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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코드=1인칭 기자가 뛴다]-<21>공항의 하룻밤
인천공항에서 하룻밤…쪽잠 ‘출국장’ 뜬눈 ‘입국장’
새벽항공기 수요증가 공항접근성 탓 노숙객多…스마트폰 충전기석 명당
남승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6-29 00:05:15
▲ 새벽 비행기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해 탑승 시간에 공항에 도착하기 힘들다. 돈을 아끼려고 항공권을 예약했건만 최소 5만원 이상하는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애매하다. 기자는 수면 가장 적합한 장소를 알아보기 위해 노숙을 해봤다. 사진은 3층 출국장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 ⓒ스카이데일리
 
최대한 이른 시간에 출국하고 가장 늦은 시간대에 귀국해 휴가 앞뒤로 자투리를 없애겠다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국내외 저비용항공사들이 속속 이른 시간에 출국하고 새벽시간대 귀국하는 항공편을 취항하는 이유다. 게다가 값도 싸다. 문제는 공항이다. 체크인카운터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대중교통이 운행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시간에 맞춰 택시를 타고 공항을 향한다면 굳이 싼 값에 비행기 티켓을 끊은 의미가 사라진다. 공항 인근의 호텔이나 내부의 캡슐호텔도 언감생심이다. 그저 최대한 늦게 공항에 도착해 체크인 카운터가 열릴 때까지 노숙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새벽의 공항에서는 어떤 일이 가능한지 기자가 인천으로 향해봤다.
 
공항의 하룻밤, 노숙을 택한다면…“3층→지하1층→1층 순 쾌적”
 
물론 비행기표를 끊은 것은 아니었다. 아직 휴가는 멀었고 목적지조차 정하지 않았다. 혹시 모르니까 나도 ‘공항노숙족’이 될 수 있기에 답사차원이라 생각했다. 겸사겸사 휴가를 앞둔 이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공항을 배회하며 최적의 노숙 장소를 찾아 공항 곳곳을 헤맸다.
 
인천공항 지하 1층은 각종 편의시설과 KTX·공항철도 등과의 환승이 가능하다. 1층은 입국장이며 3층은 출국장이다. 2층에는 각 항공사 사무실들이 위치했다. 이용객들이라면 보통 2층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 층을 주로 이용하게 된다. 오후 10시쯤 도착한 공항은 여전히 곳곳이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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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곳곳을 돌며 노숙할만한 장소들을 물색했다. 드넓은 공항을 한 바퀴, 두 바퀴 돌수록 눈에 띄게 공항 내 사람 숫자가 줄어들었다. 이내 적막이 흐르고 드문드문 새벽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를 거닐었다. 공항철도와 공항에 들어오는 버스들의 행렬이 끊겨갈 때쯤 과연 어느 곳이 쾌적한지 알아보기로 했다.
 
▲ 노숙을 기준으로 볼 때 3층 출국장은 푹신한 의자가 많고 충전소가 많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1층 입국장은 조명이 밝고 24시간 운영하는 카페·식당 등이 많아 수면에 적합하지 않았다. 사진은 3층 내 설치된 휴대폰 충전기 ⓒ스카이데일리
      
방법은 간단했다. 오전 3시부터 차례로 각 층에서 잠을 청해보기로 한 것이다. 이미 준비는 마쳤다. 팔걸이가 없어 눕는 것이 가능하며 잠을 청하기에 적당한 조명과 정숙도가 유지되는 지 등을 체크해보기로 했다. 3층 출국장이 그 첫 번째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장 편한 잠자리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오전 2시가 되면 꺼지는 조명 탓에 기자와 마찬가지로 노숙을 청하는 이들을 제외하면 돌아다니는 이들도 별로 없다. 특히 푹신한 의자가 많이 갖춰져 있어 다른 층과 비교했을 때 호텔 부럽지 않은 편안한 잠자리를 이룰 수 있었다.
 
반면 입국장이 있는 1층은 최악의 노숙 장소다. 시시각각 귀국하는 이들이 게이트를 빠져나옴에 따라 소란스럽고 또 조명 역시 항시 켜 있었다. 더욱이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카페·편의점 등이 밀집해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의자가 나무 소재여서 어지간한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 이상 잠에 빠지기 힘든 구조였다.
 
