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노동
[이슈포커스]-가족의 의미(上-입양가족)
“가족은 삶의 원동력…입양 자녀도 똑같은 자녀랍니다”
“입양가정 향한 편견 너무 힘들어…극소수 안 좋은 사례를 확대 해석은 마세요”
입양 특례법 제정 후 입양아 수 급감…“아이 중심 정책 펼쳐야”
“가정에 대한 부정적 시선 안타까워…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험”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5-09 00:07:00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21일 부부의 날 등 가족과 관련한 날이 대부분 5월에 몰려 있다. 우리는 일 때문에, 혹은 고단한 삶에 치여 가끔 가족의 소중함을 잊기도 한다. 마치 공기의 소중함을 평상시에는 느끼지 못하듯. 스카이데일리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이슈포커스 주제를 '가족의 의미'로 정해 다양한 삶의 표정을 다각도로 담아보고자 했다. 입양아 가정을 비롯해 한 부모 가정, 탈북민 가정 등의 구성원들을 만나 그들의 희로애락을 상중하로 짚어본다.

▲ 최근 포천의 한 캠프장에서 열린 국내 입양가족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사회자의 설명을 들으며 식사를 즐기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문용균 팀장|양준규 기자·신성수 기자] 매년 ‘가정의 달’ 5월이 되면 가족의 의미를 다시 곱씹어보게 된다. 가족은 결혼을 기반으로 부부가 탄생하고, 그로 인해 자녀가 생기면서 점점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입양가족도 당연히 가족의 범위에 포함된다. 어떤 인연으로 가족이 되었든 가족은 그 자체로 소중하고 의미있는 삶의 원천이자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친생 자녀나 입양 자녀나 아무런 차이 없어…행복한 입양가족 많이 알려졌으면”
 
얼마전 포천의 한 캠프장에서 국내 입양가족 캠프가 열렸다. 이 행사는 홀트아동복지회가 주관하며 공개입양 1세대 가정이 모여 친목을 다지는 자리다. 캠프에 참석한 사람들은 친생자녀와 입양자녀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입양가족 캠프에 참여한 김인순 씨는 친생 자녀 2명과 입양 자녀 2명을 합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아들 둘은 분가했고 현재 딸 둘과 같이 살고 있다.
 
김 씨는 중학교 때 입양 가족을 보고 자기도 입양을 해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때는 다만 생각에 그쳤는데 결혼후 남편이 신문 입양 광고를 접하고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김 씨는 이에 힘입어 가족회의에서 입양의 의미를 설명하며 가족들의 의견을 물었고, 남편과 두 아들 모두 기뻐하면서 찬성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입양 이야기를 꺼내기는 했지만 내가 과연 친생자녀만큼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지, 막상 입양을 했는데 마음에 안 들면 어떨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고민만하다가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들 둘이 입양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고 묻더군요. 생각만 하면 결국 못하겠다 싶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입양을 하기로 결정했어요. 한 번 입양을 하고 보니 두 번째는 쉽더라고요. 친생 자녀나 입양 자녀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김 씨는 아이가 입양 자녀인 것을 밝혀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고민 끝에 입양 자녀인 것을 숨기다가는 언젠가는 드러나고 말 일이며,  아이도 결국 자신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공개하기로 결심한다.
 
▲ 김인순 씨(왼쪽 세번째) 가족은 친생아 자녀 둘과 입양자녀 두 명 등 네명의 자녀를 키우며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인순 씨 제공]
 
“입양한 딸 아이가 네살 무렵에 동화책을 집어서 읽어달라고 했는데 마침 입양동화였어요. 그래서 이게 바로 입양이야기라고 설명해주었죠. 그럼 아빠 엄마가 한명씩 더 있는 것이냐고 아이가 묻더군요. 맞다고 했죠. 그때부터 아이가 계속 궁금한 것을 물어봐 입양이 무엇이고 어떤 것인지 적극적으로 알려주었어요.”
 
아이는 입양에 대해 궁금한 것을 이것저것 물었고 김 씨도 모르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직접 사전도 찾아보는 등 아이와 함께 자연스레 입양의 세계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도 입양에 대해 명확하게 의미를 이해하는 동시에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게 됐고, 친부모에 대한 생각도 자리잡게 됐다고 한다.
 
김씨는 입양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이렇게 전했다. “입양한 아이 친모에 대한 파일이 저한테 있거든요. 그런데 친모 스스로 자기가 아이의 삶을 책임지지는 못하지만 태교만큼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태교를 열심히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나중에 아이가 이걸 알고 친모에게 편지도 썼어요. 나를 위해 열심히 태교를 해줘서 제가 이렇게 훌륭하게 자랐다. 이런 내용으로요.”
 
