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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尹정부 1호 과제는 민간 경제에 氣 불어넣는 일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을 계속 보내야

대못 빼고 조세·규제 대폭 손질 필요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4-25 10:53:17

김상철 G&C Factory 대표
 2년 이상이나 계속됐던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다. 전 세계 일일 확진자의 20%가 나오는 나라라는 점에서 시기상조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지만, 여론에 떠밀려 정부가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 예상했던 대로 정상 출근으로 지하철이 만원이 되고, 전국의 상권은 인파로 붐비기 시작했다. 움츠렸던 소상공인·자영업자도 모처럼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리오프닝에 대한 설렘을 반영하듯 백화점의 매출도 확대되고, 해외여행 증가로 공항도 붐빈다. 움츠렸던 보복 소비가 일시에 분출하는 현상을 실로 오랜만에 목격한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 코드를 맞추려는 신호인지 민간기업의 채용 확대 소식까지 들린다. 
 
성급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착각까지 드는 분위기다.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다소 고무적이다. 이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팬데믹 장기화로 한동안 자리를 잡았던 시장의 우선순위에 변동이 생겨날 조짐이 보이면서 회복과 반등, 재개와 재설계와 같은 화두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을 보면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글로벌 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연이어 나온다. 코로나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24년 만에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급습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긴축적 통화·재정 정책도 이에 일조한다. IMF는 올 세계 경제 성장률을 4.4%에서 3.6%로 낮췄다. 한국의 성장률은 3.0%에서 2.5%, 물가상승률은 11년 만에 4% 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조정된 수치를 발표했다. 
 
쌍두마차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동시에 빠르게 둔화함으로써 반등의 계기를 만드는 것이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지금 국내에서 불고 있는 소비 증가 조짐이 반짝 붐에 그칠 수도 있다. 
 
특히 제조업에 적신호가 켜진 지는 꽤 됐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하면서 무역수지는 적자로 반전하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수입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안 오른 것이 없을 정도로 소비자 물가가 폭등하면서 지속해서 수요를 부추길 환경이 아니다.
 
최근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국적 오미크론 확산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이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장기화로 중국 부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멈춰서는 국내와 중국 현지 공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IT·전자·자동차에 이어 화장품과 식품 등 전체 제조업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대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기업의 수도 늘어난다. 공급망 불안에 이어 물류 대란까지 겹쳐 발을 동동 구른다. 자칫 제조업이 완전히 마비되는 ‘퍼펙트 스톰’이 올 수도 있다는 경계감이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아우성친다. 중국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우리 경제가 미궁에 빠지는 악순환이 여전히 계속된다. 중국에 대한 수출만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제조업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시장의 인플레를 부추기는 등 악영향의 폭과 깊이가 더 확장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조업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재 상황은 실로 아비규환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코로나 회복세이는 하지만 대내외 경제 여건 절체절명, 단기 처방 신속히 나와야
 
5월 출범하는 윤석열號가 당면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대내외 상황이 절대 녹록치 않다. IMF 위기에 거의 버금가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코로나 이후 회복세라는 반등의 기운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여건이 좋지 않았다는 핑계로 현 정부가 저질러 놓은 시장 경제 역주행을 바로 잡는 것도 힘에 부쳐 보인다. 
 
민간 경제의 활력은 이미 고갈돼 허덕인다. 사방에 박혀 있는 대못의 무게감이 너무 크다. 어디를 봐도 별로 비벼볼 데가 없다. 입법 권력을 휘두르는 야당의 무소불위에 정국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사사건건 발목이 잡히면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기 어려운 형편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이들은 민생과 전혀 무관한 ‘검수완박’ 입법 꼼수를 강행 중이다. 경제가 망가져도 정치적 이익과 기득권 보호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대안으로 올라오고 있는 새로운 정부의 주요 인사들도 그리 신선하게 보이지 않고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위기의식이 어디에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한국 경제에 장기적 저성장의 먹구름이 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취약한 펀더멘탈로 인해 외부 요인에 크게 흔들린다. 살아날 수 있는 활로를 이 시점에서 찾지 못하면 벼랑 끝으로 몰릴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거시와 미시 경제의 현상에 대한 세밀한 진단을 통해 단기와 중장기로 구분된 대책이 필요하다. 
 
당장 시급한 것은 민간 경제주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회복의 불씨를 살리는 것이다. 기(氣)가 살아날 수 있도록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계속 보내야 한다. 야당의 반발이 있다고 하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신속하게 행동에 옮겨야 한다. 중대재해·화평법·주 52시간 등 기업에 족쇄가 되고 있는 분야는 전면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 
 
기업의 숨통을 터 주기 위한 법인세 혹은 관세 인하, 불필요한 규제의 완화나 철폐, 탄소중립법을 포함한 에너지 포트폴리오 정책의 전면 개선, 최저임금 손질 등 가능한 것부터 실행에 옮겨야 한다. 기업이 투자하고, 수익 구조가 개선돼야 일자리가 창출되고 소득도 올라간다. 악순환이 아닌 선순환으로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대외 경제 정책도 철저하게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념이나 감정에 치우쳐 국익을 팽개치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경제 동맹에도 적극 손을 내밀어야 한다. 기업이 눈치를 보지 않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을 해야 한다. 반도체·배터리를 비롯해 원자재 수급을 위한 기술 공유와 공급망 재편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일본과도 화해를 서둘러야 하고 중국과는 원칙과 명분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실리적인 관계로의 복원과 개선이 요구된다. 내부는 물론 외부적으로도 국가의 기능이 정상화돼야 위기 극복을 위한 실마리가 풀려나가기 시작한다. 정부의 수명은 기껏해야 5년이다. 선거 때 공약한 내용을 모두 이행한다는 것은 무리이고 불가능하다. 
 
할 수 있는 일부터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밖으로 나가는 경제보다 안으로 들어오는 경제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성장 동력 복원을 위한 제조업 업그레이드와 스타트업 육성, 이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가장 큰 숙제다.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절벽 대책, 지방 소멸에 대응하는 광역경제권 활성화 등도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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