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식품·유통업계에 무인화·로봇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인력을 축소하면서 로봇으로 빈자리를 메우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주에게는 인건비 부담을 근로자는 로봇에 밀려 일자리를 잃는 시대를 불러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에 고용 절벽 가속화…고용주는 인건비 걱정, 근로자는 일자리 걱정
최저임금이 지난해 대비 16.4%나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고용주들은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인건비가 크게 상승하자 부득이하게 인력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많은 근로자들이 일터에서 쫓겨나는 형국이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고용주 3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아르바이트 채용을 줄였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인 54.9%에 달했다.
자영업자 304명을 대상으로 ‘2019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아르바이트 인력 채용 감축 의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자영업자의 79.3%가 내년에는 ‘알바 채용 감축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답변에 응한 자영업자의 업종은 베이커리·디저트아이스크림에서부터 일반음식점, 의류·잡화매장, 기타업종 등으로 다양했다.
설문에 참여한 고용주들은 채용 감축 이유에 대해 하나 같이 ‘비용 감축’을 꼽았다. 내수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임대료 상승과 최저임금까지 인상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방문한 몇몇 편의점 및 외식업 점포들은 이미 아르바이트생을 대거 감원하거나 가족·친척끼리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시흥동에 위치한 GS25의 점주 김동수(61·남) 씨는 “안사람이랑 둘이서 가게를 운영한지 3달 가량 됐다”며 “처음에는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매장을 운영해 나갔지만 최저임금 인상 후 수익이 남지 않아 불가피하게 인력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12시간 씩 교대로 일해 피로가 극에 달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수 가 없다”고 토로했다.
무인화·로봇화 움직임 확산…로봇바리스타·로봇웨이터도 등장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아 부득이한 인력감축을 시도한 자영업자들은 아르바이트 직원의 빈자리를 무인기기로 채우고 있는 추세다. 무인화·로봇화 움직임은 편의점부터 카페, 외식업체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 걸쳐 생겨나고 있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서빙 하는 곳까지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다날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브랜드인 ‘달콤커피’는 로봇이 커피를 제조하고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로봇카페를 열었다.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통해 음료를 주문하면 로봇이 즉시 음료를 제조한다. 스카이데일리는 로봇이 제공하는 커피를 맛보기 위해 직접 해당 매장을 방문했다. 해당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커피를 만드는 로봇을 보고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이와 함께 로봇카페를 찾은 김현숙(41·여) 씨는 “로봇이 실생활 속에 정말 빠르게 다가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며 “예전에 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니 신기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피자헛은 지난 6일부터 배달대행업체 ‘배달의민족’과 손을 잡고 고객에게 음식을 운반하는 인공지능 로봇 ‘딜리’를 운영 중이다. 딜리는 매장 내 테이블 사이를 자유롭게 주행하며 음식을 운반해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한국피자헛은 시범운영 후 큰 문제가 없다면 곧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식품·유통업계의 로봇화 바람은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주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물’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최저임금은 경제성장률과 국민소득, 내수경제 활성화율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결정됐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후 모든 요인이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높게 설정됐다”며 “고용주로서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기존 인력을 내보내고 무인화기기·로봇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대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고 진단했다.
[나수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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