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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재의 지구촌 IN & OUT

일본, 재일교포 대하는 시선이 달라졌다

김치 팔며 고생하던 ‘파친코’ 드라마 속 ‘선자’ 이미지 퇴색

BTS·K-드라마·韓반도체·K-화장품·전기차 등에 열광

한국계 일본인 ‘자이니치’에 대한 부러움·열등감 드러내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5-24 09:20:41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이 가는 일본 교토의 우토로 지구에서 지난달 ‘평화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자이니치(在日)’, 즉 재일교포들이 겪은 고난의 역사를 전하고 인권을 가르치는 곳이다. 애플TV에서 방영했던 ‘파친코’ 시리즈의 여주인공 ‘선자’는 젊은 시절 부산에서 이곳으로 건너가 김치 팔며 엄청 고생하며 살아낸다. 대개 우리가 자이니치, 또는 일본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우토로의 고생하는 선자’다.
 
방화와 차별도 있었지만
 
필자도 일본을 아주 모르는 편은 아니다. 어렸을 때 몇년 살았고 커서는 특파원도 했다. 그런데 요즘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선자’ 이상으로 과거의 사람이 돼 버린 것 같다. 지난날의 자이니치와 요즘 자이니치가 더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우선 우토로의 평화기념관. 건설 도중 방화사건이 발생해 전시예정이던 자료가 불탔다. 방화혐의로 붙잡힌 일본 남자는 “한국이 싫었다”고 했다. 경찰은 자이니치에 대한 ‘증오범죄’로 보고 있다. 또 하나, 일본의 대표적인 소고기 덮밥 체인점 요시노야. 외국인 학생의 채용설명회 참석을 거부해 물의를 일으켰다. 나중에 요시노야가 사죄했고, 해당 외국인(재일교포로 추정)도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왠지 찜찜했다.
 
광복된 지 77년이 지났건만 TV에 보도된 이 두가지 사례를 보면 자이니치의 삶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자이니치 개개인의 삶을 살펴보면 현실은 그런 기존 관념과 온도차가 난다. 하나씩 살펴보자.
 
“한국으로 꺼지라”는 농담
 
도쿄 북쪽 센다이(仙台)에 사는 자이니치 한순호(29) 씨. 그는 예술가다. 고객과 지인 대부분이 일본인이어서 ‘니시하라 순호’란 이름을 쓴다. 처음 만나는 일본인에게는 자이니치 대신 일본에 사는 ‘외국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니시하라 라는 일본 이름을 붙인 건 (창씨개명 차원이 아니라) 일본말이 통하는 외국인이라는 걸 알려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일본인 친구는 그에게 “조센진, 한국으로 꺼지라”고 욕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농담이다. 전에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해도 절대 할 수 없던 이런 농담을 이제 거리낌 없이 한다. 한순호 씨 자신 별 신경 안 쓴다. 농담하는 거 아니까…. “오히려 요즘은 한국말 하면 짱이 된다”고 자랑하듯 말한다. 그게 요즘 20대 자이니치의 모습 같다.
 
“너 자이니치였니?”
 
오사카(大阪)에서 출장촬영사업을 하는 일본인 여성 무라타(村田). 다닌 고등학교가 코리아타운이 있는 츠루하시(鶴橋)에 있었고 친구 절반 정도가 자이니치였다. 그녀가 만났던 자이니치는 일본 사람처럼 말하고 생김새도 차이 안 나고 이름도 일본 이름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졸업했을 때에야 그들이 자이니치라는 걸 알았다. 차별이 있구나 라고 희미하게 느꼈던 건 친구 중 한 명이 자이니치와 결혼한다고 하니까 집에서 소극적으로 반대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도다. 그리고 지금도 다들 그저 친한 친구다.
 
내가 싫은 건지, 일본인이어서 싫은 건지
 
‘런던부츠 1호 2호’ 라는 잘 나가는 일본 연예인 다무라 아츠시(田村淳). 시모노세키(下関) 출신이다. 부산을 오가는 페리호 덕분에 한국인을 많이 알고, 자이니치 친구도 많다. 그래서 도쿄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차별을 몰랐다. 차별을 안 것은 도쿄에서 자이니치 여성과 사귀면서부터. 그녀 아버지한테 인사 드리러 집을 찾아갔는데 “그 놈 만나고 싶지 않다”고 차별당했다는 것이다. 다무라 씨는 “내 캐릭터가 싫으신 건지, 일본인이어서 싫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1947년생으로 자이니치 2세인 영화감독 고찬욱 씨. 우리들이 갖고 있는 ‘재일교포’ 관념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다. “내가 학교를 다닌 건 1950~60년대인데 당시 자이니치에 대한 차별은 엄청났다. 모두들 일본 이름을 썼고 한국인이란 사실을 필사적으로 감추려 했다. 마치 아버지가 범죄자이면 그 아들이 아버지의 전과를 감추려고 필사적이듯. 당시 어린 자이니치들은 그런 상처를 안고 자라났다.”
 
BTS와 한국의 드라마 반도체 및 전기자동차
 
고 감독에 따르면 지금의 70대 이상 일본인들은 자이니치에 대해 거부감과 더불어 묘한 열등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 일본 국민이 전승국 진영 한국 국민에게 갖는 감정이었다.
 
요즘 한·일 젊은이들은 다르다. 지금 젊은이들은 전쟁과 침략을 계기로 알게 된 사이가 아니다. BTS, 한국 드라마, 한국 화장품을 통해 일본 젊은이는 한국을 본다. 그래서 일본인들이 자이니치에 접근하면서 “왜 한국에 안 돌아가고 일본에 사니?” 같은, 전 같으면 싸움날 농담까지 거리낌 없이 한다.
 
자그만한 행복의 씨앗
 
요즘 ‘고급스러운’ 차별도 생겨나고 있다. BTS, 한국 드라마, 한국 반도체, 한국 전기자동차, 아니 한국인 자체의 신분상승에 대해 “왜 일본적인 것보다 인기가 있고 왜 많이 팔리고 왜 열광하느냐. 왜 한국 드라마나 한국적인 것만 사랑받느냐. 일본인이 왜 소수가 되고 왜 구석으로 몰리고 있느냐”는 믿기지 않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런 것들이 자이니치의 현실을 100% 대변하지는 않는다. 또 이런 거리낌 없는 사이가 옳은 것이냐고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국 젊은이들 간 이런 거리낌 없는 사이가 우리 손자들에게 돌아갈 자그마한 행복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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