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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2000년대 추억 상품·콘텐츠
옛 추억 소비하는 90년생 세대… 2000년대 상품·콘텐츠에 열광
‘포켓몬빵’ 재출시 일주일 만에 150만개 판매… ‘띠부띠부씰’ 중고 거래 활발
SG워너비·무야호 등 역주행… 추억 콘텐츠 중심 90년대에서 00년대로 이동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16 13:25:00
▲ 1990년대에 태어난 세대가 나이를 먹고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7080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추억 마케팅도 90년대생을 노리는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1990년대에 태어난 세대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시작하면서 7080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추억 마케팅이 90년대생을 겨냥한 쪽으로 방향 선회가 이뤄지고 있다. 90년대생이 직장인으로서 경제력을 갖춰가고 온라인 상에서도 주도적 세력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같은 트렌드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추억의 포켓몬빵 ‘대란’… 옛 추억에 열광하는 ‘키덜트’ 소비자
 
지난달 SPC삼립은 1998~2006년에 판매했던 포켓몬 빵을 16년 만에 재출시했다. 당시 인기 상품이었던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에 더해 ‘피카피카 촉촉치즈케익’ ‘파이리의 화르륵 핫소스팡’ ‘디그다의 딸기 카스타드빵’ ‘꼬부기의 달콤파삭 꼬부기빵’ ‘푸린의 폭신폭신 딸기크림빰’ 등 인기상품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포켓몬빵은 재출시 일주일 만에 150만개가 팔리며 대박 행진을 예고했다. 출시 이후 편의점 빵 매출 상위권을 포켓몬빵이 점령하는 모양새에 업계도 놀라는 분위기였다.
 
이마트24에서 캐릭터빵 매출이 전주 대비 8배 이상 급증하면서 양산빵 전체 매출이 34%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마트, 온라인 몰에서는 급기야 포켓몬 빵 품절사태까지 빚게 됐고, 편의점 입고 시간에 맞춰 기다리며 ‘오픈런’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포켓몬빵의 인기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편의점들은 점포당 포켓몬빵 발주량을 제한하는 기이한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편의점 근무자는 “포켓몬빵은 하루에 하나만 들어오는데 보통 들어오자마자 바로 나간다”며 “퇴근 시간쯤에 와서 포켓몬빵이 남아 있는지 물어봤다가 실망해서 가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포켓몬빵의 인기와 함께 ‘띠부띠부씰’도 화제가 되고 있다. 포켓몬빵 띠부띠부씰은 빵을 사면 얻을 수 있는 포켓몬스터 스티커로 당시 어린아이들이 빵을 사서 빵은 버리고 스티커만 챙기는 일도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상품이다. 과거에는 151종이었고 현재 나온 제품에는 159종이 들어 있다.
 
포켓몬스터 띠부띠부씰은 비인기 포켓몬의 경우 인터넷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1500~5000원에 거래되며 ‘뮤’와 같은 인기 포켓몬은 당근마켓에서 5만5000원에 거래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소비자가 빵에 어떤 스티커가 들어있는지 알기 위해 빵을 짓누르고 훼손해 문제가 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 포켓몬빵이 인기를 얻으며 띠부띠부씰 거래도 활발하다. [사진=당근마켓 캡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그 시절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어른들이 소비하는 이른바 추억구매 현상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2014년 맥도날드는 어린이 메뉴인 ‘해피밀 세트’를 구입하면 ‘슈퍼 마리오’ 장난감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어린이 고객을 노린 마케팅이었음에도 이 장난감을 얻기 위해 직장인들이 줄을 서며 구매에 나서는 바람에 불과 수시간 만에 장난감이 동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슈퍼 마리오 장난감만 챙기고 햄버거는 먹지 않거나 아예 햄버거를 받지 않고 장난감만 받는 경우도 잇따를 정도로 슈퍼마리오 열풍은 대단했다.
 
