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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진단]-금융당국 규제 풍선효과

윤석헌 대출규제 후폭풍…서민경제·금융산업 ‘벼랑’

1금융 대출 규제→서민 고금리 대출→금융건전성 하락 ‘도미노 부실’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8-09 00: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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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정부는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대출규제를 대거 쏟아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예년에 비해 빨라진데다 미국발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접어들면서 부실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신규 대출 문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그 결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늦추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풍선효과로 인한 부작용이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출문턱이 낮아지면서 당장 돈이 급한 취약계층이 점점 고금리 대출상품으로 몰리게 돼 가계부채 질이 낮아지고 금융사 역시 부실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부의 과도한 대출 조이기로 인한 위험성 등에 대해 취재했다.

▲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서민들의 피해가 날로 늘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높이다 보니 고금리 카드론으로 몰리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금리 카드론 이용 증가는 카드사 입장에서도 건전성 하락 우려가 있어 결국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는 금융권 전체는 물론 일반 서민들까지 위기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사진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금융당국의 행보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과도한 규제로 인한 각종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인해 일반 서민들은 물론 카드사, 제2금융권 마저 위기에 빠질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시중은행 대출 조이기에 나선 금융당국…금융권·소비자 위기 내몰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가계대출 총량규제, 총부채원리금상환능력비율(DSR) 규제 등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카드론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높은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금융소비자들이 그나마 대출이 용이한 카드론을 선택한 결과로 분석된다. 카드론 이용자 대부분은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신한·삼성·롯데·우리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2018년 1분기 카드론 이용액은 10조6403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9975억)대비 18.3% 증가했다. 이 중 국민카드만 2% 감소하고 나머지 카드사는 9~26%까지 증가했다. 8조4683억원을 기록한 전 분기와 비교해도 25.6% 늘었다. 분기별 카드론 취급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카드사 가계부문 대출 성장폭을 7% 수준으로 제한하는 금융당국의 지침은 서민들의 고금리 카드론 이용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여파로 수익성 악화 위기에 내몰린 카드사들이 가능한도까지 대출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금리할인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일부 카드사는 특판 고객에게는 4%대의 시중은행과 맞먹는 금리로 카드론 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덕분에 카드사들의 카드론 취급액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경우 전업카드사 7곳 가운데 카드론 취급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의 올 4분기 카드론 취급액은 1조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7530억원) 33.6%나 급증했다. 업계 전체 증가율(18.3%)보다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역시 같은 기간 카드론 증가율이 각각 26.1%, 25.5% 급증했다. 신한카드도 21.2%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1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엄격해지면서 시중은행 대출을 못 받게 된 고객들이 카드론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의 악재에 부딪힌 카드사 입장에선 금융당국이 정해 놓은 한도까지 카드론 고객을 늘려 수익성을 보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금융 대출 규제→고금리 대출 서민 증가→카드사 등 금융권 전체 위기 등 ‘도미노 부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과도한 시중은행 대출 옥죄기로 인한 고금리 카드론 이용 증가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연체율 부담이 늘어나면 가계신용 불안이 확대될 수 있고 나아가 실제 연체율 증가가 생겨나면 카드사들의 리스크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반응이다. 결국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시중은행을 비롯해 금융권, 나아가 일반 국민들까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 국민들 역시 전문가들의 이러한 견해에 깊이 호응하는 분위기다. 관악구에 거주하는 최경식(48·남)씨는 “서민들이 대출을 할 때는 돈이 정말 급하게 필요할 경우인데 시중은행에서 대출 받기가 너무 어려워지니까 사람들이 카드론, 캐피탈 등 금리가 높은 제2 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은행옥죄기가 서민옥죄기로 변질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동작구 거주하는 변영준(31·남) 씨는 “주변에 사업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몇몇은 은행에서 대출하기 힘들어 카드론·캐피탈을 통해 돈을 구한다”며 “정부가 뒤늦게 카드론을 점검한다고 하는데 항상 문제를 만들어 놓고 뒤늦게 수습하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꼬집었다.
 
▲ 자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스카이데일리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대출규제 강화로 인해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의 이동이 늘면서 차주의 금리부담과 카드사의 연체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는 금융권 전체는 물론 일반 서민들의 위기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관리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지만 정부의 예산과 정책 투입 없는 안정성 강화는 결국 금융 취약계층에게 금융지원의 기회를 빼앗은 행위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가계부채의 붕괴위기 심화와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하는 규제가 아니라 은행권에 대한 규제를 서민 금융기관에 적용하다보니까 과도한 규제가 생겨나는 것이다”며 “금융기관별 고유의 판단을 너무 획일화시키다 보니 사각지대가 생기고 여기서 불이익을 받는 사람들은 어려운 사람들인데 이들을 더 어렵게 만드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과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가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늘리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알고 있다”며 “하반기 현장점검 대상에 포함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차원에서는 고금리대출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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