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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법으로 세상읽기

법의 심판대에 선 K-방역 (I)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1-12 10:27:49

 
▲ 이동호 변호사 (법무법인 온다)
확진자 늘자, 정부 거리두기 강화로 선회
급기야 교육시설에도 방역패스 의무적용
청소년에 대한 백신 강제나 다를 바 없어
시민단체 소송 제기로 가까스로 적용 중단
법조계도 K 방역 위헌성 주장 나오기 시작
국회가 입법으로 할 일 국민이 뒷감당 씁쓸
 
코로나 사태가 어느덧 햇수로 3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음식점 인원제한, 영업시간 제한 조치도 1년 넘게 지속되며 온 국민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자영업자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아무리 싸우다가도 국가적 위기 앞에서는 유독 단결을 잘 하고 정부 시책에 잘 따랐다. IMF 금모으기 사태가 대표적인데 빠른 시일 내에 위기를 극복했었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특히 자영업자와 의료진들이 정부 시책에 참 잘 따라줬다. 그래서 사태 초기 혼란을 수습하고 K-방역이 한 때 세계적인 표준이 될 뻔도 했다.
 
하지만 백신접종률이 50% 돌파하며 거리두기를 잠깐 완화한 사이에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 버렸다. 그러자 정부는 언제 그랬냐며 다시 거리두기 강화로 돌아섰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2월부터 학원, 독서실 등에 대해서까지 백신패스를 적용하겠다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자 국면이 완전히 바뀌었다. 성인들은 참겠지만 미성년자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인 필자의 딸도 정색을 했는데 백신 맞은 친구들 중에 증세가 심해서 며칠 씩 학교를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초등생 아들도 왜 어른들이 퍼뜨리는데 우리에게 접종을 강제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냥 하는 것이 아닌 분명히 이유 있는 불만이었다. 결국 시민단체와 심지어는 고3 학생까지 나서 소송을 제기했는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학원 등 학습시설을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에 포함시킨 2021. 12. 3.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법원이 지난 1. 4. 잠정적인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이 결정문을 구해서 살펴봤다. 이미 많이 보도되었지만 법원의 결정의 핵심 이유는 백신미접종자의 감염 위험이 접종자에 비해 2.3배 높은 정도라서 신체의 자유 침해를 정당화할 정도로 위험이 현저히 크진 않다는 것이다. 또한 법원은 인구 1000명당 감염자 발생율로 환산하면 1.5명 대 0.7명으로 절대 수치 자체가 낫고 청소년들은 감염돼도 중증에 이를 확률이 현저히 낮은 것도 이유로 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국민들이 잘 협조했으니 우선 자발적인 백신 접종을 유도하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최소침해 원칙에 부합된다는 것이다.
 
2.3배란 수치는 필자도 처음 안 사실인데 생각보다 차이가 크진 않아서 왠지 속은 느낌이 들었다. 이 정도 차이라면 백신 맞았다고 안심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재판에서 보건복지부는 6%의 미접종자가 중환자나 사망자의 53%를 차지하므로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방역패스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재판부가 그럼 접종률이 99%가 되면 의료체계가 붕괴 안 되냐고 되물었을 때는 답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정부가 재판부에 제출한 답변서를 언론에서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공공기관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상 진행 중인 재판에 관한 정보는 비공개 원칙이라며 거부했다고 한다. 온 국민적 관심사에 정부 기관이 법 규정을 들먹인 것은 매우 옹색해 보일뿐이다.
 
정부는 초기 방역에 실패한 선진국들이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릴 때 K-방역이 우수해서 걱정 없다며 백신 도입을 외면하고 국내 치료제 개발을 띄웠었다. 그러나 그 치료제는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뒤늦게라도 백신을 들여온 것은 다행이지만 이제는 마치 백신만이 살 길인 것처럼 집착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백신에 조바심 낼 거 없다고 방송에 나와 주장했던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지금 청와대 방역기획관이라서 더욱 아이러니하다. 필자가 어린 시절 즐겨듣던 메탈리카의 곡 중에 ‘seek and destroy’가 있는데 지금은 한국은 마치 ‘seek and inject’ 상황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백신 부작용에 의한 사망 사례도 엄연히 있는데 학교, 집, 학원, 도서관만 다니는 청소년들에게까지 접종 강제하는 것에서 5공 시절 강제징집을 떠올리면 필자가 과민한 것일까?
 
암튼 참다못한 국민들이 행정소송, 헌법소원으로 일종의 시민불복종에 나섰고 법조계 일각에서도 정부 조치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최근에 의료계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이 보는 K 방역의 문제점을 분석한 글을 엮은 「K 방역은 없다」라는 책이 나왔는데 여기에 법조인도 2명이 참여했다. 판사 출신으로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역임한 신평 변호사는 ‘백신 확보의 실패는 기본권인 국민생명권을 침해한 헌법 위반’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초기 단계 백신 확보 실패가 코로나 사망자 수 증거에 원인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국가의 최소한의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코로나 백신 확보 실패 과정에 대한 책임 있는 조사가 있어야 하고 뒤늦게 맺은 백신 도입 계약에 어떤 불공정한 조항이 있고 어떤 바가지를 썼는지도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검사 출신의 임무영 변호사는 실패한 방역 정책으로 침해받은 기본권을 아주 조목조목 논증했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증상 유무를 불문하고 강제 격리를 당한 것은 신체의 자유를, 불법 집회였던 민주노총 집회 참석자와 달리 합법 집회인데도 보수단체 집회 참석자는 추적을 받아서 코로나 검사를 강제당한 것은 사생활의 비밀을 유지할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를,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는 옥내 집회인 대면 예배를 유독 기독교만 금지당한 것은 종교의 자유를, 초기에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중국 발 입국 금지를 하지 않은 것은 생존권을, 대량 검사로 사태 초기에 유용한 K-방역을 사태가 장기화 되는데도 계속 과신하며 백신 도입을 안 해 접종이 늦어진 것은 건강권을, 영업금지에 가까울 정도로 강제적인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은 영업의 자유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민분향소는 제한 없이 허용하면서 일반 요양병원 사망자 유족에 대해선 임종도 장례식도 금지한 조치는 평등권을, 대학에까지 획일적인 비대면 교육을 강제한 것은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고, 이 모든 부조리한 정책으로 궁극적으로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했다는 주장이다. 
 
현행 감염병법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위헌성도 짚었는데 지자체장의 방역 조치를 위반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지자체장이 3개월 이내 운영 중단뿐 아니라 시설 폐쇄까지 명할 수 있는 것도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한 지나친 권한이라는 것이다. 자유권과 방역의 적절한 균형을 위해서는 국회가 입법권으로 위헌적 요소를 빨리 제거해야 한다는 것인데 결국 국회는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국민이 나서서 소송을 거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결국 뒷감당은 국민의 몫으로 남은 것이 씁쓸하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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