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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 어때<59>]-펄어비스
올해도 신작 ‘감감무소식’… 펄어비스, 머나먼 위기 탈출
지난해 영업이익 72.6% 감소… 올해 실적 전년 대비 하락 전망
붉은 사막·도깨비 등 기대작 출시 연기… 주가 연초대비 ‘반토막’
신작 출시 효과 빨라야 2024년… “라인업 다각화 노렸어야”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04 00:05:00
▲ 평론가와 게이머 양측에서 기대를 모았던 펄어비스가 신작 발매가 늦어지며 표류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붉은 사막’과 ‘도깨비’ 등으로 기대를 모았던 펄어비스가 신작 발매가 늦어지며 표류하고 있다. 실적과 주가가 모두 하락하고 있는 상태에서 신작 효과는 2024년에야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기존 히트작 ‘검은 사막’과 ‘붉은 사막’을 이어줄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버전이 실패를 보이면서 이렇다 할 상승 요소 없이 내년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실적 악화에 주가 폭락…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실패 치명타
 
올해 초 13만4000 원으로 시작한 펄어비스의 주가는 10월13일 3만7750 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11월2일 기준 펄어비스 주가는 4만4700 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감독원(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펄어비스는 연결 기준 매출 4038억 원, 영업이익 43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4%, 영업이익은 72.6% 감소했다. 실적 부진 원인으로는 주력 게임 ‘검은사막’ 온라인 이용자의 이탈, 신작 부재, 게임 업계 연봉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이 지목됐다.
 
지난해 4분기 ‘검은사막’은 온라인 간담회인 ‘칼페ON 연회’를 열고 설산지역 업데이트와 캐릭터 리부트 등을 밝혔다. 이에 신규 이용자가 165% 증가하는 등 실적이 반등하는 듯했다. 당시 조석우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검은사막과 이브의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가는 가운데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출시와 신규 IP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며 “2022년은 IP 확대와 신작을 통한 라인업 다변화로 재무적 성장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버전이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인 ‘판호’를 발급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펄어비스는 오랫동안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지만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한령’의 일환으로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이 중단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13억 명의 인구수를 보유한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리며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버전은 중국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첫날 10위권 진입에 실패했고 출시 이틀째에는 매출 순위 30위권에 머물렀다. 펄어비스의 주가는 올해 4월26일 9만8000 원에서 4월27일 7만4200 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버전의 실패는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914억 원, 영업이익 51억 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매출 940억 원에 영업손실 42억 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오동훈] ⓒ스카이데일리
 
3분기에도 펄어비스의 실적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증권사들의 3분기 펄어비스 실적 예상을 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펄어비스의 3분기 매출은 905억 원, 영업이익은 2억 원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펄어비스가 3분기 매출 909억 원, 영업적자 1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에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펄어비스는 부진했다고 평가 받은 지난해보다도 못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버전 출시 이후 출시된 신작이 부재한 가운데 기존 검은사막과 이브온라인 매출도 2분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라며 “영업비용에서는 2분기 대비 인건비는 다소 감소하겠으나 마케팅비가 소폭 증가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구원투수’ 신작 게임 2023년 하반기 예상… “일찍이 라인업 다각화했어야”
 
펄어비스의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신작 부재가 꼽힌다. 펄어비스는 2014년 출시한 ‘검은사막’이 성공을 거두며 게임 업계에서 입지를 다졌지만 검은사막 이후 흥행작이 없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이후 출시한 게임이 없다시피 하다. 검은사막 내의 콘텐츠로 시작한 ‘섀도우 아레나’를 별도의 게임으로 내놓았으나 이용자를 끌어 모으는 데 실패했고 2022년 8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9년 ‘이브 온라인’ 제작사 CCP를 인수하며 라인업을 확대하기는 했으나 ‘이브 온라인’은 2003년에 나온 게임이니만큼 폭발적인 매출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그동안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신작 게임 출시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지만, 펄어비스의 신작 게임 출시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펄어비스는 올해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버전, 블랙 클로버 모바일, 붉은 사막 등 3개의 신작 출시를 예고했다. 하지만 2022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출시된 것은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버전뿐이고 블랙클로버 모바일과 붉은 사막은 내년으로 출시가 연기됐다.
 
‘블랙 클로버 모바일’의 경우 한국에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를 진행한 후 일본·미국·대만·태국 등 4개 국가를 대상으로 비공개 FGT를 진행했다. FGT 이후 진행된 심층 설문조사에서는 긍정적인 응답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격적인 게임 출시는 내년 상반기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붉은사막’의 경우 2020년 말 게임플레이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완성도를 이유로 개발을 연기한 이후 이렇다 할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펄어비스는 올해 안에 10분가량의 플레이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트레일러 공개 이후 2년이 지났다는 것을 고려하면 개발 기간이 너무 늘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붉은사막의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성종화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차기 기대작 붉은사막 글로벌 론칭 일정이 재조정됨에 따라 향후 1년간은 신작 모멘텀 공백기가 예상된다”면서 “기존 라인업으로는 실적 부진 해소가 어렵기 때문에 실적 모멘텀 공백기”라고 진단했다. 성 연구원은 “붉은사막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024년 이후 실적이 밸류에이션 기준 실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펄어비스의 신작 출시 지연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일정에 맞추려고 급하게 진행하려고 하다가 게임이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가 더 크기 때문에 일정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개발이라는 게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고 그 외의 외부 요소들 때문에 연기되는 일 자체는 흔하다”며 “개발 후 테스트하면서 이용자의 반응을 살피는 데 드는 시간도 있고 실패할 때 날아가는 개발비나 마케팅 비용 등을 생각하면 어떤 회사나 신작 출시는 신중해진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정에 맞추려면 결국은 퀄리티를 포기해야 하고 퀄리티를 포기하면 오랫동안 개발한 게임이 실패할 확률이 늘어나기 때문에 무작정 빨리 낼 수도 없다”며 “펄어비스 신작도 어쨌든 시간을 더 들여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처음 공개돼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펄어비스의 신작 '도깨비'는 2024년에야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사진제공=펄어비스]
  
한편 펄어비스의 최대 기대작인 ‘도깨비’의 경우 출시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펄어비스가 지난해 8월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게임스컴 2021’에서 공개한 ‘도깨비’ 티저 영상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도깨비는 업계 관계자들과 게이머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차세대 기대작으로 주목받았다.
 
도깨비는 뛰어난 기술력과 함께 국내 게임사가 이제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AAA급 콘솔 게임에 도전했다는 점, 한국적인 요소를 게임에 녹여내 ‘게임 한류’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도깨비’의 출시 일정은 2024년쯤으로 알려져 위기에 빠진 펄어비스를 구하기에는 시기가 너무 늦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검은사막과 신작 사이를 이어줄 중간 작의 부재가 펄어비스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검은사막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일찍부터 라인업의 다각화를 노렸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면서 위기가 커졌다는 것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에서 성공했다면 신작이 나올 때까지 시간과 자금을 벌어줄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면서 압박감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신작 게임 라인업을 미리 공개하기는 했지만 모두 지연되면서 특히 문제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검은 사막과 붉은 사막 혹은 다른 신작 사이에 중간 정도의 성공을 거둘 작품이라도 하나 내놨어야 하는데 펄어비스가 검은 사막의 흥행 때문에 방심한 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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