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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부산 YK스틸 공장 환경공해 갈등

연 수십억 日송금 YK스틸 악취·소음에 한국인 공분

공장 인근 구평동 주민 환경공해 피해 호소…주민들 정부·지자체 불신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8-13 16: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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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기업들의 경우 국부유출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국내 법인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사회공헌에 인색하거나 적자일 때조차 본사에 돈을 보내기 위해 거액의 배당을 실시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 자리 잡은 지 10여년 된 YK스틸 역시 국부유출 논란을 피해가진 못했다. 심지어 YK스틸은 지역 주민들과 환경 분쟁까지 일으키고 있어 우리 국민의 고혈을 짜내 외국 본사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YK스틸과 지역 주민 간에 환경분쟁과 이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취재했다.

▲ 부산 사하구 구평동 일대 주민들이 환경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YK스틸 공장을 둘러싼 환경 분쟁은 지난해부터 더욱 고조되고 있다. 공장 인근 위치한 아파트 주민들은 외국에 본사를 둔 외국계기업의 횡포에 주민들의 건강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사진은 화신아파트에서 바라본 YK스틸 야적장 ⓒ스카이데일리
 
한 외국계기업의 횡포로 우리 국민들이 심각한 환경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외국계기업의 국부유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사례 역시 해외 본사의 배를 불리기 위한 횡포로 비쳐지는 상황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 자리한 YK스틸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공장 인근에 위치한 약 20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주민들은 수년째 환경공해에 노출돼 있어 심각한 건강 피해가 우려된다고 토로하고 있다.
 
과거 한보철강 소유였던 YK스틸은 2002년 일본 야마토그룹이 인수했다. YK스틸은 철강재 제조, 판매업(제강·압연·신철) 및 철강판매업 등을 영위한다. 최대주주인 야마토그룹 해외법인에 매년 60억원을 웃도는 배당금을 수년째 지급하고 있다. 자연스레 YK스틸을 둘러싼 국부유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4시간 소음·악취 시달리는 구평동 주민들 “살려달라” vs 공장 측 “우리도 억울”
 
YK스틸 공장 인근 6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YK스틸 환경공해대책위원회 연합회’(이하·대책위)를 만들어 환경공해 대책 마련을 회사 측에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6개 아파트단지는 사하이편한세상1·2차, 화신아파트·한신휴플러스아파트·자유아파트·영생비치맨션 등이다. 6개 아파트 단지 규모만 총 3700여 세대에 달한다. 3인 가족 기준으로 했을 때 거주 인구만 1만명을 넘어선다.
 
스카이데일리가 공장을 찾은 날에도 공장인근에는 철스크랩(고철)을 가득 실은 화물트럭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다. 덮개를 가리지 않고 고철을 실어 나르는 차량들도 자주 발견됐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는 야적장에 쌓인 고철더미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인근 주민들은 “24시간 공장에서 발생되는 소음·악취로 인해 못 살겠다”고 입을 모았다.
 
사하이편한세상 1차 입주민 대표 박종호 씨는 “과거 개발·발전·산업시대에 있을 법한 방식으로 매연을 수시로 뿜어대고 소음이나 악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하면 그때만 ‘알겠다’고 할 뿐 얼마 지나지 않아 (소음과 악취가)다시 시작 돼 도저히 살수가 없을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거실 바닥을 닦으면 걸레가 새카매지는 일은 다반사다”며 “창문을 마음대로 열어놓을 수 없을 지경인데도 회사 측은 행정처분을 받고도 실질적 개선이 아닌 임시방편에 가까운 조치만 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6월 13일부터 26일까지 부산환경보건연구원에서 YK스틸 공장 인근 대기오염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악취 등을 유발할 수 있는 SO2(이산화황)의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인근에 위치한 공장밀집지역인 신평장림공단에서 배출되는 양보다 높다. CO(일산화탄소) 역시 신평장림공단에서 측정한 수치보다 많게 배출됐으며 미세먼지 PM-10도 부산지역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책위는 공장 발생되는 매연, 오픈된 야적장에서 발생되는 분진 등을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문제는 매연·분진이 주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특히 어린 아이나 노인들의 경우 피해 정도가 더욱 크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화신아파트에 거주하는 허문희(여·29) 씨는 “자고 일어났을 때 목이 칼칼할 때가 많다”며 “확실히 이사 오고 나서 아이들이 기관지 질병으로 인해 병원을 가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혹시 공장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편한세상에 거주하는 허성자(여·55)씨도 “약품 같은 냄새가 매일같이 하루에 2~3번 정도난다”며 “심할 때는 머리도 아프고 피부도 따가운데 쌍둥이를 키우다보니 어린 아이들에게 해가 될까 걱정이라 하루 빨리 해결됐음 좋겠다”고 토로했다.
 
