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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칼럼

갈길 먼 LX그룹에 드리운 ‘BJ라인’ 그림자

‘위기의 승부사’ 구본준 회장, 홀로서기에 시선

LX하우시스 실적 부진에 ‘강계웅 자질론’ 솔솔

자질론→코드인사 논란 확산…새로운 바람 기대

기사입력 2021-11-22 00:02:34

▲ 김신 발행·편집인.
대기업 주도의 경제발전 형태를 보인 우리나라 재계에는 다른 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형태의 기업들이 여럿 존재한다. 서로 다른 기업임에도 하나의 가문으로 엮인 경우가 적지 않다. 창업주 세대를 거쳐 후대에 이르는 과정에서 친족 간 경영권 분리, 소위 말하는 ‘홀로서기’가 이뤄진 결과다. 따로 떨어져 나온 기업들의 사명 앞엔 ‘범(凡)’자와 함께 뿌리 기업의 이름이 붙곤 한다. 범삼성, 범현대, 범LG 등의 식이다.
 
올해도 눈에 띄는 홀로서기가 한 차례 있었다. LG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과거 그룹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던 총수의 삼촌이 일부 계열사와 함께 새 살림을 차렸다. LG그룹 3대 회장인 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 구본준 회장은 LG그룹 내 상사, 물류 계열사를 이끌고 LX그룹을 출범시켰다. LX그룹은 LX홀딩스를 중심으로 LX인터내셔널(구 LG상사), LX판토스(구 판토스), LX하우시스(구 LG하우시스) 등의 계열사로 구성됐다.
 
당당히 홀로서기에 나선 구 회장은 과거 LG그룹 내에서 ‘위기에 강한 승부사’로 불렸던 수식어에 걸맞게 곧장 성장 드라이브를 건 상태다. 미래먹거리 확보와 동시에 기존 사업 확장을 위한 적극적인 인수합병 의지까지 내비치고 있다. 과거 LG반도체 사장을 지내며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반도체 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는 한편, 얼마 전에는 결국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한샘 인수전에도 도전장을 던지기도 했다. 과거 LG그룹 주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열정을 다시 한 번 불태우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LX그룹이 출범한 지 약 반년이 지난 현재, 재계 안팎에선 LX그룹을 둘러싼 크고 작은 우려의 목소리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독립 후 첫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시점 이후로 과거 구 회장을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코드인사’ 부작용 논란이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앞서 구 회장은 LG그룹 시절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그룹 핵심요직에 배치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LG그룹 내에서 구 회장 측근 인사들은 ‘BJ(본준)라인’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현재 LX그룹 코드인사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강계웅 LX하우시스 대표이사(부사장)다. 강 대표는 LG전자에서 일하던 시절 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당시 구 회장에게 깊은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구 회장이 계열분리를 준비하던 시점인 2018년 LX하우시스로 이동해 한국영업부문장을 맡았고 불과 1년 만인 2019년 말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강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 첫 해부터 LX하우시스의 실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해 LX하우시스는 매출 3조380억원, 영업이익 710억원, 당기순손실 795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신장에 성공했지만 매출이 역신장했고 순이익은 재차 적자전환했다. 계열분리 후인 올해에도 실적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LX하우시스의 올해 3분기 누적실적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8%, 11.5% 상승했지만 순이익 규모는 62.7% 급감했다.
 
LX하우시스의 실적 부진에 관련업계 안팎에선 강 대표를 둘러싼 자질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줄곧 LG전자에서 근무했던 만큼 건자재 사업이 주력인 LX하우시스 사업에 대한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결국 LX하우시스 실적부진에서 불거져 나온 강 대표를 둘러싼 자질론은 구 회장을 향한 ‘코드인사’ 논란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무리한 코드인사가 결국 계열사 실적 부진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코드인사’는 최고 경영자나 오너의 성향에 부합하는 인물을 핵심 요직에 앉혀 경영의 효율성과 사업진행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분명 유리한 측면이 있다. 미래먹거리 발굴, 사업포트폴리오 확장 등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에 적합하다. 기업만의 경영철학을 확립하는데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간과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성과다. 어디까지나 성과가 뒷받침됐을 때 코드인사도 ‘성공적인 용인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코드인사는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 또는 ‘측근인사’ 등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누구누구 라인’이라는 표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 회장이 성과와 능력에 맞는 용병술을 발휘해 기존의 인식을 바꿔주길 바란다. LX그룹 미래는 결국 사람에 달렸다. 

 [김신 기자 / , sk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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