성인이 돼서도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잊지 못한 채 그때의 경험을 다시 소비하는 층을 ‘키덜트(Kid+Adult·아이와 성인의 합성어)’라고 부른다. ‘키덜트’ 현상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어린이가 성인이 되어 취업을 하면서 경제력을 갖추게 되면서 시대를 건너뛰며 그대로 구매로 연결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직장인 이상욱(31) 씨는 “예전에는 가지고 싶은 장난감이나 먹고 싶은 간식이 하나 있으면 엄마한테 졸라야 했는데 성인이 되니까 포켓몬빵을 두 세 개씩 사도 별로 부담이 없다”며 “예전 생각이 나면서도 어른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00년대 음악·예능 역주행… 전문가들 “젊은 세대, 추억의 시절 특정하기 좋아”
 
90년대생들의 영향력은 장난감이나 빵과 같은 상품에만 머무르지 않고 콘텐츠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전에 추억을 다루는 콘텐츠라고 하면 7080세대가 주류였다. 19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들을 겨냥한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등의 콘텐츠가 흥행했고 그 시절 추억의 간식들이나 패션 등을 활용한 복고 콘텐츠가 활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1990년대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고 경제력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추억 콘텐츠도 이들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2000년대를 겨냥하는 경우가 늘었다.
 
2004년 발매된 SG 워너비의 ‘Timeless’는 지난해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에 소개되며 MZ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Timeless는 ‘소몰이 창법’으로 대표되는 2000년대 미디엄 템포 발라드 유행을 이끈 곡으로 MZ세대 남성들이 노래방에서 숱하게 불렀던 곡이다. Timeless는 음악 방송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역주행’ 현상을 보여줬다. ‘라라라’ ‘내 사람’ ‘살다가’ ‘죄와벌’ 등 SG워너비의 다른 히트곡들도 음원차트에 오르며 그때의 추억을 되살렸다.  
 
▲ 2004년 데뷔한 SG워너비의 'Timeless' 등 이전 히트곡들이 역주행 하는 등 00년대 추억의 음악이나 콘텐츠의 재발견이 활발하다. [사진제공=멜론]
 
과거의 콘텐츠가 다시 떠오른 것은 음악뿐만이 아니다. 지난해를 강타한 대표적인 ‘무야호’는 2010년 3월 무한도전 ‘알래스카에서 김상덕씨 찾기’ 특집에서 나온 발언이다. 당시에는 크게 화제가 되지 않았지만 MBC가 2019년 하반기부터 공개한 무한도전 다시보기 영상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퍼지며 유행을 탔다.
 
‘무야호’ 외에도 무한도전은 그 시절 예능을 추억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시대에 일어난 사건과 무한도전 옛 방영분이 묘하게 겹치며 ‘없는 게 없는 무한도전’ ‘무한도전 예언설’ 등의 밈이 생기기도 했다.
 
무한도전 편집 영상을 올리는 ‘오분순삭’ 영상은 구독자 수 127만명을 확보하고 있으며 올리는 영상마다 조회 수 10만회, 인기가 많은 영상은 80만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하반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가 발표한 2021년 VOD 시청 시간 순위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2021년 예능 시청 시간에서 4위를 기록하며 현재 방영하는 프로그램에 밀리지 않는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젊은 세대가 겪는 어려움과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 들어맞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의 경우 살아온 시간이 길기 때문에 자기가 생각하는 좋았던 젊은 시절이 30대나 40대 시절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젊은 세대는 주로 학창 시절을 떠올린다”며 “시대를 측정하기 쉽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젊은 세대를 상대로 추억 마케팅을 펼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람은 현실이 힘들면 자연스럽게 좋았던 옛날이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며 “그 당시 포켓몬빵을 좋아했던 연령대가 이제 사회 초년생이 됐는데 사회에 나가서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겪고 나니 상대적으로 걱정이 없던 어린 시절 추억을 소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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