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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가장 먼저 예의주시되는 영역은 ‘주택 취득 자금’이다. 최근 10·15 대책 이후 국세청이 자금조달계획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면서, 집을 사는 과정 자체가 곧바로 행정 레이더에 포착되는 시대가 됐다. “내 돈으로 샀는데 왜 증빙을 요구하느냐”는 불만도 많지만, 편법 증여를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실무 상담을 하다 보면, 사전에 몇 가지만 챙겨도 불필요한 조사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단 점을 알게 된다.
자금조달계획서 누구에게 필요한가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30일 이내에 자금조달계획서를 관할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특히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는 거래금액과 무관하게 의무 제출이다. 서울은 지난해 10월16일부터 전 지역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비규제지역이라도 취득가액이 6억 원을 넘으면 신고해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출처별 증빙’이다. 본인 예금은 잔고증명서, 증여는 증여세 신고서와 납부영수증, 대출은 대출증명서가 필수다. 국세청은 과거 월 단위로 수집하던 자료를 이제 거래 직후 곧바로 입수해 분석한다. 이 단계에서 이상 거래가 확인되면 즉시 ‘증여 의심’이란 경고등이 켜진다.
어떤 패턴이 세무조사를 촉발하는가
국세청이 매년 실시하는 부동산 거래 관련 조사는 3천~4천 건 수준이며, 이 중 약 10%가 자금출처 조사다. 특히 거래량이 많고 고가 주택 비중이 높은 서울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포착되는 문제 유형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소득이나 자산 수준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인 고가 주택 구매. 예컨대, 무직 20대가 20억 원대 아파트를 매수하는 식이다.
둘째, 증빙 없이 ‘가족 간 차용’ 형태만 남발하는 경우.
셋째, 법인 자금 또는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한 우회 지원.
넷째, 부담부증여를 해놓고 실제로는 부모가 대출을 대신 갚는 경우다. 특히 부모가 자녀 명의 대출의 이자를 대신 납부하는 행위는 실무에서 거의 대부분 ‘사실상 증여’로 판단된다. 국세청도 최근 “개인 간 채무를 가장한 증여가 늘고 있다”며 집중 점검을 예고한 바 있다.
‘증여 추정 배제 기준’의 정확한 이해
상속·증여세법에는 납세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증여추정 배제 기준’이 존재한다. 미입증 금액이 취득가액의 20% 또는 2억 원 중 작은 금액 미만이면 증여로 추정하지 않는다는 규정이다.
세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실무 전략
주택 취득을 계획한다면 최소 3~5년치의 소득·지출 흐름을 정리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통장 내역, 급여명세서, 카드 사용 기록 등을 종합해 ‘돈의 이동 경로’를 명확히 해두면 이후 국세청 질의 시 대응력이 크게 높아진다.
증여를 받았다면 신고와 납부 영수증 보관은 필수다. 미신고 증여는 최대 40%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또한 대출은 반드시 본인 명의로 진행해야 하며, 부모가 대신 상환하는 방식의 ‘대납’은 어떤 형식으로 포장해도 실질 증여로 판단된다.
고가 주택(30억 이상), 재건축·재개발, 미성년자 또는 젊은 연령층의 거래는 국세청이 우선적으로 들여다보는 분야다. 이 경우 사전에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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