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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접전의 경기도지사 선거

격전지 주인을 바꾼 조자룡의 ‘헌 칼’

기사입력 2022-05-26 00:02:40

▲ 오주한 정치사회부장
6‧1 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누가 과연 주요 격전지의 맹주 자리를 꿰찰지 주목된다. 최대 격전지는 단연 양웅(兩雄)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을 펼치는 경기도다. 혹자는 경기도의 짙은 민주당색을 들어 더불어민주당 승리를 점치는 반면 혹자는 지난 정부의 실정을 들어 국민의힘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소설 삼국지연의를 보면 비슷한 장면이 스치는 듯싶다. 서기 3세기경 삼국시대 당시 위‧촉의 최대 격전지는 한중이었다. 조조는 이곳을 발판 삼아 촉한을 공략하려 했으며 유비는 그 옛날 한고조가 암도진창(暗渡陳倉)의 기적을 일으켜 무적의 항우를 무찔렀던 영광을 재현하려 했다.
 
조조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중은 그저 남다를 바 없는 일개 도시로서 계륵(鷄肋)에 불과했지만 정치적 상징성은 컸다. 조조는 한중을 점령하고 나아가 파촉을 수중에 넣음으로써 홀로 고립된 동오의 항복을 이끌어 내고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한고조의 후예인 유비로서는 한중을 차지함으로써 과거의 항우처럼 강대한 조조를 무찌를 수 있다는 희망을 천하 충의지사들에게 불어넣어 손쉬운 북벌을 도모할 수 있었다.
 
때문에 서기 217~219년 한중에서 격돌한 양웅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을 펼치며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조조가 도교의 일파 오두미교의 교주였던 장로를 굴복시키고 한중을 평정하자 정족지세(鼎足之勢)의 천하 정세에 일대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게다가 조조가 “유 씨가 아닌 자는 왕이 될 수 없다”는 한고조 율법을 어기고 216년 위왕 자리에 오르자 역적타도 명분을 얻은 촉한에서는 북벌론이 강하게 일었다.
 
정사(正史) 삼국지 장비전 등에 의하면 유비는 우선 파서태수 장비에게 1만 군마를 딸려 선봉으로 내보냈다. 조조는 질세라 조홍‧장합 등에게 병사를 딸려 한중에 파병했다. 첫 싸움에서 지고 달아난 장합은 다시 가맹관 공격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노장 황충에게 대패했다. 황충은 나아가 정군산전투에서 조조의 친척이자 기습의 달인이었던 하후연의 목을 베어 천하를 진동시켰다.
 
기세를 탄 유비는 직접 대군을 이끌고 북벌에 나섰으며 진노한 조조도 병마를 대동한 채 남진했다. 역성혁명을 꾀하는 난세의 간웅 조조와 한나라 재건을 꿈꾸는 한고조의 후예 유비는 한중에서 정면 격돌했다.
 
귀족 출신인 조조는 당초 ‘돗자리 짜던 촌놈’인 유비를 무시했다. 그는 유비가 양아들 유봉을 출격시켜 싸움을 걸자 “돗자리나 짜던 천한 놈이 어찌 감히 가짜 아들을 보내 내게 맞서는가. 우리 황수아(黃鬚兒)가 오기만 하면 저 놈은 죽은 목숨”이라며 깔봤다. 황수아는 조조의 아들로서 맨손으로 범을 때려잡을 정도로 용맹했던 조창을 일컫는다.
 
천하 식자(識者)들의 전망도 조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북에서 중원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차지하고서 청주병‧호표기 등 정예병을 보유한 조조가 파촉과 형주 일부만 가진 유비쯤은 손쉽게 물리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사태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유비는 멀리 원정 온 조조의 약점을 노려 군량고를 습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때 활약한 사람이 ‘조자룡’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조운이다.
 
정사 삼국지 조운별전에 의하면 북산으로 출병한 조운은 매복 중이던 적군 본대와 맞닥뜨렸다. 기습에 나선 별동대와 매복하던 대군의 싸움이니 승패는 뻔했지만 조운은 상식을 깨는 인물이었다. 그는 극소수의 기병만으로 조조군 진영을 철저하고도 완벽히 유린했다. ‘조자룡 헌 칼 쓰듯’이라는 말까지 낳은 필마단기(匹馬單騎)의 용맹에 질려 버린 조조가 진채 문을 굳게 닫자 양군 대치는 장기화됐다. 급기야 탈영병이 속출하자 조조는 진지하게 철군을 고민했다.
 
어느 날 식탁에 닭갈비탕이 오르자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조조는 “먹을 건 별로 없지만 버리긴 아까운 이 닭갈비가 마치 한중 같다”고 중얼거렸다. 그가 끝내 쓴 입맛을 다시며 철수함에 따라 최대 격전지였던 한중은 결국 유비의 차지가 됐다. 유비는 이를 기반으로 한중왕에 올라 ‘촌놈’ 멸칭을 떼고 진정한 조조의 호적수로 자리매김한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비록 대선에서는 패했지만 여전히 국회 의석수 167석을 가진 민주당은 당력을 쏟아부으며 김동연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자신의 친정과도 같은 경기도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대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좀처럼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범보수로 분류되면서 완주 의지를 표명한 강용석 무소속 후보도 김은혜 후보에게는 무시할수 없는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여야 입장에서 인구 1350만명에 이르는 경기도는 2년 뒤 열릴 예정인 22대 총선은 물론 차기 대선 등 승리를 위해 반드시 차지해야 하는 핵심지대다. 경기도를 계륵에 비유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지금의 양당 후보 대결을 보면서 2000년 전의 한중 공방전을 떠올리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 토지공개념 등을 주장하며 개헌을 시도 중인 민주당은 조조를, 시장경제를 중시하며 대한민국 영광의 역사 재현을 호소하는 국민의힘은 유비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국민의힘을 조조에, 민주당을 유비에 빗대는 목소리도 있다. ‘경기 공방전’의 최종 승자는 과연 누가 될지, 조자룡과 같은 변수가 혹시 등장하지는 않을지 선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주한 기자 / jhoh@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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