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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정녕 ‘변함없는’ 사람입니까
김찬주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7-30 00:02:35
▲ 김찬주 정치사회부 기자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기자의 질문이다. 그러니 부탁한다. 독자는 자신을 돌아보고, 기자는 독자의 질문을 고심하려 한다. 미약한 글에 명쾌한 답을 줄 수 있는 국민이 있다면 질타든 비난이든 달게 받을 각오가 돼 있다는 점 밝힌다.
 
“나는 우리 국민이 너무 멍청해서 무섭다. 국민 다수가 정상적인 지력이라면 도저히 벌어질 수 없는 일들이 이 나라에선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100km 북쪽 사회의 모습이 이 땅에서도 재현될 날이 머지않았다.”
 
26일 차명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한편으론 건방지고, 직설적이다 못해 내리 꽂는 듯한 발언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차 전 의원의 직격을 맞은 누리꾼들은 ‘반박을 할 수 없는 작금의 현실에 매우 슬프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누리꾼 A씨는 “반박을 할 수 없는 현실에 너무 슬프다. 백번 맞는 말이다. 정치인들만 욕하지 말고, 함량미달의 정치인을 선택하는 국민들 스스로를 돌아봐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말은 좀 험하지만 지극히 공감한다. 결국 국민은 자기들이 만든 잘못된 권력에 지배당하고 아무 말도 못하게 된다”고 했다.
 
B씨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도 애당초 촛불이나 세월호를 잘못 판단한 국민이 만들어준 권력이다”라며 “(본인도) 2017년 초반, 촛불에 눈이 멀어 투표권을 행사했지만 이제야 이 권력의 잘못된 정책을 알았고, 비판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당시 자신의 결정을 자성하는 목소리를 냈다. 자의적 변화인지, 타의적 변화인지 알 순 없다.
 
다시 언급 하지만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기자의 질문이다. 그러니 부탁한다. 자신을 돌아보자. 우선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이명박정부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광우병 파동 사태를 돌아보자. 2008년 ‘미국 수입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 ‘사람이 미쳐 좀비가 된다’는 등의 ‘소문’이 팽배했다. 이를 믿은 국민은 촛불을 들고 나왔다. “미국 쇠고기, FTA는 국민을 살인하는 외교”라면서.
 
13년이 흐른 지금은 어떤가. 대형마트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한우보다 더 선호되는 상품이 됐다. 미국이 좋아서가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가 한우의 ‘대체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경제학적 용어로 대체재를 일컬을 땐 대표적 예시로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언급하지만 굳이 비싼 한우를 먹을 바에야 같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겠다는 ‘합리적 선택’이 시작된 것이다. 합리와 선택이 맞물렸을 땐 ‘이성’이 발휘된다.
 
가슴 아팠던 세월호 ‘사고’도 돌아보자. 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304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대형 ‘참사’인 이 사고는 ‘사건’이라 불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당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세월호 침몰 당시 엉뚱한 교신으로 인한 초기 대응시간 지연,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 등이 거론된다.
 
이에 더해 ‘해경의 소극적 구조’와 ‘정부의 뒷북 대처’ 등 총체적 부실로 최악의 인재(人災)로 이어졌다고 온라인 포털 사전엔 기록돼 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서 보톡스를 맞았다거나 수십 개의 머리핀을 꽂느라 대처가 늦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누가 확인했고, 누가 증명했는지 명쾌히 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제 묻고 싶다. 그리고 듣고 싶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뇌가 뚫린 사람’ ‘좀비가 된 사람’ 누구인가. 당신은 그 이후 지금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한 번도 먹지 않았는가, 만약 먹었다면 ‘왜’ 먹었는가.
 
우리는 어떤 사건이나 사안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정보와 시각이 추가되면서 그에 대한 판단에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세월호 사고 당시 눈물을 흘렸고 분노를 했던 사람, 그리고 아직까지 ‘세월호는 박근혜의 책임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그 사람. 그에게 묻고 싶다, 그리고 듣고 싶다. 당신은 지금까지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그래서 여전히 사고와 판단력이 한자리에 머물러 있진 않은지.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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