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스카이데일리 칼럼

도를 넘은 중국, 악마를 보았다

박선옥기자(sobahk@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5-07 00:02:55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박선옥 부장 (국제부)
 ‘중국의 점화, 인도의 점화.’ 나란히 게시된 두 사진에 달린 설명이 이보다 더 잔인할 수는 없었다. 이달 1일 중국 공산당 최고 사법 권력기구인 중앙정치법무위원회(정법위) 공식 웨이보 계정에 게시된 사진에 대한 이야기이다. 게시된 사진은 중국의 우주선 발사 장면과, 인도에서 코로나 사망자 시신을 화장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최근 인도는 급격한 코로나 확산 추세로 인해 사실상 의료 및 장례 시스템이 붕괴된 지경에 다다랐다. 하루 확진자가 40만명까지 치솟고, 사망자는 3000여명에 달한다. 사람들은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한 채 목숨을 잃어갔으며, 화장장에서는 사망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어 공터 등을 임시 화장터로 만들며 죽은 이들을 떠나보내고 있다.
 
어떤 말로도 담아낼 수 없는 인도의 이 같은 비극을 중국 정법위는 자국의 성과를 자랑하기 위한 비교군으로 삼았다. 중국은 지난달 29일 독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기 위하여 핵심 모듈인 ‘텐허’를 쏘아 올렸는데, 성공적인 발사를 축하하며 자국 우주 과학 기술의 성과를 자축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게시글에는 ‘인도의 일일 확진자가 40만명을 넘어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인도의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타국의 아픔을 조롱하는 것이 자국의 국격을 드높이는 방법이라 착각한 것이었을까. 그 저의가 무엇이든, 웨이보에 나란히 놓인 두 개의 사진은 그저 참혹하고 저열하게만 느껴진다. 게시글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문제의 이미지는 다음 날 삭제됐다.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정법위의 게시물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비인도적인 처사라고 지적하였으며, 중국 환구시보 편집장 후시진도 “휴머니즘의 깃발을 들고 인도에 동정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정법위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중국 내 애국주의자들은 중국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후시진 편집장을 비판하고 정법위를 옹호하고 나섰다. 애국주의적 발언을 해 왔던 인물인 푸단대 션이 국제정치학과 교수 역시 “중국에 인도주의, 운명공동체에 대한 인식은 있어야 하지만, 인도에 대한 우리의 입장도 있어야한다. 정법위의 글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최근 중국과 인도가 국경에서 잦은 다툼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인간적 공감의 무능력을 드러낸 발언이다.
 
독일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무능력이 악이다’라고 했다. 중국 정법위가 올린 게시물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의 부재가 만든 감수성 상실의 산물이다. 한나 아렌트였다면 이 같은 처사를 악마적이라 비판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법위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중국의 일부 애국주의 누리꾼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유태인들을 잔인하게 학살하였던 평범한 독일 관료 아이히만의 모습과도 닮아 있지 않은가.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는 공감의 무능은 곧 생각의 결여가 된다. 그리고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이름으로 공감의 무능력이 행동으로 옮겨졌을 때 아이히만과 같은 잔혹한 결과를 낳게 됨을 지적한 바 있다.
 
공감 능력의 부재는 자기중심주의와 우월주의와도 맞닿아 있다. 자기를 중심으로 타자를 배제하며 상대를 나와 다른 존재로 인식하려 하기 때문이다. 허나 우리 인간은 모두 삶과 죽음의 문제 앞에서 겸허해질 수밖에 없는 동일한 존재다. 그러니 코로나라는 재난 상황 앞에서 중국과 인도는 서로 다른 국가이기 이전에 같은 인간 존재일 뿐이다. 더군다나 중국은 이 비극의 근원지로서 더욱 고개 숙여 위로를 건네야 하지 않겠는가.
 
전 세계인이 중국의 웨이보 게시글에 분노한 것은 우리 대부분에게 아직 인류애라는 것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개인 대 개인도 그럴진대, 하물며 국가 대 국가는 더욱 인류애의 가치를 무겁게 여겨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중국 정부의 ‘선 넘는’ 게시글에 우리는 실망하고 또 분노한다.
 
중국 정부가 착각하고 있는 바가 있는 듯 하니 바로잡아 주겠다. ‘국격’ 이라는 것은 로켓 발사의 성공 여부가 아니라, 국가가 얼마나 ‘인간답게’ 사고하고 행동하는지에 따라 만들어진다. 유감스럽게도, 중국 정부의 국격은 로켓 발사와 함께 저 멀리 우주로 사라져 버린 듯 하다.
 

  • 좋아요
    4

  • 감동이예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혜교와 열애 중이라고 밝혀 화제가된 배우 '현빈'이 사는 동네의 명사들
고성현
한양대학교 음악대 성악과
이상석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 조경학과
현빈(김태평)
VAST엔터테인먼트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을 수 있는 ‘픽시’가 되겠어요”
올해 2월 데뷔, 신인답지 않은 실력 뽐내

미세먼지 (2021-06-21 18:3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