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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人)스토리]- 성현석 서경도락·미미족 대표

“위기 때마다 메뉴 개발로 돌파한 것이 성공 비결이죠”

김영란법·코로나19 등 숱한 위기를 끊임없는 변화로 극복한 요식업 종사자

기사입력 2021-09-28 00:05:53

▲ 성현석 대표는 숱한 위기에도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새 활로를 찾고 있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사업을 하면서 자기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해요.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꼭 해야 되는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서울 마포구 서경도락 매장에서 성현석(45) 서경도락·미미족 대표를 만났다. 성 대표는 성공 비결을 알려달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지만 곧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이야기를 쏟아냈다. 성 대표의 목소리에서 자부심과 신념이 느껴졌다.
 
수많은 위기에도 재기 성공…비결은 본인이 가는 길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IT 관련 사업을 하던 성 대표는 업종을 틀어 요식 업계에 뛰어들었다. 성 대표는 ‘장수식당’이라는 가게로 시작해 ‘장수가’로 이름을 바꾸고 매장을 확대했다.
 
“처음에는 포스 시스템이나 IT 관련 솔루션 사업을 했어요. 그때는 IT 관련 사업을 하면 다 잘 된 것 같아요. 그런데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죠. 왜 실패했는지 고민했는데 원천 기술이 없는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더 좋은 시스템을 갖춘 회사가 나오게 되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거죠. 원천 기술을 만들 수 있는 사업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더니 음식 사업 생각이 났죠.”
 
“장수식당은 부대찌개 전문점이었어요. 부대찌개 장을 나만의 비법으로 만들어서 원천 기술을 가지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시간을 들여서 저만의 부대찌개 장을 만들었어요, 장수식당이 63빌딩 옆에 있었는데 직장인들이 뽑은 여의도 맛집 1위도 해보고 한 달에 4700만원 까지도 팔아봤어요. 잘 됐죠. 직영점도 열한 개나 만들었고요.”
 
승승장구하던 장수가에 위기가 찾아왔다. 2016년 김영란법 제정이 문제였다. 오피스 상권에 위치하고 있던 장수가는 치명타를 맞았다.
 
“처음에는 부대찌개만 취급하다가 삼겹살을 추가했는데 이게 대박이 났었어요. 그런데 김영란법 제정 이후 회식이 줄어들다 보니 대부분의 매장이 적자로 전환했어요.”
 
성 대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메뉴 변경을 선택했다. 성 대표는 더 음식에 집중할 수 있는 아이템을 원했고 평양냉면과 불고기를 선택했다.
 
“메밀은 굉장히 다루기 어려운 식자재에요. 나만의 노하우, 그러니까 원천기술을 가질 수 있는 메뉴죠.”
 
원천기술에 대한 성 대표의 신념은 성공을 거뒀다. 마포점을 시작으로 강남에도 매장을 냈다. 성 대표의 말에 따르면 대한민국 연예인 중 서경도락을 한번이라도 찾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멋지게 차려입은 젊은 친구들이 가게에 자주 왔어요. 처음에는 나이트클럽 웨이터인가 했는데 직원들이 쟤네 BTS라고 말하는거에요. BTS가 뭐냐고 했죠. 제가 당시엔 방탄소년단은 알아도 BTS는 몰랐거든요. 사장님이 구워주는 고기가 제일 맛있다고 자주 말했는데 월드 스타가 되고 나서는 한국에 없는지 요즘엔 볼 수가 없네요.”
 
▲ 성 대표는 코로나19로 찾아온 위기를 배달 사업으로 극복하고 있다. 사진은 서경도락·미미족 매장 사진. ⓒ스카이데일리
 
재기에 성공한 성 대표에게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19가 유행한 것이다. 코로나19가 터지고 난 직후에는 큰 타격이 없었다. 그러나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할 수는 없었다. 적자가 쌓이며 강남 매장을 정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야간 영업을 하지 못한 게 컸어요. 평양냉면 좋아하시는 분들이 음주를 좋아하시는 분이 많아요. 저녁 8~9시쯤에 일이 끝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한테도 인기가 많았는데 밤 장사를 못 하게 되니까 하루에 700~800만원, 잘 될 때는 1000만원도 나오던 매출이 300만원으로 떨어졌어요.”
 
성 대표는 가게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배달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영업시간 제한으로 고객들이 가게로 오는데 한계가 있으니 배달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성 대표는 족발배달 사업 ‘미미족’을 구상했다.
 
“처음에는 치킨 배달을 생각했는데 치킨은 경쟁자가 많더라고요. 유명한 브랜드가 많아서 개인 브랜드가 끼어들기 쉽지 않고요. 그런데 족발 시장은 예전보다 크게 변하지 않았고 규격화도 안 돼 있어요. 끼어들 만한 여지가 있다고 느꼈죠. 그렇다고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저만의 원천기술을 가질 수도 있고요.”
 
처음 시작하는 배달 사업이라 쉽지 않았다. 배달 앱에 깃발만 많이 꽂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하루에 세 건밖에 배달 요청이 오지 않았다. 뭐가 잘못된 건지 알고 싶었던 성 대표는 직접 배달을 해보기로 했다. 소비자들이 어디서 뭘 시켜 먹는 지가 궁금했다.
 
