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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역대 정부 검찰개혁 비교해보니

용두사미로 끝난 참여정부·文정부 검찰개혁

역대 정부서 검찰개혁 추진했으나 대규모 개혁 불발

참여정부서 본격화됐지만 “막 하자는 거죠” 등 논란

文정부 ‘검수완박’ 강행도 ‘내로남불’ 등 물의

기사입력 2022-05-06 00:07:00

▲ 역대 정권에서는 검찰개혁을 공약으로 자주 들고 나왔다. 검찰개혁은 대체로 검찰을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것과 검찰권에 대한 견제가 주된 내용이었다. 문재인정부에서 이뤄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개혁안도 거슬러 올라가면 문민정부에서 처음 논의됐다. 사진은 중앙고등검찰청 ⓒ스카이데일리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추진해온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데 이어 결국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안까지 의결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정권 말기에 급격하게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안에 대해 각계각층의 비판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검찰개혁'이라는 구호는 사실 정치권에서는 아주 오래된 과제로 통한다. 역대 정부 가운데 검찰개혁을 외치지 않은 정부가 없을 정도로 오랜기간 미해결과제로 남아있었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요즘 강조하고 있는 검찰 개혁의 양대축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분리 등은 노무현정부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 수 있다.
 
문민정부서 논의되던 공수처 등 검찰개혁, 참여정부서 본격화
 
검찰개혁 일환으로 꼽히는 문재인정부의 공수처 설립 논의가 시작된 것은 1996년 김영삼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두환‧노태우정부 비자금 사건, 안경사협회 뇌물수수 사건 등의 부패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당시 참여연대는 여야 국회의원 151명과 시민 2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부패방지법’을 청원했다.
 
이 입법청원에 포함됐던 내용 중 하나가 대통령 직속의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공비처) 신설이었다. 그러나 논의만 이뤄졌을 뿐 ‘부패방지법’은 발의 후 1개월 만에 회기종료로 자동폐기되는 운명을 맞게 되면서 실질적인 개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김대중정부는 전 정부에서 논의되던 공비처 설립을 약속하고 추진했지만 실제로 설립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명박정부 때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일각에서도 검찰개혁 일환으로 공수처 설치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측은 “이명박 대통령은 새로운 조직을 만든다는 것이 자칫 옥상옥이 될 수 있고, 검찰의 힘만 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반대했다. 박근혜정부는 검찰개혁으로 공약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 폐지를 단행했을 뿐 당시 상대 후보였던 문 대통령이 주장한 공수처는 설치하지 않았다.
 
▲ 검찰이 자신을 수사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검찰 수사를 위해 탄생한 공수처의 시작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공비처)였다. 그 논의가 시작된 것은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였다. 그러나 논의만 이뤄지고 실제 설치는 문재인정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라는 이름으로 성사됐다. 사진은 2010년 2월25일 서울 롯데호텔사파이어 볼룸에서 열린 제1차 세종국가전략조찬 포럼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문재인정부 출범 이전 검찰개혁이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된 건 노무현정부 때였다. 참여정부는 검찰개혁 일환으로 △검찰‧경찰의 수사권 조정 △검찰의 탈(脫)정치 △검찰권 독립 등을 들고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방대한 검찰권 견제를 위한 공수처 설립을 공약했고 검찰 인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검찰의 조직순혈주의‧기수중심주의‧남성중심주의 등을 타파하기 위해 당시로선 파격적인 카드인 강금실 법무부 장관 인사를 단행한다. 강 장관은 최초의 여성 법무부 장관이었고, 법관 출신이었다. 하지만 강 장관은 노 대통령 측근이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검찰 장악’ 논란을 사기도 했다. 특히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은 사법연수원 2기였는데 강 장관은 13기로 11기수가 차이 나 검찰 내부 반발도 매우 컸다.
 
노 대통령은 강 장관을 통해 독립기관인 공직자부패수사처를 설치하려 했지만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이 반발하는 바람에 결국 무산됐다. 송 총장은 공수처 설립을 두고 “검찰의 권한 약화를 노린 것”이라는 논지를 폈다.
 
