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땅] 무속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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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땅] 무속인

조정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6-16 09:02:55

▲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오른쪽) 여사가 경남 통영 출신 강보살(가운데)이라는 무속인과 만나고 있다. [사진=독자 제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 뒤끝에 ‘무속인(巫俗人)’ 동행 논란으로 시끄럽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면서 마침 고향이 경남인 지인과 동행한 모양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동행인을 ‘무속인 같다’고 표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풍채를 갖고 사람을 단정한 것도 문제지만 무속인을 폄훼하는 듯한 표현은 더 큰 문제로 보인다.

‘귀신을 섬겨 길흉을 점치고 굿을 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무속인도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한때 정부 통계에 잡힌 무속인 수는 100만 명에 이른다. 재개발이 미뤄진 도심은 물론 시내 변두리 주택가에 붉은 깃발 등 무속인이 거주하고 있다는 표시를 한 신당이나 점집이 적잖게 있다. 무속인을 찾아 길흉화복을 점치거나 상담하는 부류도 다양하다. 특히, 사업가나 정치인 중에 많다.

조선시대에는 기생·노비·승려·백정·광대·공장(工匠)·상여꾼과 함께 무격(巫覡)이 여덟 천민(八賤)에 속했으나 지금은 중요무형문화재·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등 당당한 직업군의 일원이다. 무속인의 전통적 명칭은 무당이다. 보통은 여성을 말하고, 남자 무속인은 별도로 박수·박사로 불린다. 충청도에서는 법사·보살, 경상도에서는 화랭이·양중, 전라도에서는 단골레, 제주도에서는 심방·소미, 이북에서는 만신으로 부르고 서양에서는 샤먼(shaman)이라 한다.

무속업은 법률상으로는 종교가 아닌 상업적 서비스이기 때문에 면세자가 아니다. 기독교의 목사·가톨릭의 사제나 수도자, 불교의 승려와는 다르게 종교적인 특권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법당이나 점집도 납세의 의무를 지닌다. 한국표준직업분류에 의한 직업 코드는 ‘41622’이고, 정식 명칭은 ‘점술 관련 종사원’이다. 조선시대에는 정식 직업으로 인식되어 무세(巫稅)를 냈다.

무속인이 되는 길은 세습무와 내림굿에 의한 강신무로 대별된다. 본인의 의지보다는 ‘신병’이라는 초정신적 현상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 자의적로 무속인의 길을 가는 사람은 드물다. 현대의학자들은 신병을 ‘외압에 의한 정신장애이자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문화고유장애’로 정의하지만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승려·신부·수녀가 되기 위해 속세를 떠나는 것과 매일반이다. 어떤 직업군이든 함부로 폄훼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 조정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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