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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걸(蘇山)의 우리 땅 간도 대륙

세칭 중원문화의 중심지 정주(鄭州)를 향하다

중국, 정주 사모무정에도 잘못된 역사기록…상(商) 이전 주조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1-04 18:26:49

▲ 이일걸 한국간도학회 회장
하얼빈 흑룡강대학 학술회의 참석과 백두산을 답사한 후, 장춘을 떠나서 7월 31일 오후에 북경 공항에 도착해 버스로 북경시내로 들어왔다. 강남의 소상(瀟湘) 팔경에 나오는 아름다운 강가의 문루를 재현해 놓은 곳 부근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바로 호텔에 숙박했다.
  
이튿날 우리 일행은 만리장성과 명13릉을 답사했다. 이곳은 4년 전 이미 봤던 곳이다. 특히 명13릉의 각 릉은 지하 수십 미터에 조성된 매우 웅장한 형태의 13개 무덤 군이다. 1959년 발굴해 박물관으로 개방한 만력 신종(神宗, 재위 1573~1620)의 지하궁전 무덤은 가히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6년간 조성된 무덤은 매일 3만 명을 동원했으며, 경비로 800만 냥의 은이 소모됐다. 면적은 18만 평방미터이며 전후 길이 87.34미터, 좌우 길이 47.28미터로 지하 현궁의 총 면적은 1195평방미터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큰 규모의 능묘 건축은 경제적 파탄으로 이어져서 외세침입의 원인을 제공했다. 
 
그리고 명·청시기에 황제들이 천제(天祭)를 지냈던 천단(天壇)을 먼저 관광했다. 천단은 제궁(齋宮), 기년전(祈年殿, 땅의 곡신 신에게 풍년을 제사지내는 곡)), 환구단(圜丘壇,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祭天臺)으로 구분해 있으며 규모가 웅장했다. 
 
이 날 흑룡강대학 국제학술세미나에 참석했던 우리 일행들은 저녁식사 후 노래방에서 조촐한 해단식을 겸해 뒷풀이를 했다. 나의 정주·낙양·서안 답사 일정과 8월 10일부터 개최되는 집안의 ‘고구려문화국제학술회의’ 참석 일정을 위해 8월 2일 저녁에는 일행들과 헤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8월 2일에는 고궁박물관과 자금성, 천안문 광장을 둘러봤다. 곤명호와 만수산으로 조성된 이화원(頤和園)을 답사하였는데 만수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1860년 10월 2차 아편전쟁 시에 영국·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이와원을 약탈당하고 파괴한 흔적의 바위들이 만수산에 남아있었다. 
 
아편전쟁의 패배로 인해 맺은 북경조약으로 인해 러시아는 연해주를 차지해 현재의 ‘프리모르스키 크라이’의 ‘우스리스키 크라이’를 설치했다. 당시 러시아는 교전 당사국이 아니었지만 조약을 중재했다는 명목으로 슬그머니 조약체결이 끼어들어 이권을 챙겼다. 비합법적인 조약으로 인해 우리 영토이던 연해주가 러시아령으로 넘어갔던 현장인 셈이다.
 
이화원 안에는 야율초재(耶律楚材)의 동상과 시멘트로 봉분을 덮은 묘가 있었다. 야율초재(耶律楚材)는 거란족 개국황제의 9세 후손으로 금나라의 관리였다가 몽골에 귀순해 징기스칸의 책사로 서역 원정에도 종군했다. 중서령을 15년간 역임해 몽골제국의 건국과 통일 및 경제적 기초를 확립했다. 본래 1244년 55세로 사망한 그의 묘는 곤명호 부근에 묘가 있었는데, 명나라시기에 도굴당한 후 1705년에 이화원으로 옮겼다고 했다.  
  
일행들은 귀국준비를 한 반면 나는 중국 서쪽의 세칭 중원지역인 정주, 낙양, 서안을 답사하기 위해 오후에 정주행 열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북경역 광장으로 갔다. 광장에는 시골에서 상경했거나 귀향하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급행 침대 좌석을 필담으로 예매하였는데 승차권 판매직원이 주판으로 승차요금을 계산하는 것이었다. 승차권 발매에 대한 전산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녁 11시경에 승차하니 침대칸 위층에 20대의 젊은이가 있어 물어보니 북경외국어대학에 중국어를 배우려고 온 서울의 젊은 친구였다. 조금 있으니 건너편 침대에는 40대 후반의 중후한 부인과 20대 여성이 승차하는데 중년 부인은 성도(成都)에 거주하는데 남편을 만나고 간다고 했다. 남편은 중국군의 높은 지위에 있다는 눈치다. 젊은 여성은 낙양의 여행사에 근무한다고 했다. 나의 이야기를 이 젊은 친구가 통역을 해주었다.
 
