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이진·안토니 디쉴드의 한국영국 두 나라 이야기

한국여자 유학생이 경험한 영국신사들

영국 남자들의 행동지침 원리 ‘Ladies First’

“당신 차 한잔 원한다고 했었나?”의 속뜻은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8-04 09:16:09

 
▲ 이진·안토니 디쉴드 작가·화가
한국인에게 ‘영국 남자’하면 순간 떠오르는 단어가 ‘영국 신사’가 아닐까 한다. 한국여자가 영국에서 경험한 몇 가지 일상 단면의 예를 들어 한국여자의 눈에 비친 영국남자의 인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 여자 유학생이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예정대로라면 점심시간 전에 입국수속을 마치고 고속버스를 타고 내리면 학교 버스가 기다리고 있어 저녁식사 시간 전에 학교기숙사까지 데려다 줄 것이었다. 그런데 입국심사 과정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몇몇 다른 유학생과 함께 따로 추가 조사 및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 바람에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공항 건물을 나왔을 때는 이미 저녁 시간에 가까워 있었으니 참으로 난감했다.
 
당시엔 이동통신 보급이 지금 같지 않았던 때라 한국에서 비상용 공중전화 카드를 사 갔었다. 한국 지인에게 연락해 정보를 얻어 런던 뉴몰던의 한국인 ‘비엔비’에 연락해 하룻밤을 그곳에서 묵기로 했다. 뉴몰던까지 타고 갈 버스를 물색하고 공항 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여행규제가 요즈음처럼 빡빡하지 않았던 때라 상당한 여분의 짐을 가지고 갔었다. 공항 카트에서 짐을 내려놓고 보니 30kg이 넘는 여행가방 외에도 제법 묵직한 가방이 5개나 됐다. 이 짐들을 양손과 양어깨에 나눠 지고 운반해야 했다. 
 
그녀가 짐 가방들을 지고 들고 끌며 끝없이 늘어선 버스정류 구역 중 해당 정류장을 찾아가니 곧 버스 한 대가 들어왔다. 버스에 오르기 전 목적지를 확인한 후 버스에 오를 순간이었다. 그런데 버스 계단이 왜 그리 높은 건지! 낑낑거리며 큰 가방을 들어 올리는데 양쪽 어깨에 멨던 가방들이 ‘우루루!’ 쏟아져 내려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버스기사가 ‘빨리 타라’고 한마디 할 텐데... 당황스럽고 난감한 순간이었다. 그때 어디선가 난데없이 큼지막한 손이 나타나더니 짐을 번쩍 들어 버스에 올려 주는 것이 아닌가! ‘땡큐’ 하며 눈을 들어 보니 젊고 잘 생긴 영국 남자였다.
 
이 한국 여자 유학생은 영국에 첫발을 디딘 날 당황스러운 순간에 도움을 준 영국 남자의 기억과 이후 일상의 생활에서 마주친 영국 남자들의 매너에서 일맥상통한 점을 발견했다.
 
학교에 도착한 첫날, 도서관의 묵직한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려는데 맞은편에서도 한 영국 남학생이 마침 문을 열고 나오려는 참이었다. 그녀는 한쪽으로 비켜서서 남학생에게 먼저 나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 그 남학생은 문을 활짝 열어 붙잡고 허리를 굽혀 ‘먼저 들어오세요!(After you!)’ 하는 것이었다.
 
또 하루는 학교 건물의 좁고 어두컴컴하고 카페트가 깔린 통로를 지나게 되었는데 맞은편에서 영국 남학생이 걸어오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지나가기 어렵겠다 싶어 순간 걸음을 멈칫했는데 남학생이 멈춰 벽 쪽에 서며 하는 말이 ‘먼저 가세요(After you)’였다. 이와 같이 좁은 길에서 남녀가 맞부딪치면 항상 남자가 걸음을 멈추고 길 가장자리로 비켜서며 양보한다.
 
만약 영국 가정에 초대되어 식탁에 둘러앉아 있다면 그 집의 주인이 음식을 서빙하는 순서는 손님 중 고령의 남자가 아니라 여자 손님이 먼저다.
 
한국 남자들이 대개 말과 행동보다 이심전심 가슴으로 말한다면, 영국 남자들은 ‘레이디스 퍼스트(Ladies First)’를 행동지침으로 삼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Did you want to have a cup of tea?’
 
한국 남자들은 보통 가정에서 어머니나 부인에게 차 한잔 부탁하고 싶으면 , “차 한잔 갖다 주실래요?”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영어로는 ‘Please bring me a cup of tea’라는 표현이 될 것이다.
 
그런데 영국인 남편의 경우 “Did you want to have a cup of tea?”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을 직역해서 “당신 차 한잔 원한다고 했었나?”라고 이해하고 부인이 “No, I didn’t say that! (아니요, 그런 말 한 적 없는데요!)”라고 대답하면 영국인 남편은 매우 당황할 것이다. 왜냐하면 남편의 진짜 의도는 “I’m very thirsty, aren’t you? So shall we have a cup of tea? (난 무척 목이 마른데, 당신도 그렇지 않아? 그러니 차 한잔 마시는 게 어때?)”였기 때문이다.
 
사소한 부탁도 매우 에둘러서 표현한다는 점 또한 영국 신사의 매너와 관련된 특징 중 하나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기적’ ‘졸업’ 등 수많은 명곡을 부른 가수 '김동률'이 사는 동네의 명사들
김동률
뮤직팜엔터테인먼트
윤석제
쥬씨
조인원
서울문화사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탄생‧소멸의 과정 거칠 뿐… 암호화폐 사라지지 않아”
핀테크·분산금융·암호화폐 연구하는 디지털자...

“목수는 엄연한 전문직, 자긍심 없인 못 버텨요”
“사회선 여전히 ‘막일꾼’ 인식… 당당한 대접...

미세먼지 (2022-08-18 10:0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