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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년반 만에 1400원 돌파… 美 ‘자이언트 스텝’ 영향
美 연준, 기준금리 0.75%p 인상 ‘후폭풍’… 환율에 증시도 하락세
추경호 “가능한 정책수단 신속 가동… 시장안정조치 적기에 시행할 것”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22 15:37:25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렸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서 코스피·코스닥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 경제에 위기가 닥쳤다. 미국 금리가 한국을 크게 웃돌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돌파했고, 코스피지수도 2300대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년 반 만에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p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는 3.00~3.25%로 올랐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기준금리 2.50%)을 0.75%p 웃돌면서 두 나라 간 금리는 다시 벌어지게 됐다.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소식에 달러 대비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지지선인 1400원을 넘어섰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8원 오른 1398원에 시작하며 장 초반부터 상승 폭을 키웠다. 장중 한때 전날 보다 13.7원(0.98%) 오른 1409.7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3월31일(고가 1422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1월 1202.4원에서 8월 1347.5원으로 10% 넘게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률(전년 동월 비)도 1월 7.9%에서 8월 15.7%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최대 1434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한 결과, 전년 동월 대비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이 한국의 기준금리 변동 폭보다 1%p만큼 커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상승률은 8.4%p 추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한경연은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금리인상 시나리오별로 10월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예측했다. 한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 인상)을 밟을 경우 미국과 한국의 지난해 10월 대비 기준금리 변동 폭의 격차는 1%p만큼 벌어지게 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10월의 환율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2.4%(14.0%+8.4%p)로 가팔라져 원·달러 환율은 1434.2원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 금통위가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단행할 경우에도 한미 간 기준금리 인상 폭 격차는 여전히 0.75%p만큼 벌어지게 되므로 이에 따른 10월 환율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0.3%, 환율은 1409.6원으로 예상된다.
     
▲ 원달러 환율 및 상승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한국경제연구원]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민간의 금융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한은이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을 추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상승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고 원자재 수급 애로를 해소하는 등 무역수지 관리 중심의 외환시장 안정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도 연준의 고강도 긴축 여파에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날보다 23.13p(1.0%) 떨어진 2324.08에, 코스닥은 전날보다 8.43p(1.13%) 하락한 746.46에 거래 중이다. 개인은 순매수,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하는 양상이다.
 
대신증권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속에서 주식시장의 하락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긴축과 경기 악화 중 하나라도 방향성이 바뀌어야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번 하락 추세에서 코스피의 록바텀(Rock Bottom·저점)을 2050선으로 추정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불확실성 확대, 경기모멘텀 악화라는 이중고에 상당기간 시달릴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면서 “금리인상 컨센서스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면 증시의 선행성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말까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레벨다운 가능성을 경계한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전략적으로는 주식비중 축소, 현금비중 확대를 유지하고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배당주(통신·손해보험), 방어주(통신·음식료 등)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한다”며 “9월 FOMC 이후 투자심리 변화, 가격변수의 등락과정에서 반등이 전개되더라도 전략적 스탠스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제 금융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동안 전 세계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주요국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진단하겠다”면서 “이를 토대로 단기간 내 변동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관리해나가고 내년 이후의 흐름까지도 염두에 두고 ‘최적의 정책조합’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발생가능한 주요 리스크에 대한 시나리오와 상황별 대응조치를 선제적으로 점검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중국의 경기 둔화 가속화, 신흥국 위기 가능성 고조 등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금융·외환시장 및 실물경제에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위기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핵심 지표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과거 경제·금융위기 시의 정책대응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활용 가능한 정책수단을 신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종합·체계화했고 필요시 분야·단계별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시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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