정주에는 새벽 6시 경에 도착하니 일곱 시간 정도 소요되는 모양이다. 정주 역에 도착해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바로 상(商)나라 성곽인 상성유지(商城遺址)를 답사했다. 3500여 년 전의 상나라 시기의 전기 성곽의 토성으로 7킬로 정도 남아있었다. 1955년에는 진귀한 공예품이, 1974년과 1982년에는 청동기들이 발견되었는데 특히 은허에서 발굴된 사모무정(司母戊鼎)이 가장 큰 솥으로 유명하다. 이곳 정주는 후기에 은허로 천도하기 전까지 상의 중심지였다.
 
중국 기록에는 사모무정은 상나라 시기에 주조됐다고 보나 이것은 큰 오류인 것이다. 중국학자들은 청동기의 주조시기를 약 천년 정도 늦추어 본다. 낙빈기의 금문신고에 의하면 4300여 년 전 우(禹)를 이어 즉위한 백익(伯益) 시기에 주조된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사모무정은 상(商) 이전에 주조된 것으로 봐야 한다.
 
남아있는 토성에 올라보니 높이는 9미터이고 넓이는 20~30미터인데 판축의 형태가 보였다. 토성 안에 석비가 있는 곳에 가니 여성 학예사는 이곳은 도교의 제사 지내는 곳으로 중원의 역대 왕조에서 매우 신성스러운 곳이라고 소개했다. 아마 내가 보기에는 상나라 시기의 제사 지내는 곳인 성황당 터로 보여 진다. 도교는 진(秦)나라 이후 시기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후가 되니 무더워지고 길거리의 남자들은 웃옷을 벗어버리고 활보하고, 리어카  끄는 사람이나 자전거 타는 사람 모두 반바지 차림이다. 우리는 황하의 누른 황색 물을 끌어들여 정수해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부근의 정수지를 방문했다. 하남박물관을 견학하려고 하였지만 문이 닫힌 관계로 견학계획이 수포가 됐다. 박물관 벽보에는 자동차를 세워 강탈 및 살인한 자들의 현상 수배 사진이 20여장 부착해 있어서, 중국 치안의 허술함을 나타내고 있었지만 대수롭게 생각했다.
   
우리는 택시를 대절해 소림사로 향했다. 한 시간 동안 넓은 평원을 우리를 태운 자동차만 달리다 보니 하남박물관의 벽보 사진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윽고 소림사 부근에 다다른 모양이다. 쿵푸 무술학교와 도복을 입은 학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택시 기사 이야기로는 무술학교가 무수히 많다고 한다.
  
소림사 입구에 도착해 방문 기념비들이 즐비한 입구를 지나 “천하제일명찰”이라는 편액도 보인다. 우측에는 “당황소림사비(唐皇少林寺碑)가 보인다. 728년에 세운 비로 당태종 이세민이 소림사의 13명의 화상들과 함께 낙양을 공격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세민의 친필이라는 점에서 유명하다. 사찰 내에는 소림무술을 연마하는 소림사 스님들의 모습을 조각한 곳도 보였으며, 서쪽에는 고승들의 사리를 보관하는 230개의 무수한 전탑들이 소림사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본래 소림사는 서기 496년 북위시기에 세운 사찰로 남천축국에서 온 달마대사가 서기 527년에 선종을 창시한 곳이다. 우리는 소림사 앞에 위치한 숭산(嵩山)을 등산하기로 했다. 숭산은 중국 오악(五岳)인 태산, 화신, 항산, 형산 중의 중악(中岳)으로 72봉이 있으며, 태실산(1494미터)과 소실산(1512미터)으로 나누어진다, 이 숭산을 중악으로 삼은 것은 이곳이 한족(漢族)들이 최초의 활동 지역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 역시 후대에 생겨났음이 틀림이 없다. 
  
우리는 혜가(慧可)를 기념해 지은 이조암(二祖庵)을 지나 한 시간 정도 걸은 후 곤돌라를 타고 해발 3000미터가 넘는 숭산 중턱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기자기한 산세는 보이지 않고 밋밋한 능선만이 보인다. 우리 일행은 하산해 낙양(洛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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