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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미코노미 열풍이 분다(上-명품 소비)
MZ세대, 명품 소비 ‘큰 손’ 부상… ‘개인 최적화’ 팝업스토어 봇물
새로운 소비·체험 공간 ‘팝업스토어’, MZ세대 중심 인기몰이
‘브랜드 정체성·스토리’에 초점… 생동감 넘치는 경험 선사
구찌·에르메스 등 브랜드 가치 담은 한 끼 식사에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19 00:07:11
치솟는 물가에도 민간소비가 크게 줄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특히 MZ세대가 자신을 위한 소비에 더욱 지갑을 열고 있다. 일부 MZ세대는 스스로에게 고가의 명품을 선물하고, 이를 자기표현 방식으로 여긴다. 명품 브랜드들은 팝업스토어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며 이들 세대 공략에 나섰다. 키덜트(Kidult) 문화를 이끄는 것도 소비력이 늘어난 MZ세대, 주로 2030이다. 어릴 적 감성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히 절약보다 나를 위한 소비가 중요한 ‘미코노미(Me+Economy)’의 출현이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루이비통이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연 서울 여의도 ‘트위스트 백’ 팝업스토어, 최초의 흑인 디자이너인 고(故) 버질 아블로의 정신과 성수동 상권의 다양성을 결합한 루이뷔통이 서울 성수에서 연 팝업스토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들어선 디올의 두 번째 한국 단독 매장 ‘디올 성수’,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구찌 팝업스토어 ‘구찌 가옥’ [사진제공=루이비통·크리스찬디올·구찌]
 
[특별취재팀=김학형 팀장|장혜원·윤승준 기자]
 30대 초반 여성 A씨는 이번 생일에 자기 자신에게 명품 스카프를 선물하기로 결심하고, 최근 한 명품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찾았다. 서울 성수동의 ‘디올 성수’는 프랑스 정원에서 영감을 받은 매력적인 유리정원 콘셉트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이 북새통을 이루는 명소가 됐다. 
주중에는 예약제를 운영하지만 주말에는 현장방문(워크인)만 가능해, A씨는 약 40여분 대기 끝에 가까스로 입장할 수 있었다.  
 
현대 유럽의 정원을 재현한 매장에서 A씨는 전문 셀러의 일대일 안내로 디올 상품 전반에 대해 브리핑을 들었다. A씨는 “구매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음에도 셀러가 VIP를 대하듯 디올 제품 라인을 설명해줬고, 나도 모르게 디올의 세계와 정체성에 빠져드는 재밌는 시간을 가졌다”며 “사람이 너무 많고 한정판 제품이 많아서 자칫 동나면 다시 구할 자신이 없어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구매까지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날 A씨는 600만원 상당의 ‘레이디 디올백’을 구매했다.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전염병)으로 각 분야의 소비가 위축됐음에도 한국 명품시장은 오히려 확장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명품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58억달러(약 8조114억원)로, 2020년 대비 29.6% 성장했다. 이는 미국(641억달러), 중국(427억달러), 일본(260억달러) 등에 이어 세계 7위권에 해당한다.
 
▲ 구찌가 지난해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의 핫플레이스 용산 이태원에 개장한 구찌가옥과 그 내부. [사진제공=구찌코리아]
  
최근에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도 MZ세대가 국내 명품 소비를 주도하는 새로운 풍속도가 포착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명품 구매의 절반가량을 MZ세대가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할 정도다. 과거 경제력이 뒷받침 되는 중년층이 주 소비층이었던 것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모양새다. 
 
명품 브랜드들은 ‘큰 손’이 된 한국 MZ세대를 겨냥해 팝업스토어 등 이색 마케팅 경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에 몰렸던 수요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오프라인으로 이동했고, 개인화에 최적화한 새로운 경험과 체험을 추구하는 MZ세대의 구미에 팝업스토어가 딱 맞아떨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주로 백화점에 장기 입주할 수 없는 여건의 브랜드가 신제품 홍보 차원에서 이용하던 팝업스토어가 아예 운영의 폭을 넓혀 하나의 소비생태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등 이색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해 진정한 팬덤을 형성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있다며 브랜드에 대한 좋은 경험이 쌓이면 결국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MZ세대가 각종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남긴 팝업스토어 후기는 같은 경험을 원하는 이들의 발걸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평소 팝업스토어를 즐겨 찾는다는 회사원 B(36·)친구들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린 후기 글을 보고 갔는데, 팝업스토어 자체가 하나의 갤러리나 놀이공간 처럼 꾸며져 너무나 즐거웠다”며 이 정도 재미와 즐거움이라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게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더현대 서울 1층에 열었던 프라다의 팝업스토어 ‘샬레’, 제주 서귀포의 버버리 팝업스토어, 서울 청담동에서 열렸던 까르띠에의 팝업 전시공간 ‘클래시 드 까르띠에’, 코치가 서울 망원동에 연 ‘투모로우 빈티지 팝업 스토어’. [사진제공=프라다·버버리·코치·까르띠에]
 
