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액가맹금과 필수품목 규제 강화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기존 수익 모델이 흔들리며 구조 전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운영 방식에 대해 잇따라 제재에 나섰다. 핵심은 ‘필수성’이다. 가맹사업 운영에 반드시 필요하거나 상표권 보호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필수품목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공정위는 최근 신전푸드시스에 대해 과징금 약 9억6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가맹본부가 젓가락·컵·비닐봉투 등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산품 15종을 특정 거래처를 통해서만 구매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정보공개서에 기재하지 않은 행위가 문제가 됐다.
조사 결과 해당 품목에는 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마진이 붙었으며, 이를 통해 수억 원대의 차액가맹금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을 공급하면서 붙이는 유통 마진으로, 그간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핵심 수익원으로 활용돼 왔다.
이처럼 시중 대체가 가능한 품목까지 사실상 ‘필수’로 묶어 마진을 확보하는 구조는 업계 전반에 널리 퍼진 관행으로 꼽힌다. 그러나 공정위가 필수품목 지정 요건과 정보공개서 기재 의무를 동시에 들여다보면서, 이러한 방식 자체가 제재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시중에서 대체 가능한 공산품까지 특정 거래처를 통해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보공개서 기재 의무 역시 함께 강화되면서, 사전 고지 없이 이뤄진 거래 조건은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정위는 향후에도 유사 사례에 대한 점검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규제 흐름은 차액가맹금 논란과 맞물려 업계 전반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로열티 기반 수익 구조가 정착된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물류·유통 마진에 의존하는 구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수품목 지정의 정당성과 가격 구조의 투명성이 동시에 요구되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장에서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공급하는 품목 대신 외부 조달을 시도하며 가격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필수품목과 권장품목의 경계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본사와 가맹점 간 협상 구도 역시 이전보다 팽팽해지는 분위기다. 가맹점주 단체를 중심으로 정보 공개 요구와 가격 인하 압박도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부의 강경한 기조도 규제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정책 방향이 이어지면서 공정위의 조사 범위와 제재 수위는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점검이 특정 브랜드를 넘어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다만 시각은 엇갈린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와 사업 위축 우려가 제기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투명한 거래 구조를 개선하고 산업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과도한 규제가 브랜드 관리와 품질 통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필수품목 마진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규제 환경을 버티기 어려워졌다”며 “결국 로열티 중심 체계로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 구조를 투명하게 바꾸고 가맹점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사업 모델을 손보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번 규제가 업계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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