노무현정부에서 강 장관에 이어 파격인사로 꼽히는 것은 서영제 당시 대검 마약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한 것이다. 기획부나 공안부 출신의 엘리트 검사들이 거쳐왔던 자리에 강력부 출신 검사가 임명된 것은 그야말로 이례적이었다.
 
참여정부의 검찰개혁은 ‘청와대의 검찰 장악’ 의혹 속에 청와대의 검찰 인사 개입 논란까지 터지면서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검찰의 강한 저항과 정권과 연관된 비리 사건들이 잇달아 터지면서 개혁의 동력을 잃게됐고 마침내 실패에 이르게 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2003년 3월9일 평검사들의 TV토론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검찰개혁 추진을 위해 필요한 평검사들 지지를 이끌어내려 시도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평검사들은 청와대의 검찰 인사 개입 논란, 검찰권 독립을 외치던 노 대통령이 검찰에 전화를 넣어 청탁 의혹을 산 점 등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에 생중계된 이날 토론에서 평검사들은 노 대통령에게 검찰 인사를 두고 “불공정 밀실 인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시 토론에 참석한 김영종 검사는 “대통령 후보 시절 검찰에 청탁 전화를 한 적이 있지 않나”라는 폭탄 발언을 했다. 당황을 넘어 분노한 노 대통령은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죠”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정권과 관계된 각종 사건들도 참여정부의 검찰개혁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파격인사로 주목을 받은 서 지검장은 당시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의 정대철 대표를 굿모닝시티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고 노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 씨를 대우건설 인사청탁 및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여기에 노 대통령이 발탁한 송광수 검찰총장의 대검 중수부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캠프가 모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제기했다.
 
급기야 2005년 검찰이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하자 당시 정권실세로 꼽혔던 천정배 법무장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말고 불구속수사를 하라”고 요구하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이에 사의를 표하며 퇴임사에서 “법무장관이 피의자 구속 여부에 대한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심히 충격적”이라고 일갈했다. 김 총장은 이어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순간 그동안 우리(검찰)가 쌓아온 정치적 중립의 꿈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고 혹독하게 평가했다. 노무현정부의 검찰권 독립 구호에 금이 가는 순간이었다.
 
노무현정부 공수처 실현한 文… 논란도 지속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며 사실상 노 대통령의 검찰개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에 따라 참여정부에서 논의됐던 공수처를 끝내 설치했고 검경 수사권 조정에 이어 여당인 민주당 주도 하에 ‘검수완박’ 법안까지 임기 말에 강행했다.
 
노 대통령 때부터 검찰권 견제를 통한 검찰개혁을 위해 추진되던 공수처는 결국 문 대통령 임기 내에 설치됐지만 많은 비판을 받았다. 공수처 역시 검찰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불법사찰을 저질렀다는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사건과 관련 없는 언론인·민간인들을 사찰했고 여기에는 심지어 외신기자들도 포함돼 ‘국제망신’이라는 비난까지 자초했다.
 
정부여당은 공수처 설치에 이어 국회 의석 과반을 넘는 170여석의 민주당 의석수를 앞세워 검찰개혁을 강행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사의 직접 수사를 6대 범죄(공직자‧선거‧방위사업‧부패‧경제·대형참사)로 제한한 뒤 검수완박을 통해 다시 6대 범죄 수사권마저도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분배하는 것을 진행 중이다.
 
▲ 노무현정부의 검찰개혁을 이어받은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참여정부의 숙원이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이어 민주당의 국회 내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서 기조연설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추진은 검찰 수사권 폐지를 통해 국가 수사 총량이 줄어든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당장 민주당 등이 검찰 대안으로 제시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가 법안 추진 시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안 추진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잡음들이 불거졌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임기 내내 소극적으로 임하다가 임기 종료 직전에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인원 구성을 위원회 취지에 맞지 않게 민주당에 유리하게 구성했다. 또 법안 공포를 위해 청와대에 국무회의 일정 조정을 요청하는 등 무리하게 추진해 국민의힘과 각계각층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도 노무현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 독립성 강화를 주장했지만 역대 어느 정부 때보다도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5회가 넘는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대 대선 공약으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삭제를 내세우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노태하 기자 / thnoh@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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