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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어피니티, ‘풋옵션 공방’ 항소심 돌입

“부적절한 공모” vs “무리한 기소”

기사입력 2022-05-12 14:10:48

▲ 교보생명. ⓒ스카이데일리
 
교보생명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행사가를 놓고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교보생명의 법정 공방 2라운드가 개시됐다. 1심 재판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참고자료를 배포하며 여론전을 펼친 바 있는 양측은 항소심에서도 보도 자료를 내보내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11일 서울고등법원 제1-1형사부(이상련 부장판사)는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명과 교보생명 FI 측 어피니티컨소시엄(어피니티) 임직원 2명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재판부가 피고인의 정보를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시작으로 검찰의 항소이유 진술과 변호인측 의견 요지 진술이 오고 갔고 향후 재판 진행을 위한 증거 및 증인채택 여부와 심리기일 등을 논의했다.
 
안진 회계사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가치평가 업무는 통상적인 다른 업무와 동일하게 진행해 문제가 없으며, 신창재(교보생명 회장)가 풋옵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가치평가를 문제 삼기 위해 고발에 이른 것” 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1심에서도 이메일 등 객관적 증거를 통해 투자자들이 아닌 안진 회계사들이 평가방법, 평가인자 및 평가금액을 결정하였다는 것이 입증됐고 검사의 주장은 추측일 뿐”이라고 변론했다.
 
또한 “이 사건은 신창재 측이 민사적 책임을 회피하고 다른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무리하게 형사소송을 끌고 가고 있으며 이미 1심에서 상세히 다루어진 것에 대해 새로운 내용과 증거도 없이 같은 논리를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기각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1심 재판부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에 나왔던 ICC(국제상공회의소) 중재 판정,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도 이 사건과 관련해 안진이 수행한 가치평가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이날 “안진 소속 회계사는 투자자인 어피니티 지시나 결정에 따라 교보생명 가치평가 보고서를 발행했다”며 “이 자체만으로 허위 보고에 해당하고, 이들 간 부정청탁 등 부정행위가 있다”고 공소 사실을 주장했다. 또한 1심 재판에서 나온 ‘단순한 의견 교환 절차’라는 변호인 주장도 조목조목 따져봤다.
 
검찰은 “앞선 재판부가 투자자와 회계법인 사이 의견 교환이란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가치평가에 있어 이를 무차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가치평가 서비스 수행 기준 등의 법리적 해석을 좀 더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 측의 ‘가치평가는 공인회계사만이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란 주장을 짚은 뒤 “1심 재판부가 이미 배척한 논리”라며 “이 사건과 유사한 사례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이날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의 1심 판결문을 참고자료로 제출했다. 검찰은 “삼덕 소속 회계사의 유죄 판결과 비교할 때 풋옵션 행사 시점, 가격 제시 등이 거의 유사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안진 소속 회계사와 어피니티 관계자가 서로 주고받은 이메일 등 교보생명 주식 가치평가를 할 당시 유리한 결과를 내기 위해 상호 모의한 증거의 입증 계획을 냈다.
 
안진 소속 회계사와 어피니티 관계자 등 5명은 풋옵션 행사 가격 산정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어피니티의 부정한 청탁에 응한 안진은 공정가치를 허위로 보고 했다는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사측은 증인으로 가치평가 및 회계업무 관련 전문가 증인 2명과 신창재의 의뢰로 가치평가를 수행한 안세회계법인 회계사, 데이터룸 개설과 관리에 관여한 교보생명 소속 직원 등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양 측의 진술을 들은 뒤 “이 사건은 대부분 이메일을 통해 업무가 진행되어 기록이 다 남아있고, 1심에서 그 이메일들을 비롯한 증거 논의는 상당부분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므로 재판부는 1심에서 제시된 증거들을 다시 음미해 보면서 상호간의 공방을 통해 항소심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인채택여부 등을 검토해 다음 기일에 결정하기로 했다. 2차 공판기일은 6월22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2012년 교보생명의 2대주주였던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로부터 1주당 24만5000원에 지분 24%를 인수한 어피니티는 2015년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못하면 풋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조건으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교보생명이 업황 악화 등으로 IPO를 하지 못하자 어피니티는 2018년 풋옵션 행사에 나섰다. 당시 어피니티는 안진회계법인에 주식 가치평가를 의뢰해 풋옵션 행사 가격을 주당 40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신 회장은 지분가치가 너무 부풀려졌다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어피니티 측은 ICC에 제소했다.
 
이에 교보생명 측은 어피니티와 안진회계법인이 고의로 기업가치를 부풀렸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교보생명의 기업가치 평가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풋옵션 가격을 부풀려 허위 보고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로 최고 1년6개월 징역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1심은 공소 사실에 기재된 증거가 미흡하거나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임한상 기자 / hsr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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