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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진단]-청년 불법대출 실태

금감원 수수방관에 순진한 청년 빚쟁이·범죄자 수렁

서류조작 등 불법 조작대출 기승…온라인커뮤니티·SNS 등 홍보 활발

임현범기자(hby6609@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9-14 16: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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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작업대출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빚을 갚을 능력이 되지 않는 청년들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는 작업대출은 향후 생산활동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이들을 빚쟁이로 내몬다는 점에서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단속·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사진은 청년채용박람회 현장 ⓒ스카이데일리
 
최근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작업대출’, ‘내구제대출’ 등의 불법대출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년들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쉽게 돈을 구하려는 심리를 이용한 사기대출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작업대출 등 불법대출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지만 이를 단속·처벌해야 할 금융당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온라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불법대출 광고 문제를 제기하면 통신사업자를 규제하는 방송통신심의회에 책임을 떠넘기기만 할 뿐 특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아 사실상 금융범죄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온라인·SNS 등 불법대출 광고 버젓이 노출…음성화·고도화에 피해 사례 증가
 
제주도에 거주하는 20살 청년 김모 씨는 지난 4월 구직난에 시달리다 SNS을 통해 작업대출을 접하게 됐다.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중 자격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브로커의 말에 현혹돼 2000만 원을 대출받았지만 수수료를 제외하고 그가 손에 쥔 돈은 1000만 원도 되지 않았다.
 
해당 작업대출 브로커는 서류조작 과정에서 빌려준 김모 씨의 명의를 도용해 10여대에 달하는 정수기를 렌탈해 300만원 가량의 내구제대출까지 실행했다. 이러한 사실을 김모 씨는 2~3개월 뒤 집으로 날아온 독촉장을 통해 알게 됐다. 대출받았다는 돈은 구경도 해보지 못하고 빚만 추가된 셈이다.
 
작업대출 피해 사례는 김모 씨 뿐만이 아니었다. 부산에 거주하는 23살 이모 씨는 군대에서 전역한 후 복학했는데 친구 A씨가 급하게 대출을 요청해 본인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총 1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대출받았다.
 
친구 A씨는 2차례 정도 이자를 납부하며 이모 씨에게 믿음을 주다가 돌연 연락이 두절됐다. 이모 씨는 뒤늦게 A씨를 수소문해보니 그가 작업대출 전문 브로커로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이모 씨는 지금까지 2년 넘게 총 1000만 원에 달하는 금액과 20%가 넘는 이자를 상환하고 있다.
 
▲ 작업대출 등 불법대출 광고가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카카오톡 아이디를 이용한 개인채팅이나 이미지 파일로 올려 감시망을 피해가고 있다. [사진=SNS캡쳐]
 
‘작업대출’은 대출요건을 갖추지 못한 청년들을 상대로 중간 모집책과 브로커가 서류조작·위장취업 등을 통해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불법으로 대출을 받도록 해주는 행위를 일컫는다. 무직자를 근무하고 있는 것처럼 조작하거나 유령회사에 4대 보험 등을 가입시켜 근로상태를 위장하는 방식이 동원된다. 이른바 ‘작업대출 업자’들은 불가능한 대출을 가능케 해준 댓가로 일정의 수수료를 챙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발표한 불법 금융광고 유형별 적발현황에 따르면 ‘작업대출’의 경우 지난해 299건에서 올해 381건으로 무려 27.4% 늘었다. 작업대출 피해자의 경우 범죄자로 내몰릴까 우려해 음성화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는 게 청년 관련 단체들의 설명이다.
 
정수현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센터장은 “작업대출 피해를 당한 청년들은 구제상담을 하다가도 돌연 범죄자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연락을 끊는 경우가 많다”며 “작업대출 피해의 경우 드러난 것보다 드러나지 않은 피해사례가 더 많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고 말했다.
 
불법 작업대출은 단어 의미 그대로 불법행위지만 최근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는 이러한 작업대출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무직자 저신용 작업대출전문’, ‘신용등급 상관없이 누구나 대출가능’, ‘학생·무직자·신불자·통신연체자도 급전대출 전문’ 등의 문구가 젊은층을 유혹한다. 대부분의 젊은층이 불법대출의 잠정적 피해자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 방법이 날이 갈수록 다양하고 정교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법대출 업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연락처나 업체명은 알리지 않고 인터넷사이트 주소를 링크하거나 카카오톡 등 아이디를 공개한 후 개인채팅을 통해 대출상담을 시도한다. ‘작업대출’ 광고문구 또한 추적을 피하기 위해 직접 쓰지 않고 사진파일로 올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대표적인 젊은층이 주로 사용하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에서 작업대출을 검색해본 결과 노출된 페이지 수만·수천여 개에 달했다. 작업대출 자체가 불법임에도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는 SNS 상에서 공개적으로 광고가 이뤄지고 있었다.
 
불법대출은 수법 자체가 불법일 뿐 아니라 피해규모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작업대출의 경우 중간 브로커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80%까지 챙긴다. 물론 금융기관에도 최고금리가 적용된 이자비용을 별도로 내야한다. 작업대출의 유혹을 못 이긴 청년들이 한 순간에 빚쟁이로 전락해 버리는 셈이다.
 
2차 피해 또한 만만치 않다. 작업대출의 한 종류인 불법 중고차 대출의 경우 사실상 허위로 차량을 구매하는 식으로 대출을 받는 방식인데 자칫 범법자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다. 중고차를 구매하기 위해 캐피탈사에 대출을 받으면 대출금은 대출인이 아닌 중고차 딜러에게 전달되는데, 중고차 딜러는 작업대출 수수료 명목으로 50% 가까이 챙기고 나머지를 대출인에게 지급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이 경우 중고차 딜러는 수수료와 함께 차량을 그대로 소유하게 된다. 문제는 해당 차량이 명목상 대출인으로 돼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이들 차량은 대포차 형태로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는데 각종 범죄에 주로 이용되기 마련이다. 결국 차량 명의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법자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한영섭 청년빚쟁이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작업대출에 내몰린 청년들은 대부분 앞으로 벌어질 일은 생각하지 않고 무모하게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며 “브로커들의 수법이 날로 전문화되고 지능화되고 있어 ‘쉬운 돈벌이’ 유혹을 앞세운 작업대출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국각지 피해자 우후죽순…피해 규모·실태 등 현황파악조차 못 하는 금융당국
 
여론 안팎에서는 청년들의 불법 작업대출 피해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금융당국은 사실상 손을 놓은 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청년들이 불법금융에 내몰리는 것을 개인의 일탈로 보고 금융서비스에 소외된 청년들의 범죄노출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실제로 금감원이 발표한 불법 금융광고 유형별 적발현황을 보면 작업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대포통장 매매는 급감했다. 대포통장 매매가 감소한 것은 금감원이 꾸준히 감독을 강화하고 홍보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결국 금감원이 마음만 먹는다면 작업대출 또한 충분히 근절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한영섭 위원장은 “금감원이 지난해부터 대포통장 매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홍보에 나서자 실제로 대포통장 매매가 감소하지 않았나”며 “하지만 작업대출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관리·감독과 대책마련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청년들의 불법사금융 피해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에 금감원의 허술한 대처가 한 몫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금감원의 불법사금융 피해예방 홍보예산은 1억3750만 원이였지만 2017년 2920만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는 점도 비판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불법사금융으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가 줄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금융당국의 예방홍보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며 “불법사금융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국민 인식제고와 제도 개선을 위한 법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현범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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