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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잦은 고장으로 지하철 운행이 지연·중단되는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주기적인 안점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는 게 서울교통공사 측 설명이지만 툭하면 멈춰서는 지하철로 인해 시민들이 불안은 높아만 가고 있다.
‘지각철·고장철’ 오명…안전사고 우려까지 ‘불안감’ 증폭
크고 작은 지하철 고장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일부 시민들은 지하철을 가르켜 ‘지각철·고장철’이라고 부르고 있다. 특히 고장으로 인한 지하철 지연 및 중단되는 사고가 꾸준히 되풀이되고 있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8호선과 7호선 열차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출력 불능으로 인한 열차 고장으로 이날 오전 7시 55분쯤 8호선 암사역 방향 열차가 운행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날 9시가지 7호선 장암행 열차는 10분, 온수행·부평구청행 열차는 20분간 지연됐다.
열차 고장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던 사태는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7호선 부평구청행 전동차가 이수역에서 멈춰 45분 동안 운행이 지연됐다. 같은 달 16일에는 2호선 외선순환열차가 고장나 15분 가량 운행이 중단됐다. 고장난 열차는 역으로 진입하는 도중 비상제동이 걸려 전체 10량중 9량만 승강장에 들어선 채로 멈춰 승객들은 15분간 열차 안에 갇혀 있어야했다.
또 지난달 12일 오전 8시 3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상일동행이 송정역에서 고장으로 멈춰섰다. 전동차의 출력이 갑자기 절반으로 떨어진 게 고장의 이유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출근길 승객들이 모두 내려 다음 열차로 갈아탔다. 같은 날 2호선은 스크린도어 고장으로 승객들이 열차에 승차하지 못 했다.
지난 10월 2일에는 3호선 삼송역에서 구파발역까지 양방향 열차 운행이 3시간 넘게 중단됐고, 지난 6월 27일엔 2호선 역삼행 전동차가 강남역에서 고장나 멈췄다. 사고 전동차는 35분동안 강남역에 머물렀다가 다른 열차로 견인됐지만 2호선은 30분간 운행이 지연됐다.
지난 5월 1일엔 2호선 외선순환 열차의 비상제동 장치가 고장나기도 했다. 교대역으로 들어오던 열차는 전체 10량 중 6량만 승강장에 들어왔고, 승객들은 45분 간 열차에 갇혀 있어야 했다. 예상치 못한 순간 지하철 운행중단이 되풀이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유장림(62·남) 씨는 “아침 출근길에 발생한 전동차 출입문 고장 때문에 아침 출근길이 30분 늦어져 낭패를 봤다”며 “당시 인산인해였던 전동차 속에 갇혀 지연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도 못한 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순주(42·여) 씨는 “지하철의 잦은 고장으로 인해 출근길이 불편할 때가 많다”며 “주로 7호선을 이용하는데 최근 유난히 7호선 고장이 잦아 안전문제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불안함을 내비쳤다.
지하철 평균 18.8살…21년 이상 노후전동차, 전체 56.5% 차지
관련업계 및 전문가 등에 따르면 지하철 고장의 주요 원인으로는 노후화된 열차와 허술한 시설 유지·보수가 지목된다. 현재 운행 중인 지하철 연식이 대부분 20년을 훌쩍 넘긴 데다 승강장 시설 역시 40년 가까이 되다보니 고장 및 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지하철은 지난 1974년 1호선이 처음 개통된 이후 지금까지 운행되고 있다. 진선미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울 지하철 전동차 전체 평균 사용 연수는 18.8년이다. 특히 21년 이상 사용된 노후전동차는 2018량으로 전체 전동차에 56.5%나 됐다.
서울교통공사 역시 전동차 노후화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1월 2·3호선 노후전동차 610량 중 2호선 노후 전동차 180량을 1차적으로 교체했다. 2·3호선의 나머지 410량은 2022년까지 점진적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그나마 2·3호선의 경우 4년 이내에 교체한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노후전동차 교체는 재정적인 한계로 인해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고가인 전동차를 교체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만만찮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쉽지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의 지난해 하반기 당기순손실은 4074억 원으로 적자였다. 반면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7·8호선 노후 전동차 교체 비용만 총 1조1676억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노후화로 인한 전동차 고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부품 교체와 꾸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희선 우송대 철도차량시스템학과 교수는 “전동차를 설계할 때 보통 20~25년 사용가능하도록 설계하는데, 서울지하철 대부분 수명을 다했다”며 “노후화된 전동차 교체가 예산 문제로 어렵다면 부품 교체와 꾸준한 관리를 통해 전동차 수명을 연장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 측은 “정확한 고장의 원인을 전부 설명할 순 없지만 승객의 무리한 탑승으로 발생하는 고장이나 장애도 적지 않다”며 “노후 전동 열차로 인한 고장 및 장애는 지속적인 교체를 통해 해결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박예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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