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이었다. 경제불황은 무서웠다. 노조가 파업하면 공장은 문을 닫았다. 한때 해가 지지 않았던 제국 영국은 1982년 실업률 12.5% 실업자 300만 시대를 겪었다. 날이 갈수록 가난해지는 영국을 두고 영국병에 걸렸다는 손가락질이 쏟아졌다.
포클랜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국에 닥친 재앙이었다. 아르헨티나가 영국령 섬 포클랜드를 점령하자 사흘 만에 마거릿 대처 총리는 전투함을 포클랜드로 보냈다. 엘리자베스 2세와 장군조차 전쟁에 반대했다. 중재에 나선 미국도 영국 패배를 예상했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말리자 대처 수상은 “미국이 알래스카 침공을 당하면 내가 똑같이 말하겠다”고 대답했다.
1982년 4월5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사건건 정부를 비판하던 영국인들은 국기 유니언 잭을 흔들며 포클랜드로 떠나는 영국군을 응원했다. 극심한 경제불황으로 가난하고 갈라지고 냉소적이었던 영국인들은 똘똘 뭉쳤다. 아르헨티나 본토를 공습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길 정도였다. 최악의 정치 상황에서 대처 수상은 포클랜드 전쟁 승리를 발판으로 선거에서 이겼고 영국병을 치유한 철의 여인이 됐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wag the dog)는 왝더독은 대처에게 성공신화였다. 그러나 1997년 영화 제목으로 사용되면서 부도덕한 권력을 상징하는 표현이 됐다. 영화 왝더독에서 미국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백악관을 방문한 소녀를 성추행하자 대통령 측근은 국민 시선을 돌리기 위해 전쟁을 활용한다. 배리 레빈슨 감독은 알바니아와 가짜 전쟁을 다룬 코미디 영화 왝더독으로 정치 권력의 부도덕을 꼬집었다.
현실은 영화보다 더 지독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 성관계로 탄핵 위기에 몰렸다. 클린턴이 거짓말을 인정한 지 딱 사흘째였던 1998년 8월20일 미국은 수단과 아프가니스탄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르윈스키가 법원에서 증언했지만 세간의 관심은 미사일 공습에 쏠렸다. 탄핵 정국에서 60%대 지지율을 유지했던 클린턴은 영화를 따라서 하냐는 조롱을 받았다.
클린턴처럼 트럼프도 왝더독을 선택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은 2월28일부터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했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암살까지 한 이유는 뭘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매매 관련 앱스틴 파일과 미네소타 총격사건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각종 비리 혐의에도 전쟁을 통해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외부 적을 공격하는 전쟁을 일으켜 내부 문제에 쏠린 국민 시선을 돌린다고 의심을 받을 만하다.
왜 전쟁을 결정했나?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위협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는 3월2일 이란에 있는 어떠한 핵시설도 공격을 받은 징후가 없다고 발표했다. 왜 2월 마지막 주 주말인가? 공교롭게도 미국 의회에서 미네소타 총격사건 특별검사 임명이 논의되던 시점이다. 트럼프 지지층은 찬성하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크다. 보수 논객 터커 칼슨과 메긴 켈리는 이란 공격이 미국 우선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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