해외 명품브랜드의 국내 팝업스토어는 예전에도 있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루이비통(LOUIS VUITTON)2019년 서울에 세계 최초로 신상 트위스트 백팝업스어를 통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바 있다. 루이비통이 정식 매장이나 백화점 밖으로 나와 장사를 한 것은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을 아시아의 테스트 보더로 사용했다는 외신 분석글이 이어졌다. 루이비통이 불을 당긴 팝업스토어 붐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기존의 팝업스토어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그것을 홍보하기 위해 적극 활용됐다면, 이미 인지도를 쌓아 올린 명품 팝업 스토어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보다 확장된 제품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는 콘셉트가 주를 이뤘다.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 열기도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새해 첫 팝업스토어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2022년 봄·여름 남성 컬렉션을 선보였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에만 고야드·디올·보테가베네타·샤넬·프라다 팝업스토어가 말 그대로 대박을 치면서 가능했던 팝업 매장 덕분에 오른 매출은 34% 수준최근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1층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팝업스토어 프라다 온 아이스를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 서울 1층에 스페인 명품 브랜드 로에베의 팝업스토어에서 로에베×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컬렉션을 진행했다.
 
▲ 입생로랑 뷰티 팝업 스토어 'YSL BEAUTY ZONE'이 서울 압구정 로데오에서 한시 운영 됐다. 1층부터 2층까지 이뤄진 해당 코너는 각각 포토존 및 제품전시공간과 체험 존등으로 꾸며졌다. 주말에는 무대에서 DJ들의 쇼도 진행된다. [사진=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꾸뛰르 코스메틱 브랜드 입생로랑 뷰티(YSL Beauty)’824일부터 9월4일까지 서울 강남 압구정 가로수길에서 ‘YSL BEAUTY ZONE’ 팝업 이벤트를 열었다. 전체 2층 매장으로 블랙 앤 레드의 강렬한 원색 컬러의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메이크업, 향수, 그리고 스킨케어 등 시그니처 제품 들이 입생로랑의 현대적이면서도 시크한 감각에 맞춰 전시됐다. 당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제품 ‘NEW 더 볼드 립스틱을 시연했고, 직사각형으로 도니 포토스팟에서의 사진촬영 및, 어플을 통해 스탬프를 얻는 형식의 게임이 펼쳐졌다. 전문가의 메이크업과 컨설팅이 무료로 제공됐고, 주말마다 DJ 공연이 펼쳐졌다. 현장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D씨는 인스타그램을 보고 왔다평소 입생로랑을 좋아하는데, 이번 기회가 너무나 즐거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위). 루이 비통 팝업 레스토랑 ‘알랭 파사르 at 루이 비통’ 성수 디올 매장 내 입점한 '카페 디올' [사진제공=구찌·루이비통·디올]
 
명품 팝업스토어에는 더욱 다채로운 경험이 가미되고 있다. 구찌 가옥 6층에 개장한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레스토랑도 그 가운데 하나다. 해당 매장은 전 세계 유명 도시에 구찌의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 만든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다. 도쿄 긴자 3호점에 이은 전 세계 4번째 매장이다.  
 
구찌와 마찬가지로 최근 명품업계들은 제품군을 기존 잡화와 의류를 넘어 리빙 등으로 넓히는 것을 감안해 외식사업 등으로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한 예로 세계적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2014년부터 서울 강남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지하에 카페 마당'을 운영하며 청담동 대표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됐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최근 ‘2000원짜리이모티콘 열풍에도 합류했다. 최근 1~2년 사이 펜디·보테가베네타·디올·프라다·미우미우·구찌 등은 패션 브랜드 모바일메신저 이모티콘을 자체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명품브랜드들이 이모티콘에 진심인 MZ세대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다.
 
피렌체서 온 구찌가옥… 한국 정체성 살려
 
최근 기자가 찾은 서울 용산 한남동 구찌가옥(GUCCI GAOK)’은 팝업스토어를 넘어서 아예 상설매장으로 입지를 굳힌듯 했다. 강북 지역에서 문을 연 최초의 구찌 플래그십 스토어로 지난해 구찌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개점한 곳이다백화점 밖으로 나와 유럽 명품 감성을 한국의 힙한 정체성에 녹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전통 주택을 의미하는 가옥에서 공식 명칭을 착안한 것도 한국 고유의 문화와 융합한 구찌의 의도를 드러냈다.스토어 마다 상호명에 지명을 붙여 온 구찌가 고유 명칭을 사용한 것도 구찌가옥만의 아이덴티티를 돋보이게 한 이유다여기에 구찌를 이어가는 알레산드로 미켈레 디렉터의 모던아트한 감각이 더해졌다
 
구찌에 따르면 구찌가옥은 한국의 이 주는 고유한 환대 문화를 담았으며어플을 통해 예약을 하거나 현장방문 형태로 입장하는 구찌가옥은 명품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각 층마다 여성 및 남성복이 전시됐으며구찌의 신제품이 은색의 메인 커럴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었다인테리어 또한 구찌의 본점이 위치한 구찌 오스테리아 피렌체와 동일한 개념에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향수를 얹는 파격을 선보였다.
 
구찌가옥 관계자는 구찌 가옥은 한국 전통 가옥의 환대 문화에 구찌의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며 건물 전체에 걸쳐서 한국과 구찌의 매력을 살린 건축미와 힙한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감각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가장 힙한 거리로 꼽히는 이태원에 자리를 잡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구찌가옥에서 수트를 구매한 C(30·)는 평소 하이브랜드에 관심이 많았다며 여기에서 산 옷은 단지 구찌가옥에서 구매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감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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