김 씨에게 입양가정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물었다. 김 씨는 다른 가정에서도 일어나는 일을 입양가정이라 그렇다는 식으로 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아이가 아프거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면 입양아라서 제대로 돌봐주지 않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반대로 누구에게나 생기는 육아의 고충을 이야기해도 입양아라 그렇다고 말하는 것이 때로는 서운하게 여겨진다는 얘기였다.
 
“저는 버틸 수 있는데 정말 싫은 것은 어린 아이한테 함부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죠. 너희 엄마가 너를 어떻게 키우는데 그러냐, 좀 잘해라 이런 식으로요. 집에서는 전혀 불편한 게 없는데 외부에서 그런 소리가 들리니까 애들이 눈치를 보기도 하는게 너무 안쓰러웠어요.”
  
김 씨는 입양 부모로서의 경험을 살려 입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홍보 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씨는 홍보와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인식은 개선됐지만 어른들의 인식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TV 드라마나 뉴스를 통해 입양가족의 좋지 않은 행태를 접하게 되면 그것을 과도하게 맹신하는 듯한 분위기도 있거든요. 정인이 사건이 불거졌을 때 입양아 가족들이 전수조사를 당한 가정이 꽤 있어요. 통계적으로 학대가 이뤄지는 가정은 0.3% 정도밖에 안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친생 가정도 학대하는 경우가 있고, 잘 사는 행복한 입양가정도 많은데 그런 걸 보여주기 어려운가봐요. 
 
김씨는 언론의 편향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입양 가족이면 일단 불행할 것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가정의 달만 되면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데 이상하게도 문제점이 많은 입양가정 등 안 좋은 사례만 주로 찾아요. 잘 살고 있는 입양 가정을 찾으려는 시도는 별로 하지 않는듯 싶어요. 오늘 인터뷰에 응하게 된 것도 여느 언론과 다르다는 점에서 사실은 고마운 마음이 생겨서 진행한 것이죠. 언론에서 입양 가족에 대해 밝고 좋은 내용을 많이 써줬으면 좋겠어요.”
 
“입양 정책은 아동 중심적으로…애착 줄 사람을 붙여야 한다”
 
김 씨는 법률 문제도 언급했다. 입양특례법 제4조에 따르면 입양에 있어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아동의 이익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이 김씨의 판단이다.
 
“최근 모 국회의원이 친생부모가 파양 신청을 할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더군요. 그런데 이것은 전혀 아이의 의사가 반영된 게 아니잖아요. 아이의 행복을 위해 아동중심 입양이 돼야 하는데 다들 그렇게 안하려고 해요. 아마도 애들은 투표권이 없어서 그런가봐.(웃음)”
 
김 씨는 출생신고가 된 아이들만 입양할 수 있다는 제도적 허점에 대해서도 강력히 비판했다. 출생신고를 꺼리는 미혼모의 자녀나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도 입양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허용되지 않으면 입양가정을 찾지 못해 보육원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2464명이었던 입양아 수는 입양특례법이 제정된 이후 지속해서 감소해 2020년 492명으로 역대 처음으로 500명 이하로 떨어졌다.
 
“만약 입양을 한다면 아이가 최대한 어릴 때 하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뭔가에 애착을 갖게 되는 형성기가 길어지거든요. 입양 대상 아이들이 있는 보육원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일 큰 문제가 자기를 돌보는 사람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뀐다는 사실이죠. 그러면 아이들이 애착을 갖고 기댈 데가 없어지게 되거든요. 이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정이 필요한 진정한 이유죠.”
 
 
김 씨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언제 느끼냐고 물었다. 김 씨는 가족의 소중함은 온 가족이 서로를 소중히 할 때 더 빛이 난다고 역설했다.
 
“원래 가족은 소중한 것이라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좀 바뀌는 것 같아요. 가족의 소중함에 머물지 말고 서로 존중하고 아껴주는 것 중요하거든요.”
 
김 씨와 인터뷰를 마치고 입양가족 캠프에 참여한 가족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같이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웃음꽃도 피웠다. 이들은 가정과 자녀의 소중함에 대해 입을 모아 말했다.
 
“아이를 키울 때 느낌이라는 건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요. 아이가 말하는 모습, 커가는 모습 같은 건 사회의 어떤 경험보다 큰 경험이고 힘을 낼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돼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런 것을 헤쳐 나가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이 생겨요. 이런 점들을 다들 알아줬으면 너무 좋겠어요.”
 
가족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입양가족들은 가족을 '어떤 일이 있어도 기댈 수 있는 쉼터'라고 표현했다.
 
“가족이라는 것은 가족의 울타리로 들어오면 도움이 되고 용서가 되고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안식처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부모가 노력해야 하고요. 앞으로도 우리 가족과 함께 가정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나가야지요.”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2
감동이에요
2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541(청담동) 세신빌딩 9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5일,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조정진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