지하 1층의 의자들도 대부분 목재로 됐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적게 응집한 탓에 자리만 잘 잡는다면 코를 골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특히 출입증발급소 근처에 비치된 의자들은 바닥면에 고정돼 있지 않은 까닭에 의자를 서로 붙여 이용할 수 있어 취침 면적 면에서 타 층에 비해 우위를 점했다. 1층에 비해선 좋았으나 3층에 비해선 만족도가 다소 부족했다.
 
공항노숙도 알고해야…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인천공항 ‘꿀팁’
 
인천공항 최대 장점은 단연 전 실내를 아우르는 무료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유·무선 충전서비스 등이다. 3층의 경우 총 6곳의 충전소가 설치돼있다. 한 충전소 당 동시에 유선 4개, 무선 4개가 동시충전이 가능하다.
 
공항에서의 긴 밤을 위해서 스마트폰 배터리 잔량이 풍족해야 하는데 자연히 새벽시간대에도 이 자리를 둘러싼 경쟁은 치열하다. 잠깐이라도 잠을 청하기 위해 3층을 택했다면 노숙을 시작하기 전 항공사 별 노선스케줄을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수속을 시작하면 자연스레 충전기주변을 포함한 의자에서 사람들이 일어나 일제히 빠져나가게 되는데 이 시간에 맞춰 의자와 충전기는 당신 것이 된다.
 
▲ 공항 곳곳에 설치된 충전기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각 항공사들의 노선 스케줄을 확인한 후 승객들이 탑승 수속 시작에 맞춰 충전기를 차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은 지하 1층에서 잠을 청하는 승객들(위)과 같은 구역의 의자 ⓒ스카이데일리
 
비록 잠자리는 불편하나 입국장이 위치한 1층의 경우 각 게이트마다 충전기가 비치돼 있어 3층과 달리 경합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 비행기 내에서의 숙면을 위해 잠을 포기한 채 무작정 대기하겠노라 마음먹었다면 확실히 3층보단 1층이 낫다. 더욱이 각종 음식점·카페·편의점 등이 상시 운영되며 상시 TV가 켜져 있어 무료함도 덜 수 있다. 월드컵 기간 중인 요즘엔 새벽시간대 경기가 많아 많은 이들이 TV앞에 몰려 있다.
 
새벽비행기를 타기 위해 꼭 공항에서의 노숙을 택할 필요는 없다. 비용이 들긴 하지만 불편함을 덜 수 있다. 교통센터 1층에 위치한 캡슐호텔 ‘다락휴’에서는 침대 수와 샤워실이 객실 내부에 있는지 여부에 따라 총 4가지 형태의 객실을 운용 중이다. 객실 내 샤워시설이 없더라도 공용샤워장이 있어 말끔한 상태로 비행기 탑승이 가능하다.
 
다만 이름 앞에 ‘캡슐’이 붙긴 했지만 이곳 역시 호텔인 만큼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기준 최저 5만5000원이다. 또 인천공항에는 캡슐호텔보다 저렴한 24시간 찜질방도 숨어있다. 지하에 위치한 ‘스파 온 에어’는 사우나는 물론 수면을 취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이용요금은 4시간 1만원, 12시간 2만2000원 등이다. 수면을 포기하고 샤워만 하게 된다면 최대 이용시간 3시간 동안 7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다만 인천공항 찜질방의 경우 SNS·블로그 등을 통해 익히 알려진 만큼 이용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많은 이들이 몰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윽고 아침이 밝았다. 땡전 한 푼 없이 날을 지샌 공항에서의 하룻밤은 몸 곳곳을 쑤시게 했다. 몰골도 말이 아니었다. 함께 노숙한 이들은 속속 제 시간에 맞춰 출국장으로 향했으나 기자는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돌아올 휴가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새벽시간대 비행기를 이용할지 여부도 고민으로 떠올랐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노숙은 쉽지 않았다. 돈 아끼려다 골병들어 여행을 망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아낀 돈은 여행지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본격 휴가철이 이내 시작됨에 따라 새벽의 공항도 노숙객들로 적지 않게 붐빌 것으로 전망된다. 당신도 할 수 있다. 다만 선택은 본인 몫이다.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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