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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의 문학푸드

양준일 신드롬이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

한국 사회가 감춰왔던 부끄러운 자화상 드러내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2-30 11:09:17

▲ 이정일 인문학 칼럼니스트
돈으로 살 수 없는 인성과 예의의 가치
 
훌륭한 인격과 성실함이 명석한 머리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요즘 실감한다. <슈가맨 3>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가수 양준일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 가히 양준일 신드롬이다. 그를 보면서 인성이나 예의가 재산이라는 걸 실감한다. 사실 예의를 지키는 데는 비용이 전혀 들지 않지만 그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살 수 있다는 걸 느낀다.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운다.
 
슈가맨에서 재조명을 하기 전 그는 유튜브에서 탑골 GD로 유명했다고 한다. 방송을 보니 패션이나 댄스, 몸짓이나 노래 그 어디서도 30년 전에 활동했던 가수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금 10대는 가수 양준일이 가진 가치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삶의 모습은 달라도 첫 인상을 보고 다르게 평가하는 일은 드물다. 인터넷 댓글을 보니 그가 견뎌온 지난 30년에 대해 어떻게든 보상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한 방송에서는 양준일이 30년 전에 겪은 삶을 정리해줬다. 무대에서 노래를 할 때면 돌이 날아왔다. 너 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는 것이 싫다며 비자 연장을 거부했다. 아무도 곡을 써주지 않아서 서툴지만 혼자 가사를 만들었다. 그가 싫었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의 청년은 결국 몇 곡의 히트곡과 궁금증만을 남긴 채 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30년 동안 묻혀 지내야 했다.
 
다르다는 것과 틀리다는 것
 
슈가맨 방송이 나간 후 사람들이 그를 다시 소환했다. 사람들이 가수의 고백을 들으며 다들 놀랐고 왠지 모를 미안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30년 동안 무대에 서지 않았음에도 녹슬지 않은 그의 감성, 깨끗한 인상, 겸손한 태도,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그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낼수록 한국 사회가 감춰왔던 부끄러운 자화상이 드러났다. 다르다는 것을 틀리다고 여긴 과거의 모습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엔 검열이 있었다. 신문도 검열했고 영화나 노래도 검열했다. 마음껏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지 못했다. 히잡을 다룬 글에서 한 연구자는 히잡은 단지 몸만을 가린 것이 아니라 마음마저 가린다고 쓴 적이 있다. 그것이 자기 검열이다. 제재를 받다 보면 자기 스스로 자신을 제재하게 된다. 그 시절엔 정해놓은 기준에 벗어나는 것은 다 제재를 받았다.
 
양준일 신드롬을 지켜보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그런 사회를 우리는 반드시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정치나 연예 관련 소식을 듣다 보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향한 삿대질 하거나 악플을 다는 모습을 본다. 지금도 한국사회는 다름을 인정해 주는데 인색하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나이, 성별, 외모, 옷차림, 재산 등으로 편견을 갖고 편 가르기를 한다. 어쩌면 지금 어디선가 또 다른 양준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소금 같은 사람
 
바른 언어생활을 저해한다고, 춤이 퇴폐적이라고 미워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는 세상의 소금 같은 사람이었다. 대중이 양준일에 열광하는 것은 양준일이 겪은 아픔에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사회는 틀이 존재하는 사회다. 누군가가 혹은 사회가 일정한 틀을 만들고 그 틀을 벗어난 생각이나 행동을 하면 비난하거나 왕따를 시킨다. 어떤 이유에서건 제2의 양준일을 양산해선 안 된다.
 
2012년 개봉한 영화 <슈가맨(Searching for Sugar Man)> 속 인물이 한국에도 있었을 줄 누가 알았을까. 네티즌들에게 양준일 소환은 2019년을 기억하게 하는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아트 같은 그의 언행을 보면서 위로를 받은 한 해이기 때문이다. 지나온 세월이 힘들었을 텐데 그는 사회 탓으로 혹은 남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편견을 버리는 데 힘썼다. 그의 인터뷰는 인상적이다. 50대에도 해맑음을 유지한 양준일씨를 위해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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