“제가 어떤 가게에 배달을 하러 간 적이 있는데 제 기준에서는 좋은 식당이 아닌데 주문이 엄청 오는 거예요. 제가 뭔가 착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제가 배달을 안 시켜 먹었어요. 소비자가 안 돼봤는데 어떻게 사업을 사겠어요. 저는 지금도 한달에 직원들이랑 같이 배달 음식을 100만원 어치는 시켜 먹어요.”
 
성 대표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가는 길이 옳은 길인가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상 맞는 길을 찾아서 도전하는 것이 성 대표의 성공 비결이다.
 
“외부적 요인을 탓하기 전이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 생각해야 해요”
 
성 대표는 소비자들이 배달을 시켜 먹을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했다. 연구의 결실은 달콤했다. 미미족이 성공을 거두면서 성 대표는 오픈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소비자들이 배달 앱을 켜서 뭘 보냐고 하면 일단 빠르게 오는 것, 가격, 신뢰도 등을 봐요. 저는 거기에 집중했어요. 저희 가게 리뷰를 보면 족발을 시켰는데 9분 만에 받았다는 댓글도 있어요. 주문이 오면 5분 안에 포장을 완료할 수 있게 오퍼레이션을 만들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배달 음식의 상한선은 3만원이라고 생각을 해요. 만원대 정도면 실패해도 먹고 정 안되면 버리고, 2만원대면 고민해서 시켜요. 3만원대면 어지간한 신뢰도가 없으면 안 시키는데 족발 가격이 보통 3~4만원 대에요. 저희는 돼지 꼬리랑 족발로 구성을 맞춰서 2만원대로 내놨어요.”
 
성 대표는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족발 포장 박스를 가져와 보여줬다. 고풍스러우면서 고급스런 느낌이 나는 포장박스에서 미미족과 다른 족발의 확실한 차이점이 느껴졌다.
 
“맛있는 족발은 전국에 굉장히 많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적당한 가격에 이런 포장을 쓰는 족발은 별로 없어요. 족발 배달을 시켜 보면 그냥 랩으로 싸주는 데도 많고 비위생적으로 보여요. 그런데 위생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을 표현할 방법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대접받는 느낌이 들도록 포장에 신경을 썼죠. 소비자가 만족을 안 할 수가 없어요.”
 
▲ 성현석 대표는 가격·서비스·신뢰성 등 소비자의 니즈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진은 미미족 배달 박스에 대해 설명하는 성 대표. ⓒ스카이데일리
 
“족발이 굉장히 어려워요. 아침마다 생족을 받고 핏물을 빼고 두 시간 삶고 초벌도 해야 되고, 손이 굉장히 많이 가요. 소비자한테 족발 하나가 가려면 못해도 서너 시간은 준비를 해야 해요. 그렇게 정성스러운 음식인데 고객에게 대접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죠.”
 
성 대표에게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성 대표는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식당들을 보면 메뉴, 서비스, 주변 환경 등에 조금씩이라도 변화가 있었어요. 우레옥 같은 식당은 1년에 한 번씩은 내부 공사를 하는 것 같아요. 힘들다고 말하기 전에 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봤냐는 거죠. 직업으로 하는 건데 안일한 생각으로 하면 안 돼요.”
 
“코로나19가 터졌다고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러다가 망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믿을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이에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제가 생각한 건 배달 업종이에요. 세상이 변화하고 있는데 제가 움직이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배달에 적합한 메뉴를 찾았죠. 그게 미미족이에요.”
 
요식업계의 미래에 대해서도 물었다. 성 대표는 배달 시장이 계속해서 시작하고 오프라인 매장은 확실한 퀄리티를 갖춘 전문점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신도시 상권들을 보면 부부는 맞벌이하고 애들은 초등학생 정도 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런 사람들이 집밥을 해 먹기 쉽지 않아요. 시켜 먹거나 밥만 하고 반찬은 사 먹는 사람들이 많죠. 경제활동 인구수가 많아질수록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시장이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해요.”
 
“찾아와서 먹는 음식점들은 조금 더 강력한, 오마카세든 음식의 히스토리든 간에 깊이 있게 가는 전문점들이 잘 될 것 같아요. 양 갈래로 가는 거죠.”
 
성 대표에게 앞으로의 꿈과 목표에 대해 물었다. 성 대표는 미미족의 프랜차이즈화를 준비하고 있다.
 
“같은 음식을 해도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더 싸게 만들 수 있는 방법도 있어요. 저는 그렇게 해서 몇 개월 만에 충분한 매출을 올릴만큼 성장했고요. 이런 비결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성장할 기회를 주고 싶어요.”
 
인터뷰가 끝나고 족발과 평양냉면으로 식사를 했다. 곁에서 메인 메뉴부터 반찬 하나까지 어떤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는지 설명하는 성 대표의 목소리에 열의가 넘쳤다. 성 대표의 철학이 담긴 식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양준규 기자 / sky_ccastle , jgy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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