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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의 톡톡 클래식

음악에서 배운 삶의 기술

자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상황 대처능력 생겨

몸의 무게를 실은 건반 소리가 깊고 멀리 전달된다

정박에서 벗어난 엇박을 알면 삶에 멋이 더해진다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1-13 09:53:49

 
▲이지영 피아니스트·음악학박사
귀 기울여라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리를 듣는 일이다. 처음엔 자신이 연주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어렵다. 악보와 건반을 동시에 보면서 피아노를 친다는 것만으로도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연습이 반복되고 연주의 고수가 될수록 자신이 연주하고 있는 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소리를 듣게 되면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과 음악성이 좋아진다. 건반에 닿는 손가락의 감각으로 음색을 변화시킬 수 있고 박자를 빠르고 느리게 밀고 당기는 순간적인 조절도 가능하다. 리듬을 우아하게 연결해서 칠 것인지 톡톡 끊어서 생기있게 칠 것인지 선택하는 속도도 빨라진다.
 
피아노는 언제나 본인의 악기로 연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피아니스트는 익숙한 자신의 악기가 아닌 상황과 공간에 따라 달라지는 악기의 소리에 대해 빠르고 능숙하게 대처하고 빨리 적응해야 한다. 건반의 무게감은 피아노마다 다르다. 평소에 연습해 온 자신의 악기보다 무겁게 또는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음색과 음량도 다르다. 저음의 음량이 큰 반면 고음이 모기 소리처럼 작거나, 반대로 저음의 소리는 답답하고 작은데 고음은 찢어지듯 날카로운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다. 소리의 상태에 따라, 공간에 울려 퍼지는 음향에 따라 연주법을 다르게 할 수밖에 없다.
 
무게를 실어라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성급하게 맺어진 관계는 깊이가 없다. 충격과 흡수 사이의 방정식이 너무 쉽거나 너무 빨리 성립되면, 거기서 비롯되는 소리는 노래하지도 멀리 전달되지도 않는다.” 피아니스트이자 철학자인 러셀 셔먼의 얘기다.
 
박수 칠 때를 생각해보자. 손바닥 겉면을 빠르게 찰싹 때리는 느낌과 팔의 무게를 손바닥으로 전달하듯이 치는 박수는 소리가 다르다. 손바닥 겉면만을 때리는 소리는 울림이 없어 멀리 가지 못한다.
 
커티스 음악원에서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을 키워낸 이사벨라 벵게로바 교수는 피아노를 잘 치기 위해서는 ‘손가락 끝’에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몸의 무게를 건반으로 정확하고 깊게 전달하기 위해 손가락 끝의 힘은 꼭 필요하다. 무게가 몸의 상체에서 팔로, 팔에서 손가락 끝으로 전달될 때 손가락과 건반과의 순간적인 접촉은 돈독해진다. 손가락 끝이 건반의 겉을 살짝 두드리기고 건드리는 정도면 약하고, 울림이 없는, 잠깐 반짝하고 지나가는 소리가 날 뿐이다.
 
성급하게 맺어진 손과 건반 관계는 소리의 울림도 멀리 가지 못한다. 내실을 다지지 않고 급하게 맺으려는 인간관계는 접촉만 있을 뿐 울림과 떨림이 없는 피아노 소리와 같다.
 
박자가 흐르는 대로 따라주기
 
각 곡에는 정해진 박자가 있다. 느린 곡은 느리게, 빠른 곡은 빠르게 연주해야 한다. 평소에 느린 사람도 성격이 급한 사람도 음악을 듣거나 연주할 때는 고유의 박자대로 듣고 연주한다. 각자가 갖고 있는 박은 다르다. 상대의 박을 그냥 들으려 해보자. 그럼 들린다. 그 사람이 보인다.
 
정박(고유의 박)을 벗어나 정박이 아닌 엇박에 액센트를 주면서 곡의 흐름을 색다르게 할 때도 있다. 그동안의 음악적 흐름을 살짝 다르게 들려준다. 새롭고 신선할 수도 있지만 당황스럽고 놀라기도 한다. 일상도 그렇다. 정박이 아닌 엇박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갑자기 일어나서 좌절하기도 또는 뜻밖에 일이 잘 풀리기도 한다. 당장 일상의 흐름을 방해한 것 같았던 엇박자가 지나고 보면 배움의 자리였음을 알게 된다. 음악에서 엇박이 있음으로써 곡 전체에 새롭고 신선함을 주는 것처럼 인생도 그러하다. 엇박 없는 인생은 재미도 배움도 없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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