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11 01:04
뉴스 > 富동산 > 토지
[현장진단]-녹십자 호텔건립 논란
녹십자 허일섭…앞에선 국민건강, 뒤론 난개발 야욕
호텔건립 내용 담은 제안서 제출에 주민 반발…녹십자 “계획일 뿐”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8-16 12:36:19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43-4 일원 자연녹지지역(면적 9만7423㎡)에 문화시설과 의료복합시설 및 관광호텔 설립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제안서가 용인시에 제출됐다. 제안서를 제출한 당사자는 우리나라 굴지의 제약회사인 녹십자다. 주민들은 녹십자가 인근이 주거지역과 학교가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관광호텔을 건설할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통체증은 물론 면학 분위기 침해까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해 기흥역세권 과밀화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용인시와 녹십자가 계획을 무효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주거지역 인근 개발 계획을 두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녹십자·용인시와 인근 주민들의 반응을 현장취재했다.

▲ 기흥역세권 입주예정자들과 지역 주민들은 녹십자의 관광호텔 설립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흥역세권 아파트 단지와 9월 개교를 앞두고 있는 한얼초등학교와 진출입로를 공유하는 호텔이 들어서면 교육·주거권 침해가 극심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구갈 2지구 인근 아파트에서 바라본 사업예정지 ⓒ스카이데일리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인 녹십자가 주거지 인근에 스리슬쩍 수익형 호텔 건설을 추진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녹십자는 특히 도시관리계획 변경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호텔 건립에 대해서는 발뺌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다. 주민들은 녹십자가 호텔 건립을 강행할 경우 주거·교육권 침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업부지 인근에 거주하거나 앞으로 거주 예정인 약 9000여 세대 규모의 주민 대부분은 녹십자의 호텔 건립 움직임에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흥역세권 주민들 “녹십자는 개발 욕심을 접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용인시는 ‘난개발의 상징’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다. 1990년대 중반 준농림지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10년에 걸쳐 임야와 논밭 사이로 나홀로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섰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강남과 거리가 가깝다는 위치적 장점이 있지만 현재까지 100만평 이상의 택지 개발은 없었다.
 
나눠먹기식으로 난개발이 진행이 되다보니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들은 소규모로 개발됐다. 기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일부 주민들이 민원을 넣고 불편을 하소연하면 그제야 뒷북치기 행정이 뒤따를 뿐이었다.
 
‘난개발의 상징’으로 불리던 용인시에 최근 비슷한 움직임이 또 다시 생겨나고 있다. 기흥역세권 바로 건너편에 자연녹지로 남아있던 기흥구 구갈동 구갈2지구에 국내 유명 제약사인 녹십자가 개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녹십자는 9만7423m² 면적의 부지에 관광호텔 및 의료복합시설 등을 건설하기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제안서를 용인시에 제출한 상태다.
 
광고
제안서는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43-4 자연녹지지역에 연구 및 문화시설(4만7346㎡)과 의료복합시설(4만3257㎡)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민들은 의료복합시설과 함께 건립될 관광호텔은 주민들의 주거권은 물론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교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용인시 기흥구 구갈2지구 도시관리계획] ⓒ스카이데일리
 
기흥역세권 아파트 단지 입주예정자 박현진(남·42) 씨는 “호텔 및 의료복합단지가 정말 필요하고 지역 발전을 위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입주예정자들과 공청회를 통해 의견수렴을 해야 했지만 녹십자는 그런 과정 없이 절차를 속전속결로 끝내 버리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녹십자가 용도변경을 위해 제출한 지구단위계획을 보면 의료복합시설 용지에 25층 이하 300호실 규모로 호텔을 건립할 계획인데 만약 관광호텔이 기흥역세권 아파트 단지, 한얼초등학교 진출입로를 공유할 경우 극심한 교통혼잡은 물론 공사차량으로 인한 안전 위협 문제도 뒤따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이진현(남·38·가명) 씨는 “당초 입주예정자들은 처음에 도서관이 들어선다고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시의회 공청회를 통해서 자료를 확인해 보니 의료복합단지 바로 옆에 25층 규모의 의료관광호텔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제서야 주민들을 위한 계획은 아니구나 생각했다”고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 씨는 “녹십자의 계획안으로 보면 25층 규모로 호텔을 건립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숙식을 제공할 계획이다”며 “이는 관광호텔을 지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물밑작업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불가능한 공장 건립 성사시킨 녹십자, 호텔 개발 물밑 작업 비판에 “황당하다” 당당
 
일각에서는 녹십자가 주민들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호텔 건립을 강행하는 데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믿는 구석은 바로 ‘용인시와의 긴밀한 관계’라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실제로 녹십자는 과거부터 용인시와 남다른 관계를 맺고 있었다. 4년 전 녹십자가 서울에 있는 세포치료제 종합 생산시설인 셀센터(Cell Center)를 충북 오창읍에 있는 공장으로 확장 이전을 검토했다. 본사가 있는 경기 용인시 보정동 부지를 원했지만 그곳은 공장이 들어 설 수 없는 곳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정찬민 당시 용인시장은 보정동 부지에 녹십자의 연구소와 제조시설이 함께 들어설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 용도 폐기를 지시했다. 덕분에 녹십자는 그 자리에 2만800㎡ 규모의 센터를 건립할 수 있게 됐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최진수(남·55·가명) 용인시의회 의원은 “주민들은 녹십자가 관광호텔로 허가 받은 뒤 러브호텔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녹십자는 기흥역세권 개발 덕분에 엄청난 돈을 거머쥐었다. 지역에서 수십 년간 공장을 유지해오고 많은 이익을 챙겼다면 이제는 지역 주민들한테 환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정현 용인환경정의 사무국장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용인시에서 의료 시설 관련해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폐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사료가 되나 만약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폐수가 발생하게 되면 이후에 처리시설을 설치하든지 하겠다’고 나와 있다”며 “미리 철저한 조사를 통해 예상 피해를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해서 허가가 내야 되는데 너무 안일하게 허가한 것 같다”고 밝혔다.
 
많은 시민들의 우려와 지적에도 불구하고 녹십자와 용인시는 되려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녹십자는 아직 제대로 된 개발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여러 추측이 난무하면서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녹십자 관계자는 “녹십자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구갈2지구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만 용인시에 제출한 것이다”며 “이 지역은 용인생활권과 수지생활권을 연계하는 요충지에 입지하고 있어 광역교통 접근성이 우수하지만 체계적 개발 및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계획부지의 토지이용을 합리화, 구체화해 기능의 증진, 미관의 개선 및 양호한 환경을 확보하기 위함이지 사업개발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없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용인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현재 용인시는 녹십자가 제출한 지구단위계획을 심의하고 있고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며 “녹십자가 추후 어떤 사업을 할지 안할지 알 수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기업이 지구단위계획을 실시하는 것은 개발 사업을 위한 사전단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18
감동이에요
1
화나요
32
슬퍼요
1
댓글 : 19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6,640 ▶
어제 155,480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