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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비온드더바운드리

“진영·이념 갈등 넘어 통일 미래세대 키우고 있죠”

남북 청년 중심 통일리더 육성 비영리단체

기사입력 2021-09-17 08:05:03

 
▲ 민간단체 ‘비더비’는 남북청년들을 한국사회의 리더로 성장시켜 미래 통일문제 해결의 주역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국방부와 함께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계속적으로 해오며 청소년들에게 나라사랑과 평화의 소중함을 교육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최형석 연구원, 이영석 사무국장, 이현일 상임이사. [사진=박미나 기자]
 
“6·25전쟁의 참혹함이 남아있는 전투 현장을 보며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어요이 분들이 젊음과 목숨을 바쳐 대한민국을 지킨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역사를 다시 돌아보는 순간이었어요특히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캠프에 참가하며 느낀 것 중 하나가 평화를 지켜가기 위해 우리가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이 시대 청년으로서 사명감을 지녀야 한다고 각오했죠.”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가을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 9월 초 어느 날스카이데일리는 충정로역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NGO단체인 ‘BEYOND THE BOUNDARY(비더비)를 찾았다비더비의 운영진인 이현일 상임이사(68), 이영석 사무국장(40), 최형석 연구원(32)이 반갑게 기자일행을 맞았다.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은 바로 통일뿐 
 
‘BEYOND THE BOUNDARY’, 즉 경계(한계)를 넘어서’라는 단체의 이름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활동과 목표가 어렴풋이 짐작이 됐지만 우선 단체 소개를 부탁했다. 비더비의 창립멤버이자 대표인 이 상임이사가 단체의 활동과 이름에 담긴 의미 등을 설명해 줬다. 
 
비더비는 좌우 진영의 갈등과 정치적 갈등이념의 갈등을 넘어 통일한반도의 미래 역군을 키워가기 위해 청년리더십 교육과 역사교육봉사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비영리단체죠이름에도 바로 남북문제에 대한 토론을 하더라도 북한 문제만 다루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아닌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는 좌우 진영이 함께 모여 다각도로 생각해 보고 해결책을 찾는다는 의미가 들어있어요.
 
이 상임이사는 30년 넘게 국내 대기업에서 회사생활을 하다 정년퇴직했다인생의 2막을 준비하다 미래세대는 어떻게든 통일문제가 주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판단하에 남북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일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통일교육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고 밝혔다.
 
과거 한국 사회가 약진하던 분위기일 때 젊음을 보냈던 그는 침체돼 가는 사회 분위기와 멀어져만 가는 통일문제가 항상 마음에 걸림돌로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 어느 세대보다도 통일에 많이 이바지할 미래세대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열정을 품고 준비를 시작한 지도 10년이 다 돼 간다당시 그는 북한대학원에서 북한학을 전공하며 앞으로의 인생을 통일문제 해결을 위한 일에 몰두할 생각을 가졌다고 전했다. 
 
▲ 민간단체 비더비는 2019년 11월, 사회운동가, 통일운동가들이 힘을 합쳐 통일미래세대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다. 최근 청년들의 역사교육을 위해 외부 강사진 섭외와 함께 온라인 강연 등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최형석 연구원, 이영석 사무국장, 이현일 상임이사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활동계획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제가 북한대학원에 다닌 이유는 이 나라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이 어디에 있겠냐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통일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통일을 생각하니 남북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또 북한이 관련돼 있고, 그래서 북한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방법도 다양하니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까 생각해봤죠.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직감하고, 청년들을 위한 멘토링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그것도 남한청년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사선을 넘어 탈북한 청년들을 멘토링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 하고 있죠.”
 
이 상임이사는 비더비를 설립하기에 앞서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에서 자원봉사자로 시작해서 북한에 대한 이해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후 미래 통일청년들을 키워내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이 단체를 2019년 설립하게 된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들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더비 목표인 사회의 통합은 멀어져만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가는 곳마다 편가르기인 것 같아요. 합치기보다 쪼개고, 통합시키기보다는 분열시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그러니 우리가 목표했던 사회통합과 남북통일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비더비는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통합이나 남북통합에 기여하고자 하는 시민단체와 학생단체에 사무실 제공부터 컨설팅까지 여러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가능하면 다른 단체들과 협업도 하고 특히 남북청소년들을 미래 통일한반도의 역군으로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들도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비더비가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 탈북청소년 교육을 넣은 것은 미래 통일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해요. 남북교류를 한다고 해도 지금까지 정부가 주도해왔지, 민간에서는 제대로 된 교류를 한 경험도 없죠. 교류라고 하는 것은 남한 사람들이 직접 북한 주민들과 어울리며 사는 것을 말하는데, 그런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만일 미래에 통일이 된다면 탈북청소년들이 자신들의 고향에 가서 남과 북의 통일을 성사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해요.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참여 남북청년들, 평화의 소중함 느꼈어요
 
