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올해 해외투자 1조…규제피해 해외로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IT·인터넷

네이버 해외투자 1년 새 ‘8.9배’ 증가한 8725억원…카카오는 ‘7.6배’로 1072억원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08 12:08:46

▲ 사진은 ‘대한민국 IT산업의 심장’이라 불리는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스카이데일리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해외투자가 지난해의 9배 수준인 1조원 정도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기업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영토 확장에 나서는 배경으로 국내 규제와 내수시장 포화로 인한 성장 한계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카카오와 네이버의 해외 투자액은 9797억원으로 지난해 1116억원의 8.8배에 달했다.

네이버는 일본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인 라인의 주권 관련 사채권 취득분 7517억원을 포함해 해외투자액이 지난해의 8.9배인 8725억원으로 급증했다.

네이버는 올해 미국 비즈니스 플랫폼 ‘허니북(HoneyBook)'과 회원제 소셜커머스 ’매스드롭(MASSDROP)'에 각각 56억원과 45억원을 투자했다. 또한 동남아시아 공유오피스 ‘넥스트하이브인터내셔널’과 동남아 쇼핑 검색·가격비교 업체 ‘아이프라이스(iPrice) 그룹’에도 각각 22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의 경우 올해 해외투자액은 1072억원으로 지난해 141억원의 7.6배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3월 일본에 블록체인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본금 약 200억원을 지주회사 ‘카카오G’를 설립했다. 4월에는 카카오재팬의 일본 만화 플랫폼 ‘픽코마’에 8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해외에서 진행하는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어 해외 투자를 확대해 사업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국내에서 신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느리게 진행되자 고속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해외 업체에 대한 투자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두 기업이 투자한 주요 해외기업을 보면 블록체인, 회원제 소셜커머스, 공유오피스 등 혁신사업 분야 업체들이다.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분야다.

4차산업 스타트업들도 규제의 벽에 막혀 있기는 마찬가지다. 블록체인과 한 생태계인 암호화폐 기업들은 벤처인증이 제외되는 등 국내에서는 술집, 도박장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승차공유 기업들도 기존사업자들의 벽에 막혀 있다. 이런 환경에서 스타트업들이 스스로 혁신성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반명 해외에서는 이들 기업들을 혁신 기업으로 분류하고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관련 산업 발전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승차공유 시장이 육성되지 못하는 사이 SK와 현대차, 미래에셋 등이 중국이나 동남아 승차공유 업체에 수백억원 이상 투자를 진행했다”며 “포털, 대기업 등이 해외 업체 대신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할 여건을 정부가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현재 국내 스타트업은 방어적으로 사업을 하고, 투자자는 규제상황에 움츠려들고, 혁신성장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며 “정부는 기존 산업과 상생하는 영업조차 규제혁신을 방치한다면, 혁신성장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