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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시진핑 방북

시진핑 방북, 비핵화 중재 나설까…국제적 관심 집중

‘종전선언’ 역할 등 기대 앞세우기 보다 균형있는 시각 필요

박선옥기자(sobahk@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6-19 00: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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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지난 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악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북한으로 공식 초청했으며 시 주석은 이에 응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달 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는 발표가 있은 후, 시 주석의 방북 행보의 의미를 해석하는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대변인은 17일 시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북한을 국빈 방문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역시 같은 날 “김정은 동지의 초청에 의하여”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첫 북한 방문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지금까지 시 주석이 북한 김정은에게 “이웃 강대국 (수반)을 맞이하는 특권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의 방북이 처음인 것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4번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다.
 
시 주석이 북한에 어려운 걸음을 하는 것에 대해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협상 노력에 시 주석이 뛰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모종의 노력을 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과연 시 주석의 방북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북제재 방침을 굳건히 하려는 의도를 지닌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의 방북 성사 위해 한국 정부 개입
 
시 주석의 방북 소식이 발표되자 청와대는 17일 중국 정부와 사전에 긴밀한 협의를 해왔다고 밝힘으로써 시 주석의 방북 성사를 위해 한국 정부가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개입했다는 것을 암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시 주석의 북한 방문 추진 동향을 예의주시해 왔다면서 “그동안 정부는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의 조기 실현을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언급하며 그 내용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히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는 발언과 관련, 시 주석의 방북이 북한 비핵화의 조기실현이나 혹은 나아가서 종전선언으로 이어지는데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先비핵화’와 ‘先제재완화’를 각각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미국과 북한이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올 구실을 줄 수 있는 카드가 바로 ‘종전선언’이며, 이를 위해 중국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나선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종전선언’이라는 카드에는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 중 하나인 중국을 오히려 설득해야 상황에서 시 주석이 이를 위해 방북한다는 해석은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론 이를 명분으로 중국이 더 큰 실리를 취하려는 목적이 있다면 이는 여전히 가능성으로 남을 수 있다.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입장
 
시 주석의 방북소식에 대한 미 국무부의 반응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의 확인이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17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미국은 파트너 국가 및 동맹국,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의 공동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 시 주석의 방북소식에 북한에 대한 ‘先비핵화’ 방침에 변함없음을 강조한 것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만나 북한 비핵화의 조기실현을 위해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미국이 앞장서고 있는 화웨이 제재와 배척에 세계가 단결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범죄인 인도 법안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 사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의 시선 한 가운데서 중국은 사면초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조력하라는 미국의 주문은 중국으로서는 갈등이 깊어가는 미국과의 관계를 호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동맹국을 비롯한 세계가 FFVD를 위한 공동목표 추구에 흔들림이 없다는 미 국무부의 발언은 당사자인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의 비핵화 의지를 상기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이번 친서로 뭔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중국의 의도에 대한 다양한 해석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할 것이라는 해석과 달리 오히려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18일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G20에서 예정된 미중정상회담을 불과 며칠 앞두고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은 “미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해석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시 주석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비핵화를 앞당긴다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좀더 당당한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미국의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방북을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미국에 과시하려는 극도로 전략적인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북한에 전달함으로써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한 것이다.
 
NYT 역시 17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시 주석 방북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역할론’으로 분석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는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 협상을 리셋(재설정)하자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고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북미관계 리셋 이후의 비핵화 단계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어느 쪽이어도 손해 볼 것 없는 중국
 
시 주석의 방북은 북한의 비핵화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거나 혹은 미국과의 협상에 유리한 카드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모두 해석에 불과할 뿐 중국의 목적이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미국을 위해 중재 역할을 자처하는 것인지, 혹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자국의 동맹국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려는 것인지는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중국으로서는 그 어떤 쪽도 손해 볼 것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중국의 호의적 역할에 기대는 한국 정부의 기대와 희망이다.
 
이달 20~21일 시 주석의 방북에 이어 28~29일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정상회담과 한중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또 G20 정상회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도됐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돌연 결렬됐듯이 국제사회에서는 사소한 변수라도 예측불가능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로서는 기대를 앞세워 속단하기 보다는 냉정하게 판단하고 균형을 지켜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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