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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취지 무색한 산재재심위 부실 심의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이지영기자(jy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1-09 17: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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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영기자(산업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이하·산재재심사위원회)가 부실 심의 논란에 휩싸였다.
 
산재재심사위원회는 산재보험 급여에 관련한 근로복지공단의 심사 결정에 불복해 제기된 재심사청구에 대하여 심리·재결하는 특별행정심판기관이다. 하지만 산재재심사위원회는 재심사를 거친 행정 소송의 패소율이 그렇지 않은 사건보다 월등히 높아 부실하게 운영된 현실이 드러났다.
 
산재재재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재심사 미경유 패소율은 △2016년(10.5%) △2017년(9.6%)△2018년(11.8%)를 기록했다. 재심사 경유 패소율의 경우 △2016년 (11.9%)△2017년 (14.9%)△2018년 (21.8%)로 집계됐다.
 
이러한 원인은 산재재심사위원회의 심리회의의 안건 수가 지나치게 많고 증거조사가 빈약한데 있었다. 산재재심사위원회의 청구 사건 수는 2016년 3405건에서 지난해 10월의 경우 4316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회의 당 안건 수가 2016년 32.6건에서 2019년 39.7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1건당 심의 시간이 5분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특히 201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만2000여건의 심의 중 현장조사 등 증거조사 사건 수는 1% 미만에 그쳤다. 최근 4년간 현장조사는 단 2건(0.01%)으로 집계됐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사업주 증거자료 제출 요청한 경우는 95건(0.8%)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산재재심사위원회 일부 위원의 경우 도장을 보관한 채 심리회의를 이석하는 관행이 발견되는 등 회의의 신뢰성마저 훼손됐다.
 
이처럼 산재재심사위원회가 노동자의 업무상 재해 여부 확인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함에도 증거조사, 심리회의 등을 소홀히 했다. 이 때문에 근로자들 대다수는 스스로 재해를 입증해야 했다. 또 재해가 입증되지 않으면 행정소송 절차를 밟아 사회적 비용을 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2020년 산재재심사위원회 제도 운영 개선 계획’을 통해 심리회의 내실화와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3주 7회 개최됐던 심리회의를 8회 이상 개최해 부실심의를 방지한다. 또 참석 위원의 이석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심리회의 결과 보고 시 이석 현황도 적시해 위원 재위촉시 반영할 예정이다. 더불어 현장 증거조사 등을 강화하기 위해 공문을 통해 신청을 안내하고 심사관 대상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같은 고용노동부의 개선안은 국정감사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만약 개선안이 제대로 이행될 경우 심리회의에 상정되는 재심사위 안건 수가 약 40건에서 30건 내외로 크게 조정돼 심도깊은 논의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산재재심사위원회는 근로자의 안전을 대변해 실효성 있게 운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근로자는 산재사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결국 고용노동부가 산재재심사위원회의 부실심의 논란에 뒤늦게 제도개선을 나섰다. 산재재심사위원회는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지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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