 무작정 최저로 낮추기 보단 23~26℃로 유지하는 게 적당하다. 냉방보다 제습으로 설정해놓는 게 전기 절약에 유리하다. 고온다습한 요즘 같은 날씨엔 실내온도를 낮추는 것보다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체감온도를 낮추는데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에어컨을 틀었을 때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전기 절약에 유리하다. 에어컨의 온도를 2~3℃ 높게 설정하고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에어컨 하나만 사용하는 것에 비해 전기를 10~14% 가량 절약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에어컨과 선풍기의 바람 방향을 같은 방향으로 맞추는 것이다.
선풍기 방향을 천장을 향하게 해주면 대류현상에 의해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찬 공기는 아래로 이동해 2배 정도 빠르게 실내공기가 차가워진다. 에어컨은 방 위쪽에 있는 더운 공기를 실내기 내로 흡입해 찬 공기를 방 아래쪽으로 송풍하는 구조로 돼있다. 따라서 에어컨의 방향을 위쪽으로 해주면 찬 공기가 순환하게 돼 빨리 시원해진다.
에어컨을 작동시킬 때는 강풍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흔히들 에어컨을 강하게 틀면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 새각하기 쉽지만 사실 바람의 세기는 전력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에어컨 사용 시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실외기 작동시간’이다. 에어컨은 작동 후 원하는 온도까지 도달하는데 가장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강풍’으로 단시간에 희망온도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해 실외기 작동시간을 줄이면 전기세를 줄일 수 있다.
실외기 청소와 에어컨 필터 청소도 필수다. 실외기는 공기배출구에 먼지가 쌓이거나 물건이 놓인 경우 에어컨의 더운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전력 소비량이 크게 증가한다. 실외기는 1~2회 정도 깨끗이 청소해주고 탁 트인 곳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햇볕을 차단해주는 ‘차광막’을 설치하면 7%의 에너지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창문을 닫고 햇빛을 차단하는 것도 실내온도를 빠르게 낮춰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햇빛을 가리면 냉방 효율이 15%이상 높아진다. 에어컨을 작동할 때는 블라인드와 커튼을 이용하는 게 좋다. 여름철 직사광선을 차단해주는 것만으로 블라인드는 15%, 커튼은 50% 가량의 일사량을 줄일 수 있다.
에어컨 필터 청소도 자주 해주는 게 좋다. 이인표 경제전문가는 “에어컨에 관한 전기 절약 방법으로는 에어컨 필터는 2주에 한 번씩 청소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필터를 청소할 경우 5%의 절약효과는 물론 냉방효과가 60%나 올라가 전기요금을 27% 가량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냉장고 냉장실은 여유있게, 냉동실은 빈틈없이…전기밥솥 대신 압력밥솥
냉장고는 365일 쉬지 않고 가동되는 가전제품 중 하나다. 쉴 틈 없이 돌아가기에 가정에서 전력소비량이 가장 높은 제품이기도 하다. 냉장고는 냉기가 잘 유지돼야 효율이 높아진다. 따라서 냉기가 잘 유지되도록 전체 공간의 60%만 채워두는 것이 좋다.
반대로 냉동고는 냉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가득 채워주는 것이 좋다. 냉동고에 넣을 음식이 없다면 얼음물이나 아이스 팩을 채워두는 것도 효과적이다. 냉장고는 6초만 문을 열어놓아도 다시 온도를 낮추는데 30분이 소요된다. 냉장고 문을 열었으면 가급적 빨리 닫는 것이 좋다.
냉장고 내부의 냉기를 유지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알루미늄 포일을 이용하는 것이다. 냉장고 칸막이에 알루미늄 포일을 붙이면 빛을 차단하고 외부의 열기를 막아줘 일정하게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보관 용기의 겉면에 알루미늄 포일을 감싸주면 세균의 침투도 막을 수 있다.
주방의 필수품인 전기밥솥은 크기에 비해 전력 소모가 많은 제품이다. 전기밥솥이 폭탄요금의 주범인 이유는 따뜻한 밥을 먹기 위해 늘 ‘보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력 소모를 줄이려면 보온기능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취사가 끝나면 밥을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식사 때 데워먹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전기밥솥 대신 압력밥솥을 사용하면 전기 사용량을 14%나 줄일 수 있다.
늘 깨끗한 옷을 공급해주는 세탁기의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선 빨래를 모아 한꺼번에 세탁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부에선 확실한 세탁을 위해 따뜻한 물을 사용하곤 하는데 더운물이라고 해서 큰 차이가 나진 않는다. 오히려 더운물을 사용하면 물을 따뜻하게 하는 데만 80%이상의 전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전기 사용량이 더욱 많아지나. 물 온도만 조절해도 전기료의 30%를 절약할 수 있다.
멀티탭 사용, 가전제품 올바른 설치 등 생활 속 유리한 전기료 절약 TIP
생활가전 제품 사용에 따른 전력 소모를 줄이는 방법은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를 통해 빠져나가는 전기를 차단하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을 통해 소비되는 대기전력만 막아도 소중한 전력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기전력만 줄여도 가정에선 연간 3만3000원, 전국적으론 50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는데 이렇게 절약된 에너지론 원자력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기전력이 가장 큰 제품은 셋톱박스·TV·전자레인지·전기밥솥 순이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코드를 뽑는 게 유리하다. 휴대폰 충전기 플러그 뽑을 경우 월 4400원 △인터넷 전화의 플러그를 뽑을 경우 월 4000원 등의 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전력을 줄이는 방법으로 켜짐·꺼짐 스위치가 있는 멀티탭을 추천한다. 이영섭 에너지관리공단 차장은 “켜짐·꺼짐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은 꺼짐일 경우 코드가 꼽혀 있어도 대기전력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전제품을 제대로 설치하는 것도 전기료 절약을 위한 방법이다. TV나 냉장고·세탁기 같은 제품은 벽에서부터 10cm, 천장에서부터 30cm를 이격시켜야 한다. 벽에 가깝게 붙일 경우 냉장고에서 발생하는 열이 벽에 반사돼 다시 냉장고로 전달이 되기 때문에 전력 효율이 떨어진다. 특히 세탁기는 바닥이 수평이 아니면 전기세가 더 많이 나오니 주의해야 한다.
가전제품을 한 번에 한 개씩만 사용하는 것도 전기료 절감에 유리하다. 다리미·전자레인지·전기밥솥·진공청소기 등 순간 전력 사용량이 높은 가전제품은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에어컨을 키 상태에서 전자레인지나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면 순간적으로 에어컨 2대를 동시에 켠 것과 같은 양의 전기가 소모된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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