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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장편소설]
초대받은 여자 <117회> 미늘
한우룡이 치명적인 범죄를 저질렀고, 그걸 어머니가 알게 된 거지
이경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2-12-14 09:43:56
내 생각을 말해도 될까?”
 
돌아오는 차 안의 침묵을 깬 건 진욱이었다.
 
오늘 아줌마가 한 이야기 외에 더 뭔가가 있는 건 아니죠? 내가 충격받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다 알아야 하잖아요. 나는 진실을 알아야할 자격이 있잖아요.”
 
정숙 앞에서 극도로 자제했던 탓인지 진욱을 향하는 어투에 감정이 잔뜩 실리고 말았다.
 
한우룡에 대한 내 생각이 선입견을 만들까 봐 조심스러웠어. 좀 더 면밀하게 정리가 되면 말해 주려고 했지.”
 
그래요, 지금까지 정리된 생각 말해 봐요, 그럼.”
 
앞에 했던 말의 감정을 거두기라도 하려는 듯 선우가 진욱을 향해 웃었다. 아마도 정숙의 집으로 가겠다고 나선 후 처음 웃는 웃음 같았다.
 
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사람인데 미움이나 증오가 아니라 두려움을 가지게 됐다면 한 가지밖에 없을 것 같아. 한우룡이 치명적인 범죄를 저질렀고, 그걸 어머니가 알게 된 거지. 그런데 정말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이었다면? 그렇다면 한우룡은 어떻게 처신했을까?”
 
한우룡이 정말 위협을 했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엄마는 임신 중이어서 나까지 다칠까 봐 두려웠겠죠. 그것까지는 나도 이해돼요. 그런데 그 치명적인 범죄행위가 뭘까, 하는 거죠. 엄마가 스스로 목숨의 위협을 느꼈을 정도라면 분명 그 범죄도 죽음과 관계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선우의 말에 진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뿐, 다시 차 안은 소리 없는 정적이 시작되었다.
 
차가 속도를 내 달리고 있었다. 선우의 생각도 차 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머릿속을 달리고 있었다.
 
차 안의 정적을 깬 건 진욱 전화의 진동음이었다. , 그래? 그래서, 그랬구나. 몇 마디를 반복하던 진욱은 전화가 끝나자 다시 침묵했다. 진욱도 선우처럼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이 속도를 내 달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안내판이 나타나자 차가 서행을 하며 갓길 차선으로 들어섰다. 선우가 소리를 낸 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
 
엄마를 없애려고 했었다면?”
 
차 깜박이를 켠 채 진욱이 말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 교통사고는 우연이 아니라는 거지!”
 
진욱은 휴게소 주차장으로 들어갔지만 바로 차를 돌려 다시 고속도로로 올라왔다.
 
그날 어머니가 어디서 어디로 가시던 길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해. 약속이 있었다면 그게 누군지, 무슨 일이었는지 전부.”
 
사고가 난 건 이른 새벽 시간이었어요. 거기다 11월인데도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던 날이었고. 그 시간에 어딜 갔을까요? 진통으로 병원을 갔던 거라면 엄마가 혼자 운전했을 리 없어요.”
 
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편지!!”
 
동시에 소리쳤다. 마트료시카 인형과 함께 소선이 정숙에게 보낸 편지가 있었다. 정숙은 사고 소식을 뉴스로 본 며칠 후, 죽은 애가 무슨 소포를 보내? 하고는 소포를 뜯었다고 했다.
 
[: 이경희 / 그림: 도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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