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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의 시사&이슈

데이터 국가 독점은 빅브라더 감시 사회로 가는 길

중국 공산당, 데이터 보안법 제정…민간 기업 데이터 탈취하려는 의도

일당 독재 지배 체제 굳히려는 목적…사실상 전 인민 감시 체제 구축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7-15 09:46:11

▲ 최재기 공화주의 칼럼니스트
공산주의 체제에서 데이터 기업은 불가능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6일 급락했다.…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이 대표적이다. 중국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지난 4일 디디추싱 애플리케이션을 중국의 모든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개인 정보의 수집·사용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2일에는 디디추싱을 국가 안보 관련 혐의로 심사하겠다고 밝혔다.”(조선일보, 2021.7.8.)
 
구글·우버·아마존 등은 데이터 기업이다. 개인의 선호와 욕구를 반영한 풍부한 데이터(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해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다. 개인은 이들 기업이 제시한 앱이나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이후 게임이나 검색, 거래 등을 할 때마다 데이터를 남긴다. 데이터는 점점 더 풍부해지고, 그 데이터를 적은 비용으로 잘 가공해 거래 당사자의 수요에 잘 맞출수록 데이터 기업의 수익이 커진다. 시장에는 개인들의 새로운 선호와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시민의 자유는 풍부해지고 삶의 질은 향상된다.
 
중국의 집산주의 기업들은 개혁 개방 이후 1990년대까지는 미국 증시에 우회 상장하는 방법으로 자본을 조달하고 국제적 신용을 얻어 세계 시장에 접근했다. 그러다가 2000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중국에 데이터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이 기업들은 미국 증시에 직상장해 미국의 자본과 기술을 발판 삼아 고속 성장을 이뤘다.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를 필두로 중국판 메신저 텐센트,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의 데이터 기업들이 등장했다.
 
“중국의 WTO 가입은 단순히 우리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는 데 동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가장 소중한 가치 중 하나인 ‘경제적 자유’를 수입하는 데 동의한 것입니다. 개인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힘을 가지면 더 큰 발언권을 요구할 것이고 중국은 인터넷 발전과 맞물려 미국처럼 민주주의 국가로 변화할 것입니다.”(조선일보, 2021.7.9.)
 
2000년 중국을 WTO 회원국에 가입시키면서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의회에서 한 말이다. 중국은 사유 재산권을 부정한다. 중국 기업 역시 기업의 소유·지배구조 및 기업, 정치권력과의 관계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의 기업들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럼에도 미국은 중국의 집산주의 기업을 세계 시장에서 거래의 주체로 보증해줬다.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레 중국 인민들의 ‘경제적 자유’가 증대될 것이고, 그러면 중국도 미국처럼 민주주의 국가로 변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공산주의의 원리와 중국 공산당의 독점 권력욕을 이해하지 못한 순진한 발상이었다. 공화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스스로 허문 거대한 착각이다.
 
중국은 지난달 중국 기업이 외국에 데이터를 제출하려면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데이터 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중국 정권은 중국의 데이터 기업이 시장에서 수집한 인민들의 데이터를 노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인민들의 개인 정보 보호를 거론했으나 실상은 데이터 기업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당과 정부에 제공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얼마 전 알리바바 산하 소매 금융 전문 자회사 앤트그룹의 상장을 막은 것도 근본적으로는 알리바바가 보유한 데이터를 뺏기 위한 의도라고 본다.
 
중국 공산당 정권은 왜 데이터 기업들이 수집한 인민들의 데이터에 욕심을 부릴까. 리서치 업체 플레넘차이나의 펑추청은 “당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불필요한 정치적 야망을 키우는 것을 원치 않으며 당의 정책에 일관되게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윌머헤일의 레스터 로스 파트너는 “빅테크의 기술 혁신과 데이터에 대한 고도의 통제력은 당의 지배력과 국영 기업에 위협이 된다”며 “공산당은 민영 기업이나 사업가가 당의 핵심 가치에 도전할 수 있는 독립적 세력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했다.
 
공산당 일당 독재 지배 체제를 영원히 지키기 위한 목적 때문이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2013년 집권하자마자 ‘당이 모든 것을 영도(領導)한다’는 마오쩌둥(毛澤東)의 구호를 부활시켰고, 중국 사회 모든 영역에서 당의 통치가 강화됐다. 2018년부터는 민간 기업이라도 당 세포 조직을 구성하지 않으면 증시에 상장할 수 없도록 했다.
 
‘정치는 공산주의, 경제는 시장경제’라는 체제는 있을 수 없다. 공산당의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를 인정한 채 중국을 WTO에 가입시킨 것은 공화주의 세력들의 대실책이었다. 중국 데이터 기업에 기술과 자본을 제공해 중국 정권이 ‘빅브라더(big brother)’식의 전 인민 감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은 결과적으로 미국(기업)이 중국 공산당의 거대한 인권 침해에 협조한 셈이다.
 
