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스카이 View]- 한국 경제에 켜진 경고등

‘회색 코뿔소’ 무리와 다가오는 위기

기사입력 2021-10-14 00:02:44

 
▲ 한원석 금융부 차장.
 우리 경제계를 중심으로 최근 ‘회색 코뿔소(Gray Rhino)’라는 용어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 ‘회색 코뿔소’는 미셀 부커 세계정책연구소장이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덩치가 크고 눈에 잘 띄는 거구지만 날렵하고 날카로운 뿔을 가진 회색 코뿔소가 위험한 동물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이를 방치했다간 손 쓸 겨를도 없이 당하게 된다. 이 때문에 경제 분야에선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파급력도 큰지만 무시하다가 통제불능의 위험이 닥칠 수 있는 상황을 지칭한다.
 
이는 일어날 확률이 극히 낮아 예측이 어렵지만 일단 일어나면 큰 충격을 주는 상황을 빗댄 ‘블랙스완(Black Swan)’과 대비되는 용어다. 이 말은 호주에서 검은 백조가 발견되면서 백조는 하얗다는 통념을 깬 데서 비롯된 표현으로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인 나심 탈레브가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들 용어를 인용하는 사람 중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아마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일 것이다. 시 주석은 위기를 강조할 때마다 회색코뿔소와 블랙스완의 예를 들어 말해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매년 한 차례 이상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용어가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지난달 30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홍남기 경제 부총리가 언급하면서부터다. 홍 부총리를 비롯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까지 경제당국 수장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18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1년 전보다 액수로는 170조원, 증가율로는 10% 넘게 불어난 규모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만 9월 기준 1050조를 넘어섰다.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먼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집값 급등이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각종 대출 규제를 완화한 것과 집값 상승으로 ‘벼락거지’가 된 20~30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주식과 가상화폐에 ‘올인’한 점도 원인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3월 19일 1457.64까지 폭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1년 4개월 만인 올해 7월 6일 3305.21로 두 배 이상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을 뜻하는 ‘버핏 지수’도 약 330%로 2000년 이후 평균치 180%를 크게 웃돌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도 바닥을 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5% 안팎이었던 잠재성장률은 2020년 2.5%로 반토막난데 이어 올해와 내년은 2%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지만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하락세는 너무 가파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최근 2년간 성장잠재력 하락 폭이 전체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이라고 우려한 적도 있다.
 
당국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금리인상과 함께 대출의 고삐를 조이면서 처리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까지 이뤄질 경우 자칫 가계 부채를 시작으로 주가와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주요 자산 가격이 동시에 극단적으로 고평가 된 역사상 유례없는 경우’라며 자산시장 거품의 붕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과도한 금융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대출 규제가 자칫 주가와 부동산 등 모든 자산가격이 떨어지는 ‘퍼펙트 스톰(좋지않은 요인들이 겹친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대선주자들이 경쟁적으로 경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 5년을 책임지겠다며 나온 인물들이 ‘퍼주기 공약’을 내놓는데 급급할 게 아니라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구조를 바꿔 경제 재도약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구체적 방안을 내놔야 한다. 지금이라도 손보지 않으면 명백히 보이는 ‘회색 코뿔소’ 무리가 언제든지 달려들어 우리 경제의 숨통을 위협할지 모른다.

 [한원석 기자 / sky_vinomania , wshan@skyedaily.com]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 특허 듀얼코팅 기술력을 가진 '듀오락'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쎌바이오텍'의 '정명준' 대표가 사는 동네의 명사들
정명준
쎌바이오텍
조승우
굿맨스토리
최승남
호반건설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동정의 시선이 아닌 피해자로서 고아의 권리를 찾아주죠”
요보호아동 및 보육원 퇴소자 위한 인권사업 진...

미세먼지 (2021-10-26 20:3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