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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한·미·일·대만 반도체 동맹

미중 패권 대립 속 ‘칩4’ 제안과 광해군

기사입력 2022-08-05 00:02:40

     
▲ 한원석 경제산업부장.
 최근 세계 반도체 업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SMIC가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에 성공해 이 공정으로 개발한 반도체를 자국 업체에 납품한 것이다. 초미세공정의 문턱으로 평가받는 7나노 공정에 중국업체가 성공하면서 당초 5년으로 알려졌던 삼성전자와의 기술격차가 2년으로 줄어들게 됐다.
 
SMIC의 7나노 반도체가 대만 TSMC의 설계와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전문가들은 SMIC가 미국 제재를 뚫고 미세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몰래 확보했거나 TSMC에서 SMIC로 이직한 임원들의 기술 유출 여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SMIC가 7나노를 넘어 5나노, 3나노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온다.
 
과정이야 어찌됐던 간에 그동안 미국이 중국으로의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 투자를 막는 등 강력한 대중국 제재에도 정작 중국 반도체 기술 발전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핵심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보안 조치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중국 반도체 업계의 성장세는 눈부실 정도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까지 반도체 생산공장 31개를 새로 건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같은 기간 19개를 세우기로 한 대만과 12개의 미국을 합친 것과 같은 숫자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로 불린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물론이고 자동차부터 최근 사물인터넷이 대세로 자리잡으며 냉장고나 TV같은 가전제품까지 널리 쓰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이 불안정해지자 전세계적인 자동차 공급대란이 일어난 것도 반도체가 현대 사회에서 가지는 위상을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사례다. 자동차 공급대란을 통해 자동차 한 대에 반도체가 300개 정도나 들어가는지 처음 알았다는 사람도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내세우며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에 이른바 ‘칩(Chip)4 동맹’을 제안했다. 우리를 포함한 4개국은 전 세계 반도체 장비의 73%, 파운드리의 87%, 설계 및 생산의 91%를 장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전 세계 반도체를 네 나라가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그러나 반도체 중에서 우리 업체들이 우위를 갖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70%가 시스템 반도체다. 대부분 미국에서 설계해 일본과 미국의 장비와 일본의 소재와 부품을 써서 우리나라와 대만에서 생산한다.
 
이와 별도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역량 제고를 위해 527억달러(약 69조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시설 및 장비투자에 25%의 세액공제 도입도 추진한다. 여기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향후 10년 동안 중국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달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미국의 속내는 이를 한데 묶어 4차산업에서 중국의 기세를 꺾고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관측된다. ‘칩4 동맹’을 두고 중국의 반도체산업을 봉쇄하기 위한 ‘반도체 버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미국이 일본이 맺은 ‘미일반도체협정’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과 대만으로 넘어간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다시 찾으려는 전략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1986년부터 1996년까지 3차례에 걸쳐 반도체 협정을 맺으며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나락으로 빠졌다. 엘피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파산했고, 2019년 한일무역분쟁에서 볼 수 있듯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이 개편됐다.
 
문제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수출 비중 1위를 차지하는 중국을 ‘패싱’하는 결정을 섣불리 내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2021년 대중국 수출은 1629억달러로 우리 전체 수출액에서 25.3%를 차지했다. 수입액도 1386억달러로 22.5%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수출입 모두에서 1위인 셈이다. 향후 미래를 보면 미국, 일본, 대만과의 연계는 놓칠 수 없지만, 현재 최대 교역국을 상대로 ‘보이코트’에 동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서 균형잡힌 외교로 명성을 떨친 광해군이 떠오른다. 인조 반정으로 광해군은 왕위에서 내려왔지만 그의 재위 동안 임진왜란으로 큰 상처를 입은 나라를 복구하는데 집중하면서 명-청 양국간 전쟁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있었다. 우리 정부와 기업에도 광해군의 지혜가 절실해 보인다. 
 

 [한원석 기자 / wsha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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