자유는 삶의 근본적 이유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지 않는다면 그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주면 주는 대로 먹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자유 없는 삶은 영혼이 없는 짐승의 삶일 뿐이다. 인민들 삶의 모든 영역을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전체주의자들은 인민에게 자유를 인정해줄 수 없다. 그래서 공산당은 시민들의 자유를 보호하는 정체(政體)인 공화정 국가를 타도하려고 한다.
 
아시아 한자 문화권 공산당들은 유난히 ‘민주주의’라는 말을 좋아한다. 중국과 북한의 공산정권들과 과거 동남아 공산국가들도 민주주의라는 한자어를 많이 썼다. 영어 ‘democracy’는 ‘민중 통치’나 ‘다수정’이라 번역해야 옳다. 그러나 한자어 번역어 민주주의는 ‘백성이 주인인 이념’이라는 의미이기에 인민들을 속여 권력을 가로채는데 이용하기 좋은 용어다.
 
공산주의자들은 ‘민주주의’를 ‘다수결(majority decision)’이라고 강변한다. 그들은 비밀조직인 공산당원들과 외곽조직 성원들을 인민들 속에 숨겨두고 공론 형성 과정에서 공산당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조작하거나 ‘표를 세는 사람’들에게 절대 권한을 부여해 인민들의 투표수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다수는 조작할 수 있고 또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현 주사파 집권세력들이 헌법의 ‘자유 민주주의’라는 용어에서 ‘자유’를 삭제하자고 주장한 것도 아시아권 공산주의자들과 비슷한 발상이다. 1980~90년대 배출돼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주사파들을 동원하면 국민의 공론 형성 과정에서 주사파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작해낼 수 있고, 선관위와 사법부만 장악하면 투표 수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조작하기 어려운 개념인 자유를 빼고 오직 민주주의만 강조해 권력을 지키자는 속내임이 아닐 수 없다. 
 
현대 디지털 시대에 인민들 속에서 다수를 조작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데이터다. 만약 국가 권력기관을 동원해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인민들은 자신들의 진정한 선호와 욕구를 드러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은 민간 기업 알리바바나 디디추싱이 수집한 진정한 데이터를 뺏으려 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이들 기업을 압박하면서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가 눈길을 끈다. 지난달 통과시킨 데이터 보안법에 따른 ‘개인 정보의 수집·사용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것이다. 자유가 없는 전체주의 국가 인민들에게는 보호받는 개인 정보가 없다. 개인 정보 핑계는 공산당이 공화주의 국가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선동용 주장에 불과하다. 
 
공산당 독재 권력의 또 다른 위장막 ‘민족’
 
이달 1일 시진핑 주석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연설을 했다. 이 연설에서 시진핑은 ‘민족 부흥’에 대해서는 수십 차례 말하면서도 중국 인민의 ‘자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중국의 성공은 당에 달려 있다.…당은 역사와 인민들에 의해 선택됐다. 당의 지도부는 사회주의의 특징과 중국적 특징을 정의하는 것으로 이 체제의 가장 큰 강점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와 당 전체에 대한 총서기의 핵심적 위치를 지키고 당 중앙위원회의 권위와 중앙집권적이고 통합된 지도력을 지켜야 한다. 국가의 가장 근본적인 이익을 염두에 두고 우리는 견고하고 민주적이고 법에 기초한 통치를 수행할 수 있는 당의 역량을 강화하고, 모든 방면에서 당이 전반적인 지도력을 제공하고 당의 조정 노력이 핵심 역할을 발휘하도록 보장해야 한다.”(NIKEI Asia, 2021.7.1.)
 
중국 인민이 언제 공산당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공산당은 위로부터 인민들에게 부과된 권력기관이었지 인민들의 숙의를 거쳐 얻어지는 일반 의지에 의해 선택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래서 당과 당 중앙은 인민들의 정치적 자유를 박탈하고 인민들에게는 정치적 선택지가 공산당뿐이라고 끊임없이 세뇌시키면서도 무조건적 충성을 요구한다.
 
완벽한 일당 독재를 위해서는 인민들 개개인의 선호와 욕구를 파악해야 한다. 바로 그런 데이터를 중국의 민간 기업들로부터 탈취하려는 것이 소위 데이터 보안법의 제정 취지다. 21세기 들어 전체주의 중국에 빅브라더식 독재 체제의 기초 기술과 자금을 공화주의 진영, 특히 미국 기업들이 제공했다는 사실은 현대 문명사의 참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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