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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신뢰없는 백신정책, 국민 우울만 부른다

우울증 앓는 국민, 3년 새 2배…기약없는 백신확보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5-01 10:36:50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린도 전서 1 : 18>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봄기운이 완연한 5월의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통 활력이 생기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관계가 차단된 지 벌써 1년을 훌쩍 넘기면서 많은 국민이 우울증상을 보이는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년간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1000만명을 넘었고 3년전보다 2배로 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국민건강 보험 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로 인한 외부 활동의 제한과 사회적 고립으로 외로움을 느끼며 심지어는 가정불화까지 발생하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고립은 우울, 분노,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유발시킨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은 이런 증상을 더욱 심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많은 사람들이 우울을 넘어 무기력과 의욕 상실은 물론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좌절감과 허무감에 빠지는 ‘소진 증후군’ 증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LH투기 사건, 내로남불, 평등과 공정의 가치 상실 등으로 인해 민심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듯 하다.
 
12조원의 상속세와 그동안 소장했던 미술품 기증하며 ‘사람이 먼저다’를 실천하고 떠난 고(故)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전 재산 800만원을 남기며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청빈한 삶을 몸소 실천한 고(故) 정진석 추기경, 이분들이 세상을 떠나셨다. 이런 고인들과 함께 살았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세상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난국에 “코로나로 고생하시는 국민의 고통을 생각하며 얼마 남지 않는 제 임기동안의 급여 전액을 기부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전액이 아니더라도 급여 10%만이라도 기부하겠다고 한다면 국보급 대통령으로 존경을 받을 것이다. 또 열성지지파인 문빠들에게 “내 무덤에 침을 뱉어도 좋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며 비서들이 적어준 A4용지 찢어 버리면 안 될까.
 
기왕에 말이 났으니 한 마디 더 붙인다면 사법부 하나회인 우리연구회 해체하고 피의자 검찰총장 인사 포기하고 피의자 신분인 대법원장, 법무부장관, 차관 해임시키고 전직 대통령을 넓은 마음으로 조건 없이 사면하고 적폐청산 명목으로 하는 정치보복 중단하면 “문 대통령 많이 달라졌네”라며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감동 주는 대통령으로 퇴임 후 양산으로 갈 때 박수 받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대통령이 솔선수범을 보이면 국무위원들과 국회의원들 그리고 공무원들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아울러 5·18, 4·19 유가족 대하듯 차별 없이 천안함, 연평해전 유가족에게도 관심을 갖고 그들의 슬픔과 아픔을 공감하며 돕는 일을 하겠다고 말하는 대통령, 추도행사장에서 자식을 나라에 받친 유가족들을 부둥켜안는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디까지나 필자의 희망일 수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문 대통령을 비롯, 청와대와 집권여당, ‘내 사람이 먼저’, ‘내 편이 먼저’ 가 아닌 ‘국민이 먼저’라고 한다면 문 대통령의 말대로 ‘사람이 먼저’가 되는 밝은 세상이 도래되겠지만 단지 꿈에 불과할 것이라는 사실이 안타깝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한국 국민의 백신 접종률은 4.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회원국 가운데 35위로 거의 꼴찌다. 전 세계 순위로는 70위권 밖이고 2차 접종까지 마친 접종완료율(0.2%) 순위(100위권)는 훨씬 더 떨어진다. 국민 95%가 백신 구경도 못했다.
 
이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 터져 나온 문 대통령의 백신 관련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할 정도로 놀라웠다. 문 대통령은 엊그제 청와대 회의에서 “(국제사회가)국경 봉쇄와 백신 수출 통제, 사재기 등으로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며 ‘백신 개발국의 자국 우선주의’ 와 ‘강대국들의 백신 사재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누가 들어도 섬뜩했다. 현재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백신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유럽연합이란 점에서 향후 외교적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앞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백신 기부와 같은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한 문 대통령의 보아오 포럼 연설과는 너무나도 대조를 이룬다.
 
