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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된 도심의 재정비 촉진사업, 이른바 ‘뉴타운사업’은 기존 도시구역을 재개발해 미적 효과를 높이고 지역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처음 시행됐다.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로또재개발’이라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뉴타운사업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민들의 반대 등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아 사업이 무산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지금도 근근이 사업이 지속되고 있는 일부 구역 또한 각종 문제로 인해 언제 무산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문제되는 지역 역시 사업무산의 근본적인 원인이 지자체와 시행사의 졸속행정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 때문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일부 뉴타운사업 지역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잡음과 뉴타운사업 전반에 대한 문제점 등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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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사업이 진행 중인 서울·경기 일대 일부 뉴타운사업 대상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광명시 광명뉴타운 5구역(이하·광명5구역),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10구역(이하·장위10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이곳 지역 주민·상인들은 높은 분양가, 영업피해 등을 호소하고 있지만 조합·지자체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원 물량 부족, 미분양 우려, 추가분담금 가능성 등 재개발 악재 산적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조합설립인가가 난 광명5구역의 재개발 사업은 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 후 급물살을 탔다. 전체 조합원 2065명 중 97.34%(2009명)이 조합원 분양에 참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조합 측에 따르면 원주민의 정착율을 높이기 위해 소형평수를 위주로 세대를 조성한 게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수억원대의 추가분담금이 발생하는 59㎡·84㎡ 등의 평형대를 줄이고 34㎡·39㎡·51㎡ 등의 평형대로 조합원 분양 물량의 약 52%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조합원 분양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소형평형대 위주로 구성한 전략이 오히려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예상과 달리 소형 평형대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 중·대형 평형대를 두고 조합원 간에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51㎡ 이하 평수의 수가 타 구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며 평형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광명5구역 조합원들은 각 평형대 별 분양가의 형평성도 문제 삼고 있다. 전체 조합원 가구 수 대비 1%에 불과한 99㎡의 조합원 분양가는 약 1320만원이지만 조합원 물량 847세대에 달하는 소형 평수 51㎡의 경우 조합원 평당 분양가는 1530만원을 웃돌기 때문이다. 원주민 정착을 위해 마련된 인기 평형대의 분양가가 소수에 불과한 대형 평형대에 비해 200만원 이상 차이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광명5구역은 조합원 분양신청률 대비 조합원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된 조합원 물량은 1859세대에 불과하다. 분양신청 가구 2009세대 중 144세대는 입주조차 불가능한 셈이다.
광명5구역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원 물량분의 평형변경, 분양가, 물량부족 등의 사안에 대해 조합 측에 지속적으로 문의하고 있지만 소통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광명제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평형·분양가 조성, 비례율 등에 대한 근거를 조합 측에 문의해왔지만 ‘알아봤자 바뀔 것 없다’며 자료 열람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시행사와의 커넥션을 의심하고 싶지 않아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 윤재성(남·50대 초반) 씨는 “일반 분양을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소형 평수는 인기가 없어 미분양 위험이 존재한다”며 “이 경우 조합원들이 고스란히 리스크를 떠안게 돼 입주 지연 및 사업비 증가 등으로 인한 추가분담금이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개로 쪼개진 전통시장…“개발되던 개발 안 되던 먹고 살 길 막막한 건 매한가지”
주민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뉴타운사업이 주변 상인들에게도 위협이 되는 경우도 존재했다. 현재 재개발이 한창인 장위뉴타운은 총 15구역 중 6개 구역이 해제돼 ‘반쪽개발’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그나마 장위10구역은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 돼 현재 이주가 한창이다. 하지만 새 집 마련에 들뜬 조합원들과 달리 인근 상인들은 울상이다. 장위10·11구역 사이에 자리한 장위전통시장 상인들은 현 상황에 대해 ‘죽을 맛’이라고 표현했다.
50년이 넘은 장위전통시장은 지난해 말까지 많은 예산이 투입돼 시설물 개선사업 등이 진행됐을 만큼 시장이 활성화 돼 있었다. 당초 이 시장은 장위 10·11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철거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시장 내에서도 10구역에 속한 곳은 개발 구역에서 제외되고 11구역은 그대로 철거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시장이 둘로 쪼개져 반만 남게 된 셈이다.
문제는 덩그러니 남게 된 10구역 시장 상인들과 철거가 결정된 11구역 시장 상인들 모두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크게 낙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10구역 시장 상인들은 일대 지역 주민들이 재개발로 전부 이주를 가버리면 시장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11구역 시장 상인들은 자신들이 원치 않는 개발로 인해 생계를 잃게 됐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편과 함께 30년 간 장위전통시장 인근 상가에서 장사해 온 경도지물포 남정숙(여·70) 씨는 “18평 남짓한 공간에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을 내며 사업을 해왔지만 하루 아침에 감정평가에 따른 830만원의 보상금을 받고 나가야할 상황이다”며 “노부부가 단골도 전부 잃고 겨우 이사비용에 맞먹는 보상금만 받게 생겼는데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10구역 내 장위전통시장에서 22년째 휴대폰 가게를 운영 중인 장위전통시장상인회 서기원(남·59) 부회장은 “보증금 25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을 내며 운영하던 18평 남짓한 가게에 1차 감정평가 당시 910만원의 보상금이 나와 결국 개발을 반대했다”며 “뉴타운사업 진행 후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여러 정치인들이 시장을 방문하며 우리의 목소리를 꼭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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