비더비는 지난해부터 국방부와 남북하나재단과 함께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다. 사진은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비더비 남북청년단체 참가자들이 발굴 현장에서 수거한 유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왼쪽 위)과 남북청년들이 전쟁의 상흔이 여전히 남아있는 최전방의 전투격전지들을 찾아 조국을 위해 산화한 전사자들의 유해를 발굴하고 있는 현장 모습(나머지 3장). [사진=비더비 제공]
  
이영석 사무국장도 이 상임이사의 생각에 동의했다. 이 국장은 지난해 3월 비더비에 들어와 사업을 확장했다. 그가 들어오면서 더 활기를 띤 비더비는 대학생들을 위한 리더십 트레이닝과 사회통합을 위한 남북대학생 프로그램들을 활성화시켰다. 특히 국방부와 함께 지난 5년간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한 경험이 있는 이 국장의 주도로 비더비에도 이 프로그램이 신설된 것이다. 이 국장은 6·25전쟁 참전자 유해발굴에 남북청년들이 참여하면서 그 의미가 더 커졌으며, 올해부터는 6·25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각국의 외국청년들도 함께 유해발굴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더비가 대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국방부, 남북하나재단과 함께 하는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프로그램이에요.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전방에 가서 전투의 흔적들을 직접 느끼며 남북청년들이 평화에 대한 소중함을 가지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죠. 처음엔 남한 출신 청년들로만 진행하다 탈북민 청년들이 합류했고, 이제는 6·25참전 국가 외국인 청년들도 참여하는 큰 프로젝트가 됐어요.”
 
이 국장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다수의 청년이 6·25전쟁의 참혹함과 상흔을 보며 평화의 소중함과 함께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졌다며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도 소개를 했다.
 
유해발굴 프로그램에 여학생들이 참여하는 비율이 조금 높아요. 직접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유해들을 발굴하다 보면 여학생들이 울면서 유해를 찾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유해발굴 프로그램이 끝나면 저녁에는 함께 참여했던 군인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는데, 특히 여학생들이 유해발굴을 직접 해보면서 군인들이 조국을 위해 얼마나 헌신하는지 알게 됐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주변에 군에 입대한 친구들에게 편지를 자주 쓰는 친구들도 많이 생겨났고, 유해발굴 활동을 하며 서로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었죠. 군에 가면 삽질을 한다고 말하던 여학생들도 군인들이 국가를 위해, 평화를 위해 얼마나 위험한 일을 하는지 알아가는 시간들, 전체적으로 평화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는 그런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해요.”
 
올해는 유해발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원이 너무 많아서 두 번에 걸쳐 진행했다고 한다. 또 참여인원이 많은 관계로 대학동아리마다 제한을 두는 등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청년이 늘어나며 이들이 앞으로 한반도의 통일리더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이 국장은 기대를 드러냈다.
 
최형석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비더비에 합류했다. 그는 앞서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마친 뒤 남북청년 리더 육성에 관심을 갖고 단체로 들어오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분단된 지 70년이 훌쩍 넘어 남과 북이 시간이 갈수록 한민족이라는 매개체가 사라지는 것에 조바심을 느끼며 미래 통일의 주인인 청년들이 서로 잘 어울리려면 남북청년 모임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산가족이 조금 남아 있으나 통일 문제는 MZ세대만 넘으면 연결고리가 끊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국에 정착한 북한출신 청년들이 이 연결고리를 이어주길 바라는 거죠. 사실 비더비에서도 북한출신 대학생 15명에 대해 교육하고 이들을 지원하고 있어요.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더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취재진은 비더비가 주관하는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에 재학 중인 최준혁 씨(21)를 만나봤다. 그는 유해발굴 현장에서 받았던 느낌을 이렇게 전했다.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프로그램에는 지난해와 올해를 포함에 두 번 참여했어요. 대학교 동아리에서 추천을 해줘서 비더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죠. 처음 유해발굴 현장에 가보니 높은 산봉우리 위에 있는 고지였어요. 미수집된 포탄이나 잔여물들이 많이 나왔고, 유해들도 나왔죠. 이미 유실돼 뼛조각 형태로 발견되기도 했는데 그때의 심정은 참담했어요.”
 
군인들, 학우들과 함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땅을 파고, 남겨진 흔적들을 찾는 동안 많은 생각들이 들었어요. 우리가 지금 평화를 누리는 것이 이들의 희생이 있어서 가능했구나, 나라를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들이 바라던 내일이 내가 살아가는 오늘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어요.
 
최 씨는 남북청년들이 함께 유해발굴을 하면서 평화의 소중함과 평화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평화로운 안보환경을 위해, 그리고 전쟁에 대한 공포와 불안 요소를 없애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자신의 비전의 밝혔다. 
 
 

 [한대의 기자 / sky_duhan2030 , duha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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