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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 기업인 사면
기업인 사면과 기업이 내놓은 말의 무게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16 00:02:30
▲ 양준규 경제산업부 기자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에 주요 경제인들이 포함됐다. 법무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특별복권 조치를 취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특별사면 및 복권됐다. 이와 함께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특별복권됐고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은 특별사면 및 복권의 수혜를 입었다.
 
경제단체들은 오래전부터 경제인 사면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4월26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가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경제5단체는 사면 청원을 추진하게 된 이유로 △세계 경제가 대전환기를 맞는 중에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가 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 상황인 점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인들의 헌신이 필요하다는 점 △경제계는 투명경영·윤리경영 풍토를 정착하고 신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정부가 내세운 특별사면 이유도 경제 활성화다. 법무부는 “코로나19의 여파,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등으로 국민 대다수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온 점을 고려해 민생경제의 저변에 역동성과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사면 대상자를 선정했다”며 “적극적인 기술 투자와 고용 창출로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주도하는 주요 경제인들에 대한 사면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경제단체와 정부가 제시한 이유에 국민·민생·고용 창출 등이 끊임없이 거론된다는 점이다. 특별사면 조치가 내려진 이후 발표한 재계 입장에서도 국가의 미래 번영, 국민으로부터의 신뢰, 국민통합 등의 가치가 계속해서 오르내린다. 
 
시장경제 원리를 따져 보면 기업은 이익집단이다. 어려운 시기임을 감안하면 고용 창출은 필요한 만큼만 하는 게 맞다. 마찬가지로 굳이 기업이 민생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 기업은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면 되고 그 과정에서 시장과 경제가 움직이고 사회 전체에 이득을 준다.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이다.
 
하지만 재계는 사면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공익적·사회적 가치를 계속해서 주장해 왔고 국민의 신뢰와 사랑 등의 가치도 거론했다. 이 정도로 말을 했다면 경제성장률이 얼마 올랐다든가 기업의 실적이 얼마 늘어났다든가 하는 수치보다 더 눈에 잘 보이는 게 필요하다. 기업이 잘되면 나라가 잘되고 나라가 잘되면 국민의 삶도 나아진다는 것이 피부에 느껴져야 한다는 얘기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나라는 시장경제 체제로 운영되며 기업은 이익집단이다. 기업이 굳이 국민 한 명 한 명의 살림살이까지 챙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경제인 사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계는 책임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신뢰와 사랑을 얻으려면 이 발언 내용을 지금부터 증명해야 한다.
 
이미 재계는 많은 약속과 언급을 했고, 기업인 사면도 실제로 이뤄졌다. 기업들이 스스로 한 말을 어떻게 지키는지 지켜보는 국민도 적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주요 기업인 사면이라는 ‘숙원 사업’을 결국 이끌어낸 기업이 앞으로 어떻게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하고 기여할 지 자못 기대된다. 국민은 지금 이들 기업에 기대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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