대책위 관계자를 비롯한 일대 지역 주민들은 회사 측이 교묘한 방법을 통해 매연을 배출하고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오전 시간에 공장 측에서 어두운 빛깔의 연기가 나오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류승호 화신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부회장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오전 시간에 유독 악취가 더 나고 매연을 더 많이 내뿜는다”며 “신기하게도 언론사에서 찾아오는 날이나 지자체에서 소음이나 악취를 측정하러 나오는 날은 어떻게 알아냈는지 냄새가 덜나고 소음도 적게 난다”고 말했다.
 
YK스틸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YK스틸 관계자는 “공장은 이곳에 60년 전부터 있었고 주민들도 공장 때문에 인근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 받았을 것이다”며 “(환경공해를 줄이기 위해)약 200백억원의 비용을 들였고 현재도 방음 및 살수시설 설치, 방품림 조성 및 화단 꽃 심기 등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계속해서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상당수 주민들은 유독 새벽이나 이른 오전시간 대 YK스틸 공장에서 악취가 많이 발생하고 매연을 많이 내보낸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주민들은 스카이데일리에 이른 시간 대 굴뚝에서 매연이 나오는 사진이나 영상을 제보하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해 공장에서 폐수를 내보내는 것을 주민들이 발각했을 때 모습(왼쪽)과 공장굴뚝에서 새까만 연기가 배출되는 모습 [사진=YK스틸 환경공해대책위원회]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피해 정도와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통계수치는 상이할 수 있다며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법에 정해진 방법대로는 악취가 나도 (법에)거의 걸리지 않는다”며 “보통은 굴뚝에서 매연이 까맣게 올려오면 안되지만, 만약에 대기오염물질들이 섞이면 색이 변질 돼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TMS는 질소산화물·탄화수소 등 정해진 물질에 대해서 규제하고 있고 24시간 평균값을 내다보니 일시적으로 배출이 갑자기 많이 되더라도 반영이 안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깊어진 갈등의 골…YK환경피해대책위 “공무원도 정치인도 다 한통속”
 
YK스틸과 주민들의 갈등의 골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깊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회사 측은 물론 구청 관계자들과 지역구의원, 심지어 민·관협의체를 주관하고 있는 환경부 산하 기관인 낙동강환경유역청 관계자 모두 “못 믿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찬호 화신아파트 입자주 대표회의 회장은 “대책위는 낙동강환경유역청 관계자가 YK스틸과 중재하는 역할이 아닌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담당자 교체를 요구할 계획이다”며 “오죽하면 전 구청장이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니 새로운 구청장을 뽑아서 이 사태를 해결할 생각까지 했겠냐”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일본에서도 이렇게 마을 인근에 공장 운영을 하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심지어 복지재단을 설립하고 경로당 잔치 같은데 지원을 하는 등 어르신들에게 ‘착한 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줘 교묘히 주민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이 계속해서 주민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류남재 이편한세상 사하 입주자 대표회의 총무는 “통장·부녀회는 물론 주민자치회 등에 회사 측 사람들을 심어 주민들을 이간질하고 있다는 의혹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며 “심지어 전 구청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피해 논란이 있었던 아파트(화신아파트) 대표 측을 제외하고 이편한세상 대표 측만 회사와 따로 만나서 협의를 하는 것을 주선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 YK스틸 환경공해대책위원회 연합회는 회사 측이 수시로 차량에 덮개를 덮지 않은 채 고철더미를 운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철스크랩 운반차량이 덮개를 덮지 않고 공장 입구에서 나오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2차 소음개선 명령기간이 다가오자 회유를 위해 따로 보자는 전화가 회사 측으로부터 왔었다”며 “심지어 구청 관계자가 소음과 악취 측정을 하기 위해 몰래 나왔는데 회사 측 사람이 바로 현장에 나타난 적도 있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아울러 “일부 아파트에서는 YK스틸 직원이 신분을 속이고 아파트 대표회의 감사직을 맡아 이를 알아차린 주민들이 대표를 새로 선임하는 등 주민들은 물론 구청 관계자 동향까지 회사 측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의심되는 정황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대책위는 사하구청의 안일한 대처도 지적했다. YK스틸 측이 3차 개선명령까지 받을 정도로 계속해서 배짱영업을 하고 있음에도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장을 감시할 수 있도록 달아놓은 CCTV 또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결국 대책위 측은 지난 3월 구청 관계자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진정을 넣었지만 모두 고의가 아닌 실수로 판단돼 직무 유기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류승호 부회장은 “소음·악취가 가장 큰 문제인데 구청에서 공장을 모니터링 하기위해 CCTV를 설치한 것이 기막힐 노릇이다”며 “아무리 화질 좋은 모니터를 쳐다본들 소음이나 악취가 발생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하구청 관계자는 “CCTV는 YK스틸을 감시하는 목적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주변지역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다”며 “민원이 들어오면 굴뚝의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YK스틸은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이라든지, 관리지역으로 지정돼야 행정명령이 나가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개선공고를 하는 방식으로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며 “다른 공장을 벤치마킹하거나 배출되는 공기에서 악취를 줄일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도록 계속해서 업체 측에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련이 논란과 관련, YK스틸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은 구청 관계자와 회사 측이 유착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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