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26개월 만에 감소… 관세 직격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식품·요식·유흥

7월 농식품 대미 수출액 7% 감소
라면 17.8%↓·과자 25.9%↓·소스류 7.2%↓
가격 인상·소비 심리 둔화 등 식품기업 악재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20 12:00:21

▲ 20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을 포함한 농식품 대미 수출액은 1억3900만 달러(약 1900억 원)로 전년 동월 대비 6.7% 감소했다. ⓒ스카이데일리

한국 농식품의 대미 수출이 2년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자 그간 성장세를 이끌던 라면·과자류까지 타격을 받았다.

20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을 포함한 농식품 대미 수출액은 1억3900만 달러(약 1900억 원)로 전년 동월 대비 6.7% 감소했다. 전년 동월 기준 감소는 2023년 5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라면은 1400만 달러로 17.8% 줄었고, 과자류는 2000만 달러로 25.9% 감소했다. 소스류(-7.2%), 인삼류(-13.4%) 등도 일제히 후퇴했다. 상반기까지 이어진 고성장 흐름이 7월 들어 꺾인 셈이다. 다만 1~7월 누계는 10억7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3% 증가세를 유지했다. 7월 단월 감소로 누계 증가율은 6월의 27%에서 낮아졌다.

업계는 관세 부담이 예고되자 6월에 선적·발주를 앞당긴 프런트로딩(선주문·재고 비축)과 소비자 측 대량구매가 6월 실적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렸고, 이로 인한 기저효과가 7월 감소로 이어졌다고 본다. 실제 대미라면 수출은 2~6월 내내 월 2000만 달러를 상회했으며, 6월에는 29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8.7% 급증했다.

업체별 대응력 격차도 선명해졌다. 농심은 미국 현지에서 라면을 생산해 관세·물류 리스크를 부분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반면, 삼양식품·오뚜기 등 국내 생산 비중이 큰 업체는 가격 재설계가 불가피하다.

삼양식품 측은 “미국 관세에 대비해 6월까지 수출을 당겨 현지 판매 물량을 확보했고, 미국 수출과 맞물려 생산 캐파가 부족해 그동안 중국 오더 물량을 소화하지 못했으나 6월 말 밀양2공장 본격 가동 이후 중국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속 소비심리 둔화도 K-푸드 수출에 부정적이다. 최근 AP-NORC 조사에서 응답자의 57%가 식료품비 지출을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 가격 저항이 높은 환경에서 가격 인상은 수요 탄력성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식품 대기업의 현지 실적에도 그림자가 드리운다. CJ제일제당의 2분기 미국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달러 기준) 2.6% 감소했다는 집계가 나왔고, 농심 역시 환율 효과를 제외하면 성장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는 목표 재점검과 지원책 마련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기자재까지 포함한 ‘K푸드 플러스’ 수출 목표를 올해 140억 달러로 제시했지만, 지난달 전체 농식품 수출은 8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송미령 장관 주재로 수출 확대 추진본부 회의를 열어 물류·마케팅 지원과 애로사항 해소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7월 대미수출 감소에는 관세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가 부과되면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소비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