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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아트&컬처
국악뮤지컬 ‘쌍화지애’ 지역 브랜드 가능성 보여줬다
쌍화차·쌍화탕 탄생지 전북 정읍서 새 콘텐츠 탄생
‘태산’과 ‘인의’의 사랑 담은 위로와 공감의 무대
지속적인 작품 개발로 지역 레퍼토리 구축 기대
이주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7-01 08:52:23
 
▲이주영 공연칼럼니스트・문학박사
전라북도 정읍에서 지역 브랜드 콘텐츠가 탄생했다. 이 지역 명물인 쌍화차·쌍화탕이 무대예술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2022년 6월 17·18일, 정읍사예술회관에서 초연된 국악뮤지컬 ‘쌍화지애(雙和之愛)’는 영양가 높은 예술적 순도를 보여 줬다.
 
정읍은 내장산 국립공원·백제 가요 ‘정읍사(井邑詞)’·정읍농악 등 명물이 많은 고장이다. 예로부터 정읍 지황(地黃)은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될 만큼 약효가 뛰어났다. 
 
쌍화탕은 물론 경옥고·십전대보탕 등 다양한 한약 처방과 건강기능식품에 활용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은 정읍 ‘쌍화차거리’가 ‘2022년 농촌 융복합산업지구조성 공모’ 신규 지구로 선정돼 전북의 명품 브랜드로 도약할 좋은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정읍시와 정읍시립국악단(단장 김용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서곡부터 객석에서 박수소리 들리며 작품은 시작된다. 영상이 작품 전개와 전반적으로 함께하는 주요 무대 요소다. 정읍의 옛 지명은 ‘태인(泰仁)’이다. 주인공 이름도 지명에 바탕해 공주 ‘인의(仁義)’와 지황농사꾼 ‘태산(泰産)’으로 설정했다. 브랜드 콘텐츠 출발을 위한 시작점으로 적절하다. 
 
▲  국악뮤지컬 ‘쌍화지애(雙和之愛)’의 한 장면. [사진 제공=필자]
 
 
이 둘은 사랑으로 신분 차이와 장애(병고)를 극복한다. 여기에 의리있는 시녀 ‘구절초’와 그녀를 좋아하는 태산의 친구 ‘광대’가 등장해 극적 재미를 높인다. 창극 ‘춘향가’에서 춘향과 이몽룡, 방자와 향단을 연상시킨다. 주·조연의 콤비 연기에 갈등 구조가 없을 수 없다. 명나라에 아부할 목적으로 부마자리를 노리고 공주를 호시탐탐 노리는 간신배 아들과의 대치는 극성(劇性)을 배가한다.
 
이 작품에서의 핵심은 궁궐을 나온 공주가 쌍화탕과 신가물치가 혼합된 약을 먹고 낫는다는 것이다. 역병에 걸린 공주는 눈물을 머금고 궁궐을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오늘날의 팬데믹 상황과도 맞아 떨어져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쌍화지애’는 국악뮤지컬 장르를 표방한다. 누가 연출을 맡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필자는 국립극장 재직 시, 다수의 음악극(창극)을 기획·제작하며 경험한 바 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의 연출을 정도연 연출자가 맡은 것은 적절했다. 
 
공연연출가이자 문화기획자인 정도연(브로콜리404 대표)은 ‘수궁가’와 ‘서동요’, 3인 창극 ‘심청가’ 등을 연출한 최초 여성 창극연출가다. 2010년 제주올레걷기축제 감독을 시작으로 제주도와 인연을 맺으며 다수의 작품을 연출해 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몇 가지 의의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지역 명물을 문화원형으로 삼아 문화콘텐츠로 담아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공감과 확장이라는 키워드가 당당히 자리매김해야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반 요건을 갖춤으로써 브랜드 콘텐츠로서의 기대치를 높였다.
 
둘째, 국악뮤지컬을 표방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중심에 두었다. 작창·작곡된 음악과 어우러진 뮤지컬적 요소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역할을 했다. 작품 후반부 이소유 뮤지컬배우가 ‘정읍사’를 노래할 땐 극적 울림이 크다. 결국 스토리의 힘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편안하게 작품을 이어갈 수 있는 극적 구조와 내용이 충실했다.
 
남은 과제도 있다. 이 작품이 더 숙성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영상효과는 좋으나 이것만으로 제한적일 수 있으니 공연장 컨디션이 이를 수용하고, 예산 등 제작지원 보강도 요구된다. 양질의 레퍼토리로 남기 위해서 꼭 짚어야 할 사안이다.
 
공주와 태산의 노래가 귀에 남는다. “내가 아파요(공주), 내가 알아요(태산)”. 아픔과 위로다. 이는 시공간을 초월한다. 사랑의 힘이다. 병든 공주가 쌍화탕으로 낫듯 이 시대에 힘이 되는 예술작품으로 견고하게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첫 출발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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