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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무더위가 이어진 여름이 가고 선선한 밤공기가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가을이 찾아왔다. 선선한 날씨 덕분에 야외활동을 즐기는 인구도 부쩍 늘었다. 특히 가을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아 온 한강시민공원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적인 특징 덕분에 한강시민공원에 마련된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이하·밤도깨비 야시장)을 찾는 방문객도 늘고 있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밤도깨비 야시장은 나들이에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인 맛있는 음식을 파는 간이 점포가 즐비하고 각종 문화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높은 인기 이면에 자리한 부작용도 적지 않아 시민들 사이에서는 약간의 우려 섞인 반응도 흘러나온다. 쓰레기 처리 문제가 대표적이다. 수많은 인파가 버리고 간 쓰레기가 한강시민공원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쓰레기로 인해 서울시민의 젖줄 역할을 하는 한강이 오염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사람들로 붐비는 밤도깨비 야시장…쓰레기통·관리인원 턱없이 부족
스카이데일리는 밤도깨비 야시장이 열린 지난 토요일 저녁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을 찾았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을 나와 5분정도 걸으니 수많은 푸드트럭과 상점들이 공원을 밝히고 있었다. 올해만 지난달까지 30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눈에 띄었다.
밤도깨비 야시장 인근 잔디밭과 벤치, 계단 등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먹고 있었다. 먹고 있는 음식의 종류는 다양했다. 대부분 푸드트럭에서 구매한 것들이었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만큼 푸드트럭 앞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일부 인기 메뉴를 판매하는 푸드트럭 앞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푸드트럭에서 나는 향긋한 음식 냄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줄을 서서 음식을 샀다. 음식을 들고 먹을 만한 장소를 물색했다. 그런데 딱히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사람이 없는 곳은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었다. 음식, 플라스틱 용기, 젓가락 등이었다. 그 때 20대 남녀로 보이는 이들은 푸드트럭에서 산 음식과 라면 등을 먹고 치우지 않은 채 자리를 뜨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부족한 시민의식이 안타깝긴 했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쓰레기통이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나마 서울시 밤도깨비 측에서 일하는 2명 정도의 인원이 사람들이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었지만 푸드트럭 주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단속 직원은커녕 쓰레기통마저 찾아보기 힘들었다. 부족한 쓰레기통으로 사람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쓰레기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 때문에 악취가 진동했다.
친구와 함께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을 찾은 박수현(여·24·대학생)씨는 “날씨가 시원해서 친구와 함께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한강공원을 찾았는데 쓰레기가 널려 있어 냄새도 나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며 “일부 시민의식이 부족한 사람들도 있지만 솔직히 쓰레기통이 한두 곳에만 집중돼 있고 다른 곳에는 쓰레기통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쓰레기 분리를 도와주고 있는 정준혁(남·가명)씨는 "물론 쓰레기통이 부족하고 단속하는 인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며 ”개인적으로도 쓰레기통과 관리하는 인원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 엇박자 심각…일회용품 넘쳐나는 밤도깨비 야시장
밤도깨비 야시장에는 쓰레기 문제 외에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바로 넘쳐나는 일회용품 문제였다. 정부의 일회용품 제로화 정책 추진에 힘입어 지난달 2일부터 커피전문점 내 일회용품(플라스틱컵)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 등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이중포장 및 과대포장도 법적으로 제한한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국내 총생산량(GDP) 대비 폐기물 발생량을 20%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온 한찬희(37·남·회사원) 씨는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한강공원을 찾았는데 마침 밤도깨비 야시장이 열려서 함께 음식을 먹었다”며 “요즘 환경을 많이 생각하는 추세와 다르게 너무 많은 일회용품이 사용되고 있는데 용기를 바꿔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밤도깨비 야시장으로 인해 빚어지는 각종 문제점에 대해 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밤도깨비 야시장이 진행되는 구역에는 충분한 쓰레기통이 존재하고 관리하는 분리수거 요원도 배치돼 있다”며 “그 이외의 지역은 밤도깨비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정부가 일회용품을 줄이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상인들과 협의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를 사용하거나 환경에 영향을 덜 끼치는 재질을 사용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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