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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안토니 디쉴드의 한국영국 두 나라 이야기

영국인과 마스크와 날씨 이야기

코로나19로 ‘접촉’ 꺼리는 문화가 생길까 염려

비사교적 영국인들, 인적 드문 길에서는 인사

생일선물로 ‘햇빛’ 바라는 영국인의 햇빛 사랑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6-21 08:57:51

 
▲이진·안토니 디쉴드 작가·화가
 코로나19가 영국을 휩쓸기 시작한 후 정부의 최종대책 방안 결정에서 마지막까지 논란이 되었던 것은 아마 마스크 착용이었을 것이다. 겨울 감기철이면 으레 마스크를 써 오던 한국과 달리 영국에서는 종교 등 특별한 이유가 아닌 이상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다.
 
2003년 사스(SARS)의 경험이 없었던 영국은 2020년 3월23일에야 대 코로나 특별발표를 했고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즈·북아일랜드 등 영국 전역에 ‘집에 머무르기(Stay-at-Home)’ 명령이 하달됐다. 타인과의 접촉을 배제한다는 조처였는데, 단 예외적인 경우는 ‘2미터 거리두기’를 기본으로 하루에 한 번 근처의 공원으로 도보·달리기·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과 식사 준비를 위한 장보기 등이었다.
 
이로 인해 일주일에 최소한 한두 번쯤은 장을 봐야 하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수퍼마켓(마트)이 제일 붐비는 장소가 됐다. 하지만 마트에서도 2미터 거리두기 규정이 적용되어 곳곳에 감시원이 배치됐고 입구와 출구를 분리해 각각 ‘소독장소(Sanitary Station)’가 마련됐다. 내부에는 통로마다 두 줄의 선을 표시해 오는 방향과 가는 방향을 구분해서 통제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쓰고 초조하게 길게 한 줄로 늘어서서 쇼핑했던 시간을 떠올리면 정말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코로나 방역 지침이 엄격하던 시절, 스코틀랜드의 우리집 거실에 앉아 있노라면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라곤 온통 새들의 지저귐뿐이었다. 거리엔 지나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기 어려운 지경이었으니 창문에서 보이는 마을의 풍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에 나오는 ‘고스트 타운(Ghost town)’을 연상케 했다.
 
혹시 거리에서 맞은편에 사람이 오는 것이 보이면 어느 한 사람이 차도를 건너 반대편 보도로 가 마주침을 피하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이제는 모두 지나간 추억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 이후 마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폐지됐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다. 많은 이들이, 특히 노약자층에서 얼굴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기를 원하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이는 확실히 영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만들어 낸 변화다.
 
앞으로 모든 제한이 풀리고 코로나와 함께 사는 일상이 되어도 어떤 식의 ‘접촉’을 꺼리는 새로운 현상이 생기게 될까 자못 궁금해진다. 이는 한편으론 그러잖아도 폐쇄적인 편에 속하는 영국인들에게 더욱 폐쇄적이 될 명분을 부여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국인의 폐쇄성이랄까 비사교적인 국민성은 깜짝 놀랄 정도다. 일례로 어떤 한국인은 자녀가 영국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아침마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줘야 했는데, 학교 교문 앞에서 1년 동안 마주친 영국인 학부모에게서 ‘굿모닝’이란 아침 인사를 먼저 들었던 적이 없다고 했다. 
 
인사를 건네면 그제서야 ‘굿모닝’이라고 대답을 하는 정도라는 것이다. 처음엔 외국인에게 쌀쌀한가 싶었는데 영국인들끼리도 특별히 친근한 경우가 아니면 늘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마주치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데 인색하더라는 것이다.
 
오죽하면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2명의 영국인이 1년이 지나도록 서로 말 한마디 안 하고 지냈는데, 그 이유가 소개해 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우스개가 있을까.
 
하지만 또 다른 측면이 있기는 하다. 인적이 드문 산책길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에게는 항상 ‘굿모닝’ 혹은 ‘헬로’하고 인사를 한다. 아마도 상대방의 경계심을 풀어 주려는 서로 간의 배려인지도 모른다.
 
오늘의 영어 표현은 ‘플래이밍 준!(Flaming June!)’
 
‘플래이밍 준’은 햇빛이 찬란한 6월의 날씨를 말할 때 영국인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다. 영국인들은 해가 빛나는 날을 유독 좋아해 언제 어디서고 기회만 있으면 일광욕을 즐긴다. 아마도 ‘맑은 날이 드문 나라(Sun deprived Country)’라서 그럴 것이다.
 
영국인들이 프랑스 남부·스페인·포르투갈 등을 휴가지로 택하는 이유가 그곳이 대체로 햇볕(sunshine) 좋은 화창한 날씨를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많은 사람이 ‘생일에 무슨 선물을 원하세요?(What would you like for your birthday?)’라고 물으면, ‘그저 해가 나 준다면 정말 좋겠어요(A little bit of sunshine will be very nice)’라고 대답할 정도다.
 
화창한 6월의 어느 날 길에서 동네 사람을 만나면, “It’s going to be a fine day!(오늘 날씨가 좋겠어.)” 하며 사사로운 대화(small talk)가 시작된다. 이 표현에는 ‘당신도 내 말에 동의하지?’라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으니 “Yes, you’re right(맞아요)” 하며 맞장구를 치면 ‘스몰토크’가 무난히 이어지는 것이다. 만일 “Yes, that’s the weatherman said(기상예보엔 그렇다고 하더군요)” 한다면 상대방 말에 동의하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셈이 된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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