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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대형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 본격화

건설업계 하이엔드 브랜드 바람, 현 시점 득일까 실일까

10대 건설사 중 절반 이상 하이엔드 브랜드 보유… 경쟁력 강화 목적

고급화 수요 높아… 새 정부 정비사업 활성화 맞물려 이미지 제고 기회

원자재 가격 상승 대란 속 높아질 공사비 우려… “적정 분양가 산출돼야”

기사입력 2022-08-02 00:07:00

▲ 현대건설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가 적용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디에이치 반포 라클라스’ 정문. ⓒ스카이데일리
    
포스코건설의 합류로 건설업계에 하이엔드 브랜드 바람이 또 다시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주택 수주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드높일 수 있는 승부수인 셈이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사비가 꾸준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아파트를 추구하려다 막대한 분양가를 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현 시기의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은 건설업계, 입주예정자 모두에게 득일지 실일지 총체적으로 짚어봤다.
 
10대 건설사 중 절반 이상 보유, 수요 높아 경쟁력 올릴 '승부수'
 
최근 포스코건설은 3년의 장고 끝에 하이엔드급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선보였다. 최고 품질 자재 사용과 정확한 시공, 고품격 디자인, 최첨단 기술 집약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로써 10대 건설사 중 절반이 넘는 6곳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삼성물산·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제외)하게 됐다. 올 3분기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범할 것으로 보이는 SK에코플랜트까지 합류하면 7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강남권, 한강변 등 최고 입지에 들어서는 프리미엄 아파트를 지향한다. 국내 건설사 중에선 DL이앤씨가 대림산업 시절인 1999년 ‘아크로(ACRO)’를 출범하며 하이엔드 브랜드 첫 신호탄을 쐈다.
 
건설업계에서 잇따라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범시킨 가장 큰 이유는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좁은 국토 안, 내 집 마련이 인생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를 넘어 자신을 나타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요즘 좋은 아파트는 크고 수려한 문주를 가진 고급 아파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입주민들은 고급화, 차별화, 희소성을 위해서라면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소유하지 않은 건설사는 수주전에서 꺼내 들 카드가 상대적으로 빈약할 수 밖에 없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오동훈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범한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정비사업부문에서 4조213억원 수주로 3위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7월 기준 1조5558억원으로 4위에 랭크돼 있다. 견조한 실적이기는 하지만 현대건설이 정비사업 수주 7조원을 달성하는 등 격차가 벌어진 상위권을 따라잡으려면 비장의 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SK에코플랜트도 박경일 사장 주도하에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려 정비사업 강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을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해외 위축·국내 정비사업 활성화 기조… 위기 속 찾아온 돌파구
 
사실 좋은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오래전부터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이 적기일까. 이는 바로 현재 건설 업황에 기인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총 120억3972만달러(약 15조7912억원)를 기록해 전년 상반기(147억4677만달러·약 19조3477억원) 대비 18.4% 감소했다. 3년째 감소세다.
 
해외건설 수주 만회와 동시에 국내 주택 수주에 집중해 실적을 선방해야 하는 상황에서, 윤석열정부는 6.21 부동산대책을 통해 분양가상한제를 개편하는 등 정비사업 활성화 기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신속통합기획’ 등을 통해 그간 지체됐던 수도권 정비사업지에 속도를 붙여주면서, 건설업계에 소위 ‘일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건설사들은 장차 대형 고객이 될 강남권, 한강변 등 알짜 입지를 보유한 조합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부 정책의 영향도 있고, 과거보다 아파트 브랜드가 소비자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브랜드 평판 관리를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브랜드를 완전히 교체하는 것보다는 기존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를 이원화하면서 고급화와 함께 기존 브랜드 이미지 제고까지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사비 급등에 분양가 눈덩이 우려, “적정 공사비 책정해 실제 적용돼야”
  
▲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지(사진)는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제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격전지다. ⓒ스카이데일리
 
일각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그간 브랜드 남발, 기존 브랜드 조합 역차별 등 일부 불만은 존재해 왔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가 건설업계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 최근 가장 우려되는 점이다.
 
실제로 둔촌주공,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등 이른바 대형 사업장에선 공사비 증액 여부를 놓고 건설사-조합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선 화물연대, 철근콘크리트연합회 등 협력사의 압박과 수익성 하락으로 인해 공사비를 올려야 하지만, 조합 역시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 현 시기에 추가분담금을 구할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하이엔드 브랜드는 고급화를 추구하는 만큼 마감재 단가, 커뮤니티 조성에 투입되는 비용이 일반 브랜드보다 높아, 분양가상한제 개편으로 인한 택지비·가산비 상승과 맞물려 분양가 자체가 크게 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합 입장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소재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최고의 아파트를 위해 고급화 전략을 선택해야겠지만, 조합원들에게 부담이 가면 안 되는 점을 감안해 적정 공사비를 책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용산구 소재 재건축 사업장의 한 조합원 역시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조합원 입장에서는 미래를 생각했을 때 브랜드가 중요해 하이엔드를 원하겠지만, 한편으론 공사비가 오르는 현 상황이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 “분양가가 너무 오르게 되면 현실적인 부담뿐 아니라 향후 가격상승 체감 폭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적정 분양가가 산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개편됐다 하더라도 어쨌거나 한도가 정해진 분양가상한제가 존재하고 있고,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1년 전 대비 30% 이상 상승한 상황에서 완전한 ‘최고급’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할지에 대해선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이어 “만약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다면, 조합이 기대하는 하이엔드와 건설사가 제공할 수 있는 하이엔드의 차이가 크지 않도록 실제 적용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재민 기자 / jmk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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