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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피플]- 방송인 수잔 샤키야

“네팔에 남아있는 차별을 해소하는 게 목표죠”

한국에서 배운 도전정신과 성취감으로 네팔의 신분차별 없애고파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6-06 00: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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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샤키야(사진)는 네팔 출신 방송인이다. 그는 JTBC ‘비정상회담’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한국 생활에서 ‘도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서 이를 통해 네팔에 남아 있는 차별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수잔 샤키야(32·남)는 우리나라에서 네팔을 대표하는 방송인이다. 그가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보여준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은 우리나라 사람 못지않다. 한국사랑에 푹 빠진 덕분에 대중에게 호감을 얻고 있는 수잔 샤키야(이하·수잔), 그에게는 한 가지 목표가 있다. 바로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얻은 끊임없는 도전 정신을 네팔 어린이들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네팔에는 법적으로 카스트 제도가 사라졌지만 관습은 여전히 남아 있죠. 그래서 같은 계급이 아닌 남녀는 결혼하기 힘들어요. 뿐만 아니라 직업의 선택에 있어서도 여전히 장벽이 남아있죠. 이 장벽을 넘어서려면 강인한 도전 정신이 필요해요. 저는 한국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네팔에도 보다 많은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세상 바라보는 눈을 더 넓히고, 도전을 통해 자유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아직까지 남아있는 카스트 제도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네팔은 입헌군주제 채택 이후 신헌법을 통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1963년에는 카스트 제도를 폐지하는 법령이 제정됐다. 이때 제정된 법령은 카스트 제도 폐지 외에 종교·성별에 의한 법적 차별 폐지, 일부다처제 금지, 이혼 및 과부의 재혼 허가 등 민주주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법은 바뀌었어도 네팔 사회 내에서는 카스트 의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
 
변화를 두려워했던 네팔 소년…고향을 떠나 홀로 한국행
 
“저는 어린 시절 말 수도 적고, 변화를 두려워했던 소심한 소년이었어요. 제가 소극적이었건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첫 번째가 네팔의 문화예요. 네팔은 대부분 대가족이 함께 살죠. 만일 제가 무슨 잘못을 하게 되면 가족들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그래서 가족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서 굳이 모험이나 도전을 하지 않았죠”
 
“두 번째 이유는 제가 학창시절 유급을 당한 일이에요. 네팔은 10년의 교육과정을 거치고 고등학교 2년을 다녀요. 10년의 교육과정은 한국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죠. 10년간 같은 학교에서 교육을 받기 때문에 친구들도 10년 동안 함께 공부해요. 그런데 제가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그만 유급당한 거예요. 그래서 후배들과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아야 했고, 그때부터 주변 친구들과 대화를 점점 안하게 됐어요”
 
학교에서 유급된 후 수잔은 고모가 살고 있는 지역으로 학교를 옮겼다. 유급됐다는 사실에 자책했던 수잔은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고 좋은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학교생활에 만족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수잔은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전혀 아는 바도 없었고 한국에 갈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 수잔 샤키야(사진)는 어린 시절부터 변화를 즐기는 성격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갈 계획은 전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한국에서 공부할 기회가 생겼고, 그는 이 순간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스카이데일리
 
“요즘 외국인들은 한국문화, 음식 등에 관심이 있어서 일부러 한국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저는 사실 우연한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됐어요.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탈 때까지 ‘안녕하세요’라는 표현만 알고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한마디로 전혀 계획에 없던 일이었죠”
 
“아버지 친구 몇 분이 한국에서 일하고 계셨고, 그분들이 한국인 동료들과 네팔에 오신 적이 있었죠. 그때 한국인 동료 분들이 저희 집을 방문하셨는데 그 인연으로 저희 가족을 한국으로 초대해주셨어요. 그렇게 한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부모님께서 저에게 한국으로 유학을 가는 게 어떠냐고 물으셨어요. 네팔에서 만난 한국 분들의 도움으로 저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죠”
 
“저는 어린 시절부터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는 성격이었어요. 더욱이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어요. 하지만 당시 네팔의 경제 상황이 많이 안 좋았던 시기였고, 한국에 계신 네팔 지인들이 한국에서 한 달만 일하면 네팔에서 일 년 동안 일해야 받을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해줬어요. 그 말이 한국으로 가기로 마음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됐죠”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성취감은 네팔의 차별 장벽을 넘는 힘
 
네팔은 힌두교의 영향으로 인도와 같은 카스트제도의 인식이 남아있다. 힌두 카스트의 성은 직업, 지위, 지역 및 신분을 반영한다. 카스트 제도는 각 계급이 살아가는 법이나 옷 입는 법 뿐만 아니라 출산, 결혼, 죽음과 관련된 기타 의식도 규정한다. 결혼 상대자 선택 및 장례 등 중요한 가정의례 시에도 카스트를 엄격하게 따진다.
 
“2009년 처음 한국에 오기 전까지 저는 카스트제도 영향권에서 자랐기 때문에 신분이라는 장벽은 언제나 제 삶에 존재했죠. 삶을 발전시키려는 노력 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성향을 갖게 된 것도 아마 신분의 벽이 견고했던 탓이었을 거예요. 게다가 한국에 온 목적도 그저 일을 하기 위해서 왔었기 때문에 6개월간 대학교에서 진행된 한국어 수업은 저에게 별다른 흥미도 주지 못했죠”
 
▲ 수잔 샤키야의 바람은 ‘차별 없는 사회’다. 사람들 사이에 차별이 없어야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방송활동, 강연 등을 통해 이러한 차별을 조금씩 줄여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진=에프엠지]
 
“그러다 기숙사에서 한국인 룸메이트 형을 만났게 됐는데, 그 형의 영향으로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죠. 룸메이트 형은 독일어, 영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에 능통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도 더 잘하기 위해서 늘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나도 지금보다 더 발전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룸메이트 형을 만난 뒤 수잔은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6개월이었던 한국생활은 장학금을 받으면서 1년으로 늘어났다. 이 기간 동안 수잔은 한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전에는 느끼지 못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수잔은 이런 성취에 대한 열망이 네팔에 존재하는 카스트제도를 완전히 없애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을 거라 말한다.
 
“한국에 온 뒤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어요. 우선 새로운 도전을 즐기게 됐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고 되도록 많은 경험을 쌓자는 생각을 갖게 됐죠. 도전을 하면 그 과정에서 반드시 배울게 있고 성취감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수잔은 도전을 통해 얻는 성취감이야말로 네팔에 여전히 남아있는 차별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원동력이 될거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네팔 사람들은 암묵적으로 사회적 장벽을 인정하고 그래서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어요. 사회적인 차별을 없애자면 이런 태도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지요. 네팔 어린이와 청년들이 새로운 도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취감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신분 계급이라는 장벽에 도전하고 결국 허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라는 마음이죠”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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