게다가 중국도 최근 미국의 자국민 우선 백신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이 유사한 메시지를 발신한 꼴이 돼 버렸다. 미국을 비판하면서 중국을 치켜세우는 자세가 또 한 번 드러난 것이다.
 
감정을 드러내는 이런 발언은 현실을 타개하는데에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매우 부적절하고 국민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다. 엊그제 발표된 전국경제연합회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얻어내야 할 가장 중요한 성과로 ‘백신 스와프’(31.2%)를 꼽았다.
 
얼마 전 미국을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화이자 백신 추가 확보에 성공한 사례를 감안하면 우리 국민들이 이런 기대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실제로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미국과 외교경로를 통해 백신 스와프를 논의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에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지난해 말 문 대통령이 모더나의 방셀 최고경영자와 통화해 확보됐다던 ‘5월 2000만명분’은 기약조차 없다. 홍남기 총리대행이 “하반기에 들어온다”고 말했지만 현재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미국 3차 접종으로 백신 구하기가 더욱 더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모더나 백신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이미 36개국에서 접종 중이다. 단지 우리가 미처 구하지 못했을 뿐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을 ‘굼벵이’로 빗댔다. 대통령이 시급한 상황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숨기는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 암튼 몰라도 문제, 숨겨도 문제다.
 
미국은 29일(현지시간)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에 1억달러 규모의 백신 관련 지원품을 보냈다. 또 28일에는 여유분의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 6000만회분을 외국(해외)에 지원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 어느 나라가 자국을 비판하는 나라를 돕고 혜택을 베풀겠는가. 결과적으로 미국이 백신을 외국에 나눠주겠다고 공식 발표하기 12시간 전에 문 대통령이 백신을 쥐고 놓지 않는다는 불만으로 미국을 저격한 모양새가 돼 버렸다.
 
문 대통령의 발언 수위를 보면 백악관의 백신 배포 계획 발표가 임박했다는 동향 자체를 우리 정부가 사전에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주위 참모들도 그렇고 참 한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초기 방역의 긍정적 성과와는 달리 백신 확보에는 늑장을 부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백신확보 물량과 도입시기가 발표 때마다 자주 달라지고 정확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등 의구심이 커지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과 함께 신뢰도가 낮아졌다. 특히 여러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민에게 많은 혼란과 우울증에 시달리게 했다.
 
문재인 정부가 초기 ‘K-방역’의 성과를 내세워 많은 정치적인 이득을 얻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지율도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불만과 함께 지지율도 엄청 떨어졌다. 또 거리두기나 인원제한은 아무 효과도 없는 데 통제를 한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청와대 퇴직직원과의 공동식사에 대해서도 공정하지 않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이지만 지난해 백신을 놓친 과정을 추궁해야 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 정세균 전 총리의 말을 종합해보면 백신은 있었는데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K방역을 너무 과신했고 백신을 비싸게 샀다가 문제될까 망설이며 구매를 주저했다는 말도 들린다.
 
정부는 1~4차 재난지원금 51조원을 뿌렸다. 가덕도 신공항은 28조원 이상 들어간다. 이런데서 아끼고 값을 두세 배 쳐주더라도 당연히 백신을 확보했어야 했다. 지도자 누군가가 “내가 책임질 테니 가격 따지지 말고 무조건 확보하라”고 했었다면 오늘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리더십 공백과 무지에서 나온 오판, 보신주의가 빚은 혼란이 아닐 수 없다. TF회의록이 남아있으니 철저하게 조사,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백신을 정치화해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지 말라”고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불확실한 게 너무 많다.
 
백신 걱정하면 ‘가짜뉴스’ ‘소모적 논쟁’이라고 역정만 냈지 접종률 100위권 현실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국민에게 아직 사과하지 않았다. 늦었지만 문 정권 남은 임기 1년 동안 백신접종과 경제 살리기를 국정의 최우선 순위로 세우고 장단기 전략을 세워야할 것이다. 백신외교마저 실패한다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한없이 추락할 것이 강 건너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서 4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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